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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맛집] 정가네 막국수 - 주문을 해야 반죽이 시작된다.

로드그래퍼 2010. 9. 2. 05:30

 

오늘 소개할 곳은 강원도 정선으로 가는 길에 우연히 들른 막국수집입니다. 원래는 정선에 가서 특허를 받은 추어탕과 향어백숙 그리고 막국수를 먹을 계획이었으나 휴가철 막바지의 주말이고 비까지 내리는지라 길이 심하게 막혔습니다. 그러던 중 우리에게 전해진 비보... 향어백숙집이 망했다고 하네요. 장사는 잘 되었으나 카지노에 가서 도박을 하다가 장사 잘되는 가게를 말아먹었다고 합니다. 여러분~ 도박하지 맙시다.

 

힘이 쪽 빠집니다. 향어백숙... 한번도 못먹어보았는데... 과연 어떤 맛이었을까 너무나 궁금합니다. 이제 우리의 계획에 남아있는 것은 특허받은 추어탕과 막국수... 무슨 여행이 이래~ 여정에 대한 아무 계획없이 그저 먹을 생각뿐입니다. 그렇습니다...!!! 제 주변 사람들 모두 저랑 비슷합니다...ㅋ 

 

막국수는 봉평에 가서 먹을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길이 막히면서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습니다. 계획과는 달리 가까운 곳에서 허기만 달래고 가자는 의견이 나옵니다. 동행한 사람의 흡연을 위해 잠시 차를 세웠는데 옆에 막국수집이 보입니다. 그냥 시골에서 볼수있는 아주 평범한 식당입니다. 음식의 맛에 대한 약간의 불안감이 없는것은 아니었지만 생각할 여지가 없습니다. 우리 일행은 너무나 배가 고팠거든요. 대충 한끼 때우자는 심정으로 들어갑니다. 저와 제 일행이 한끼를 때운다는 심정으로 식당에 들어가는 경우가 흔한것은 아닙니다.

 

 

 

 

 

 

주방쪽을 보니 면뽑는 기계가 보이네요. 설마 저런 기계를 가져다 놓고 이상한 면을 뽑지는 않으리란 생각에 약간은 마음이 놓입니다. 어쩌면 제 입이 예상치 못했던 호사를 누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식사시간이 아니라서 식당안에는 우리 일행 뿐이었습니다. 그냥 심심해서 흑백으로 찍어서 옛날 분위기를 내보려고 했는데... 봐줄만 한가요? 몇장 더 찍어볼걸... 달랑 한장만 찍어서... 흑백사진이 가장 어려운듯 합니다.

 

 

 

 

 

 

김치는 맛이 잘 들었습니다.  

 

 

 

 

 

 

 

 

식사는 막국수로 통일... 주문하니까 사장님이 메밀가루를 꺼내시더니 반죽을 시작하네요. 

 

 

 

 

 

 

손으로 대충 치댄 다음에 기계를 이용해서 반죽을 하시네요. 이런 기계를 사용하는 경우, 기계에 찌꺼기가 묻어 있는등 청결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반죽기계의 관리상태는 아주 좋았습니다. 

 

 

 

 

 

 

반죽을 거쳐 면을 뽑는데는 시간이 좀 걸립니다. 면뽑는 기계의 물이 끓기를 기다리다가 반죽을 넣어서 면을 뽑아냅니다. 

 

 

 

 

 

 

 

나왔습니다. 막국수~~^^ 

 

 

 

 

 

 

아무짓도 하지않고 육수를 마셔봅니다. 시원~~~~합니다. 고기육수도 동치미육수도 아닙니다. 양파의 시원함과 단맛이 입안에 은은하게 번집니다. 양파, 무우 등이 들어간 야채육수로 추정됩니다.

 

 

 

 

 

 

꾸미로는 통깨, 김가루, 오이채, 계란을 얹었는데, 계란은 집에서 삶은 계란과 목욕탕에서 판매하는 계란의 중간정도의 상태입니다.

 

 

 

 

 

 

까실까실하고 툭툭 끊어지는 그리고 입안 가득히 메밀향이 은은히 번져가는 메밀면발은 아름답다는 표현을 써야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이 맛은 단순히 메밀함량만 높아서 나온것이 아니라, 반죽하는 시간과 삶아내는 기술이 조화를 이루어낸 결과라 생각됩니다.

 

 

 

 

 

 

Pound for Pound 

"Pound for Pound"란 그대로 해석하면 "같은 비율로"라는 의미인데, 체급별로 싸우는 격투기에서 많이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체급경기에서는 아래체급선수가 윗체급 선수를 이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렵습니다.

 

그냥 싸운다면 체중이 많이 나가는 헤비급선수가 가벼운 라이트급선수를 무조건 이기겠지만, 그들의 체중이 같다고 가정하고 누가 가장 강할것인가를 측정해서 순위를 정하는것을 Pound for Pound Ranking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주로 프로복싱에서 쓰여지던 표현인데 요즘은 종합격투기에서도 사용되더라구요.

 

올해 8월에 Serdog에서 발표한 Pound for Pound Ranking을 보면

1위 앤더슨 실바. UFC 미들금 챔피언

2위 조르즈 생피에르. UFC 웰터급 챔피언

3위 호세 알도. WEC 밴텀급 챔피언

4위 프랭키 에디가. UFC 라이트급 챔피언

 

이런 순서로 순위가 발표되었습니다. 그냥 싸우면 당연히 헤비급선수들이 위에 언급된 선수들을 이길 가능성이 높겠지만 같은 체중이라고 가정한 랭킹에서는 10위안에 든 헤비급 선수가 단 한명도 없습니다.

 

 

 

이미 눈치를 채신분도 계실테고, 막국수 먹다말고 왠 "Pound for Pound"타령이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제가 "Pound for Pound"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바로 이집의 면발이 "Pound for Pound" 최강이었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였습니다. 막국수, 평양냉면, 함흥냉면, 우동면, 중화면, 쫄면 할 것 없이 지금까지 제가 먹어본 면발중 최고였습니다. 눈으로만 보아도 그 맛이 느껴지시지 않으신지요.

 

 

 

 

 

 

아름답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면발에 비해 조금 쳐지기는 했지만 육수도 꽤 좋았습니다. 육수를 약간만 더 보완하면 막국수의 명가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막국수 한그릇 먹고 조금 쉬었다가 뽕콩국수하고 꿩만두도 먹어보고 싶네요...^^ 

 

 

 

얼마 지나지 않아 최고의 면을 발견했다고 또 호들갑을 떨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는 제가 먹어본 면발중 최고의 면발이었습니다. 강원도의 숨은 막국수 명가를 찾아서 조만간 또 여행을 떠나려 합니다. 

 

 

 

 

정가네 메밀 막국수

주소: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 4리

전화: (033) 336-6562

 

 

 

 

 

2010. 9. 2. 포토베스트로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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