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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한우 - 소 잡던 날 찾아간 정육식당

로드그래퍼 2010. 8. 23. 05:30

 

소고기등급제 

"한우 1등급 고기만 사용합니다." 이 말만 들으면 아주 좋은 고기만 사용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우 등급제를 잘 모르면 상인들의 말 장난에 걸려들기 십상입니다. 1995년 도입된 한우 등급제는 처음 4단계였지만 2004년 '1++ 등급'이 추가되면서, 1++에서 1+, 1, 2, 3, 총 5단계 등급으로 구성됐기 때문입니다. '1등급'은 총 5등 중에서 3등 하는 고기인 셈입니다. 그냥 1, 2, 3, 4, 5등급하면 될것을 이렇게 한것은 일종의 상술이란 생각입니다.

 

고기 맛과 관련된 '육질등급'은 어떻게 평가할까요. 근육 내의 지방도(marbling), 고기색깔, 고기의 성숙도에 따라 분류합니다. 웬만한 쇠고기 팬이라면 알 수 있는, 지방이 살 속에 꽃처럼 번져 들어간 '마블링'이 잘 된 고기가 역시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습니다. 1++를 받았다고 해서 모든 부위가 다 '환상적인 마블링'이 돼 있는 쇠고기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쇠고기 등급은 등심을 기준으로 해서 매기기 때문이죠. 도축한 후 등심을 잘라내 등급을 평가합니다. 여기서 1++ 등급을 받았다면 다리 살, 엉덩이 살까지 모두 1++등급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기 맛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 부위까지 비싼 값을 주고 높은 등급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소고기의 종류
시중에 유통되는 쇠고기의 종류는 크게 여섯 가지입니다. 한우 암소 고기, 한우 거세우 고기, 한우 숫소 고기, 육우 고기, 젖소 고기, 수입 고기로 구분됩니다. 꼭 기억해둬야 할 것은 한우 거세우와 육우. ‘한우’는 우리나라에서 낳고 우리나라에서 자란 ‘누렁소’만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한우 고기 중에서 암소 고기가 맛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근육이 가늘고 지방량이 많아서 부드럽고 고소하기 때문입니다.

 

암소는 임금님께 진상되었다고 하는데, 사실 임금님께 진상되었다고 하는 암소와 우리가 먹는 암소는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임금님께 진상되었던 암소는 암소, 숫소할때 그 암소가 아니라 어두울 암(暗)자를 쓰는 암소입니다. 태어날때부터 빛을 못보게 어두운곳에 가두어 키워서 부드러움을 최고에 이르게 했던 소입니다.

 

 

 

소고기의 숙성기간

도축한 지 24시간 후에는 사후강직이 최고도로 높아집니다. 흔히 사후강직은 24시간 이후에 풀어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냉장보관상태의 온도에 따라서 완전히 풀리는데는 3일 정도 걸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회로 먹는 것은 1~3일 숙성된 것이 좋고, 구이용은 산의 분비가 높아지는 7~14일 숙성된 것이 가장 맛이 좋다고 합니다.

 

 

 

밥상한우

우연히 소잡는 날이라는 사실을 알게되고 방문한 한우암소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정육식당입니다. 사장님이 고행인 영월에서 직접 한우암소를 사와서 도축해서 판매한다고 합니다. 대로변에 있지는 않지만 찾아가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길치의 대명사라 할수 있는 릴라는 이곳을 한번에 찾지 못하고 지나쳐버렸습니다. 결국 다시 전화해서 찾아갔습니다. 

 

 

 

 

 

 

한달에 두번정도 소를 잡는다고 합니다. 

 

 

 

 

 

 

아직 해체작업이 끝나지 않았는지 홀에는 턱하니 이렇게 괴기덩어리가 걸려있었습니다. 남의 살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릴라는 흐르는 침을 주체할수가 없었습니다.

 

 

 

 

 

 

 

살치살입니다. 목심에 이어져있는 목심살치살과 양지머리 사이에 위치하고 앞다리살의 아래쪽에 둘러싸인 삼각형 모양의 근육으로 앞다리의 부채뼈와 접하고 있는 부분으로서 3~5번까지 갈비뼈 부분은 살이 두꺼우며 지방도 적당하고 육질이 균일하고 부드럽습니다. 그런데 이 부위를 갈비쪽에 붙여서 자르면 갈비꽃살 또는 생갈비가 됩니다. 그래서 갈비덧살이라고도 불리웁니다. 고기 먹으러 가서 공부 많이 하고 왔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자 기본상이 차려집니다. 대부분의 정육식당이 그런것처럼 일인당 3,000원의 상차림 비용을 받습니다. 김치, 백김치, 깻잎장아찌 모두 정갈하니 맛있었고, 다른 곳과는 다르게 곤드레장아찌와 오가피새순장아찌가 나왔는데 짜지 않게 잘 절여져서 식욕을 돋워주었습니다. 아주 일품이었네요.

 

 

 

 

 

 

숯불이 화력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고기는 숯불에 구워야 제맛이죠...^^ 

 

 

 

 

 

 

취나물처럼 생긴 이 녀석은 곤드레장아찌입니다. 사장님 고향이 영월임을 다시 확인할수 있는 음식이네요. 두번이나 리필해 먹었습니다. 

 

 

 

 

 

 

제 입맛을 사로잡은 오가피새순장아찌입니다. 약간 씁슬한 맛이 납니다. 별도로 사와서 집에서 반찬으로 먹고 싶었던 완소 장아찌입니다.

 

 

 

 

 

 

소잡은 날이니 당연히 육사시미로 시작해야겠죠? 육사시미나 육회로 사용되는 부위는 보통 우둔살이나 설깃인데 이것은 특이하게 치마양지입니다. 양지살은 차돌양지, 치마양지, 치맛살로 구분되는데 그중 치마양지는 채끝살 아래부분에 있는 근육으로서 "복부양지" "뒷양지" "배받이살"이라고도 하는데 마블링과 육즙이 풍부합니다. 

 

 

 

 

 

 

치마양지는 보통 찜이나 구이용으로 많이 쓰이는데 이렇게 사시미로 먹어보긴 처음입니다. 적당히 씹히는 느낌도 좋고 뒷맛이 아주 고소합니다. 앞으로 우둔이나 설깃으로 만든 육사시미나 육회는 성에 안찰듯합니다. 너무 좋은 것을 먹어도 문제가 되는군요.

 

 

 

 

 

 

육회용으로 흔하게 사용되는 설깃머리입니다. 한반도모양을 하고 있다며 보여주시네요.  

 

 

 

 

 

 

된장찌개 나오고... 

 

 

 

 

 

 

뭔가 허전하다 싶었는데...ㅋ 이녀석이 없었군요... 제가 무지하니 좋아하는 녀석입니다. 예전에는 부페식당에 가면 무조건 있었는데 대장균 O157인가 하는 녀석이 문제를 일으키고 난 다음에 이녀석이 부페식당에서 자취를 감춰서 무척이나 아쉽습니다. 전생이 구미호는 아니었을텐데 왜 이리도 생간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네요. 

 

 

 

 

 

 

토시살입니다. 한마리에서 나오는 분량이 아래 사진에 있는 양이 전부입니다. 안심 끝부분에 붙어있는 부위인데 횡경막의 일부로 팔에 끼우는 토시처럼 생겼다는데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어른 주먹만큼밖에 나오지 않는다 해서 주먹시라고도 불리웁니다. 조직이 부드럽고 육즙과 육향이 풍부합니다.

 

 

 

 

 

 

"아무거나 오늘 좋은것으로 주세요"라고 하니까 토시살이 먼저 올라옵니다. 사실 토시살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데 이녀석을 먹어보고 토시살에 대한 제 생각자체가 바뀌었습니다. 이것은... 제 인생 최고의 토시살입니다. 

 

위에서 "구이로 먹을때는 7일~14일 정도 숙성된 것이 좋다"라고 하더니 무슨말이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그것은 등심같은 부위를 먹을때 이야기고 토시살이나 안창살같이 연한 부위는 하루만 지나도 충분히 좋습니다.

 

 

 

 

 

 

일인당 한점씩만 올립니다. 

 

 

 

 

 

 

육즙 올라오면 바로 뒤집어주고... 

 

 

 

 

 

 

 

뭐라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살짝 익힌놈은 부드럽고 육향이 입안 가득히 퍼지고, 조금 더 익힌녀석은 쫄깃함이 또 일품입니다. 그동안 먹었던 토시살이 제 체중만큼은 족히 되리라 생각하는데 이녀석의 만족감을 100이라 했을때 70에 이르는 토시살도 없었다고 자신있게 말할수 있습니다.

 

 

 

 

 

 

토시살 맛있다고 소문났나 봅니다... 스님께서 정육점엔 왠일로... 

 

 

 

 

 

 

너무나 좋았으나 토시살의 아우라에 눌렸던 안창살... 이녀석은 억울합니다. 안창살이 맛있기로 유명한 청담동 ㅂ***의 안창살 보다도 훨씬 좋았으나 이녀석을 먹으며 조금전에 먹었던 토시살이 머리속에서 맴돌았습니다.

 

 

 

 

 

 

안창살은 횡경막의 살로서 토시살과 함께 내장보를 잡고 있는 근육으로서 신발의 안창처럼 생겼다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한우 한마리를 잡으면 약 1kg 정도밖에 안나오는 부위입니다. 토시살이 대략 600그램정도 나온다고 하니 토시살보다는 조금 덜 귀한 부위라고도 할수 있겠네요 (오늘 포스팅이 토시살 예찬으로 변해가는 느낌입니다...ㅋ) 

 

 

 

 

 

 

역시 한점씩 올리고 육즙 올라오면 바로 뒤집어 줍니다. 

 

 

 

 

 

 

이제서야 생각났네요. 이집은 소금만 줍니다. 기름장을 사용하면 소고기 고유의 풍미를 즐기는데 방해가 된다며 기름장 안줍니다. 생각해 보니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문제가 생겼습니다. 저와 부산친구의 흡입속도가 사장님의 작업속도보다 빠릅니다. 훨씬 빠릅니다. 사장님이 지난번 작업한것인데 좋다며 갈빗살을 가져다 주시네요... 살짝 삐집니다... 

 

 

 

 

 

 

마블링이 너무나 휼륭합니다. 한마디로 예술이네요..^^

 

 

 

 

 

 

 

 

고소한 맛이 너무 좋습니다. 이번에 잡은 소가 아니라 지난번에 작업한거 준다고 살짝 삐쳤던 마음이 눈녹듯 사라졌습니다.

 

 

 

 

 

 

곱창 서비스...^^ 

 

 

 

 

 

 

곁간입니다. 요만큼이 한마리에서 나오는 분량입니다. 정말로 오랜만에 곁간 구경했습니다. 차마 서비스로 달라는 말을 못하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 사장님 친구분들이 오셨는데 그분들 주면서 우리테이블로도 가져다 주시더라구요.

 

 

 

 

 

 

그냥 간에 비해서 고소함이 훨씬 더 합니다. 

 

 

 

 

 

 

정신없이 흡입하고 있는데... 옆테이블의 사장님 친구분들이 이것을 못드시겠다고 우리에게 주시네요... 경사났네...♪ 경사났어...♬

 

 

 

 

 

 

가격은 한우치고는 무척 착하다 할수 있습니다.

 

 

 

 

너무나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최근 몇년간 먹었던 한우중에서 가격대비로는 따라올 곳이 없었고, 가격대비를 떠나서 그냥 질만 따진다고 하더라고 세손가락에 꼽을수 있는 훌륭한 맛이었습니다. 나오는 길에 사장님께 제 전화번호 알려드리면서 다음번에 소잡을때 전화 달라고 부탁드리고 나왔습니다. 한달에 두번정도 잡는다고 하시더군요. 앞으로 한달에 두번 정도는 이곳에 가서 앉아 있을듯합니다. 그리고 내일쯤되면 등심이 잘 숙성되어 있을듯해서 가볼까 생각중입니다.

 

 

 

밥상한우

주소: 인천광역시 부평구 부평3동 277-9

전화: (032) 507-9615

 

 

위치이전안내: 위 주소에 표기된 위치에서 대로변으로 15미터 떨어진 곳으로 이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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