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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근교여행지추천] 오이도트레킹 1. 옛시인의 산책길 / 황새바위길, 생명의 나무 전망대, 오이도빨강등대, 노을의 노래 전망대, 함상전망대

로드그래퍼 2015. 1. 30. 06:41

 

 

[서울근교여행지추천] 오이도트레킹 1.  옛시인의 산책길

 황새바위길, 생명의 나무 전망대, 오이도빨강등대, 노을의 노래 전망대, 함상전망대


섬의 모양이 까마귀(島)의 귀(耳)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오이도. 그런데 오이도는 수도권 전철 4호선의 종점 이름이기도 하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도 닿을 수 있는 곳이니 분명 섬이 아닐진데 섬이라 불린다. 원래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섬이었던 오이도가 섬 아닌 섬이 된 사연은 19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식민지치하였던 당시, 일제가 염전을 만들기 위해 안산시간 제방을 쌓은 뒤부터 육지와 하나가 되었다는 것. 어찌됐든 그 덕분에 오이도는 여타의 섬에서처럼 차가 막혀 고생할 일도,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수고로움을 겪을 필요가 없는 섬 아닌 섬이 되었다.

 

신림역에서 출발 사당역을 거쳐 오이도역에 내려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오이도 종합어시장이라 하는 곳에 도착했다. 시화공단과 길 하나를 두고 마주하고 있는 오이도에 도착하면 바닷가를 따라 조성된 해안도로로 이어진다.

 

오이도 해안산책로의 첫 인상이라 할 수 있는 황새바위길은 개펄 생태관찰을 위해 개펄에 놓여진 밀물과 썰물의 차이에 따라 상하로 움직이는 부잔교(浮棧橋)를 말하는데 사진 중앙부에 작게 보이는 바위가 황새를 닮았다 해서 황새바위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연인들의 인증샷을 위해 설치된 조형물에는 ‘사랑을 고백하는 바다’라는 낭만 가득한 글귀가 적혀있다.

 

 

 

 

 

 

이제는 너무나 흔해져 버린 사랑의 자물쇠 조형물에는 빼곡히 채운 사랑의 맹세들로 가득하다. 사랑이 삶의 등대가 되지 못하는 시대에 사랑 타령들은 왜 이리도 흔한지.

 

 

 

 

 

 

황새바위길의 갯벌탐방로(길이200m, 폭3m)는 썰물 때는 갯벌생물을 관찰할 수 있고, 밀물 때는 바다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특색있는 바다 산책로로 탐방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황새바위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해안 낙조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멀리 인천 송도 신도시의 모습도 한눈에 들어온다.

 

 

 

 

 

 

 

방파제 제방 위로 조성된 길의 운치있는 이름은 ‘옛시인의 산책길’이다. 이토록 멋스런 이름을 가진 ‘옛시인의 산책길’는 황새바위길, 생명의 나무 전망대, 빨강등대, 노을의 노래 전망대 그리고 함상전망대를 품고 있다.

 

 

 

 

 

 

‘옛시인의 산책길’에는 그 이름에 걸맞게 일정 거리를 두고 윤동주, 김소월 등 누구나 알만한 시인들의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친숙한 시가 적힌 시비가 도열해 있다.

 

 

 

 

 

 

신석기 시대부터 유유히 흘러 쌓아 온 우이도의 기억과 우리네 삶의 흔적과 유구한 역사의 흐름이 갯벌 매립으로 인해 급격해 변화하고 있는 작금에 옛 오이도가 가진 역사와 생명, 사람들의 흔적을 ‘되살림’하고 후대에 길이 알리기 위해 조성되었다는 생명의 나무 전망대는 밤에 조명이 들어오면 더욱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한다.

 

 

 

 

 

 

오이도의 랜드마크로 혜성처럼 등장한 빨간 등대는 뱃길을 비추는 대신 ‘저녁노을 전망대’ 란 이름으로 오이도의 장엄한 일몰 풍경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데 일반 건물의 6~7층 높이에 원형으로 설계되어 있다. 이곳에 오르면 시내 풍경은 물론 서해의 일몰, 시화방조제와 저 멀리 인천 송도 신도시의 위용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빨강등대 전망대에 올라갔다. 전망이 시원하다. 왼편으로 바다 건너 높은 빌딩들이 쑥쑥 올라간 곳은 인천의 송도 신시가지다.

 

 

 

 

 

 

발 아래 포구는 아직은 조용한 모습이다.

 

 

 

 

 

 

 오이도 
                                        임영조

 

마음속 성지는 변방에 있다
오늘같이 싸락눈 내리는 날은
싸락싸락 걸어서 유배 가고 싶은 곳

 

외투 깃 세우고 주머니에 손 넣고
건달처럼 어슬렁 잠입하고 싶은 곳
이미 낡아 색 바랜 시집 같은 섬

 

―오이도행 열차가 도착합니다
나는 아직도 그 섬에 가본 적 없다
이마에 '오이도'라고 쓴 전철을
날마다 도중에 타고 내릴 뿐이다

 

끝내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고
가슴속에 묻어둔 여자 같은 오이도
문득 가보고 싶다, 그 섬에 가면
아직도 귀 밝은 까마귀 일가가 살고
내내 기다려준 임자를 만날 것 같다

 

배밭 지나 선창 가 포장마차엔
곱게 늙은 주모가 간데라 불빛 쓰고
푸지게 썰어주는 파도 소리 한 접시
소주 몇 잔 곁들여 취하고 싶다

 

삼십여 년 전 서너 번 뵙고 타계한
지금은 기억도 먼 나의 처조부
오이도(吳利道) 옹도 만날 것 같은 오이도
내 마음 자주 뻗는 외진 성지를
오늘도 나는 가지 않는다, 다만
갯벌에는 나문재 갈대꽃 피고 지고
토박이 까치 무당새 누렁이 염소랑
나와 한 하늘 아래 안녕하기를. 

 

 

 

‘오이도’ 라는 시에서 시인 임영조는 오이도를 ‘늙은 주모가 칸데라 불빛 쓰고/ 푸지게 썰어주는 파도 소리 한 접시 /소주 몇 잔 곁들여 취하고 싶은’ 그리고 ‘끝내 사랑을 고백하지 못 하고/ 가슴속에 묻어둔 여자 같은’ 곳이라 노래했다

 

포구로 나가면 길게 늘어선 포장마차마다 그야말로 ‘곱게 늙은 주모가 간데라 불빛 쓰고 / 푸지게 썰어주는 파도 소리 한 접시’며, 즉석에서 회를 뜨는 아낙의 빠른 손놀림, 숯불에 장어를 굽는 하얀 연기가 해안 풍경을 맛있게 만든다. 드럼통에 불을 지펴 놓고 산더미처럼 쌓아 놓은 석화를 굽는 풍경도 쉬 볼 수 있다.

 

 

 

 

 

 

 

석화 굽는 향기 가득한 포구에는 한 마리에 1만원에서 2만원 정도하는 자연산 간재미가 제철을 만나 넘쳐났다. 

 

 

 

 

 

그날 잡아온 간재미의 맛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수족관에서 오랜 세월동안 세상구경을 해왔던 녀석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맛을 뽐냈다.   

 

 

 

 

 

 

 

오이도 개펄과 바다에 비춰지는 노을과 낙조의 아리아를 감상할 수 있는 ‘노을의 노래 전망대’ 

 

 

 

 

 

낙조가 시작될 무렵이면 포구풍경은 온통 노을에 물든다. 바다를 바라보는 여행자의 마음속에는 어떤 감성의 아리아가 울리고 있을까! 

 

 

 

 

 

서해바다에서 해상치안, 해난구호 활동을 담당하다 은퇴한 해양경찰의 경비함이 이제는 오이도 함상전망대라는 이름으로 도시민들에게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반인의 출입이 가능한데, 하절기(6월~9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개방한다하니 시간이 맞는다면 이곳에서 해넘이를 감상하면 또 다른 감흥을 느낄 수 있을듯하다.
 

 

 

 

 오이도 더 둘러볼 관광지
▒ 오이도 유적: 서해안 지역이 대표적 유적으로 신석기 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 이어지는 주거지이며 집자리 온돌유구, 토기편, 서기, 어망추 등이 출토되어 우리나라 해안지역 주민의 생활상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더욱이 조선초기에는 군사상 중요시되던 곳이어서 봉화대가 설치되었으며, 조개무지에 올라앉은 섬이라고 지칭될 만큼 섬 전체가 패총지대이다.

 

▒ 똥섬(덕섬): 오이도입구 삼거리에서 내려 황새바위길에 이르기 전에 오른쪽으로 가면 똥섬이다. 마치 모양이 사람의 변을 닮았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작은 섬 똥섬은 개인소유의 섬이다. 이 섬 바다를 향하는 쪽 뒷편에는 오이도에서 망둥이가 가장 많이 잡히기로 이름난 곳이고 갯벌에서는 맛조개가 많이 잡힌다.

 
오이도 가는 방법
1) 자가용 이용: 영동고속도로 - 월곶IC - 시화공단방향 - 옥구고가도로 - 오이도
2) 대중교통 이용: 지하철 4호선 서울역 ~ 오이도역 하차 /  버스 - 오이도역- 오이도종합어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