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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면옥 - 서울사람과 부산사람의 평양냉면 비교체험기 4.

로드그래퍼 2010. 8. 10. 04:02

[제 블로그의 포스팅중 주황색으로 표시된 글씨는 관련 링크가 있습니다] 

 

평양냉면은 고깃집 냉면과는 전혀 기원이 다른 맛인데다가 우리의 입맛이 너무 맵고짠 음식에 혹사당해 왔기에 처음 몇 번은 낯설수밖에 없습니다. 냉면 맛은 배워지는 맛이 아닙니다. 저절로 알아지는 맛입니다. 이런 평양냉면의 맛을 우리나라에서 거의 가장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며 자라온 친구에게 단시일내에 알려주려고 했던 무모한 도전... 필동면옥에서 시작된 "부산사람과 서울사람의 평양냉면 비교체험기" 마지막편입니다. 그 친구가 다음에 다시 평양냉면을 먹으러 가자고 해서, 또는 제 강요에 의해서 시즌2가 시작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부산친구와의 다음번 이야기는 "서울사람의 밀면 체험기"가 될 듯 합니다. 릴라는 매운맛에 약해서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음식이 그 지역의 대표적 문화라고 생각하기에, 문화체험이란 생각으로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다. 1편부터 3편까지를 아직 읽지 못하신 분들께서는 아래 박스안의 링크를 통해 지난 포스팅을 먼저 읽고, 이글을 읽는 것도 좋을듯합니다.

 

 

 

 

전날 우래옥에서 극적인 입맛의 타협점에 이르렀던 우리는 종로통을 헤매고 있었습니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더운 날씨... 뭔가 시원한 것이 간절합니다. 시원한 것이 간절하다기 보다는 시원한것 중에서도 평양냉면 육수가 간절합니다. 특히 을지면옥이나 필동면옥의 그 슴슴한 육수가...

 

 

나: 덥지?

너: 서울이 부산보다 더 덥다.

나: 배고프다 시원한거 먹으러 갈까?

너: 또 냉면 먹자구? 그래 우래옥 가자... 이 근처지...^^

  

 

드디어 이 친구가 먼저 냉면을 먹자며 웃기까지 합니다. 놀라운 발전입니다...ㅋ 그런데 릴라는 우래옥의 묵직한 육수가 아니라, 을지면옥이나 필동면옥의 슴슴한 육수가 먹고 싶습니다. 그리고 친구가 전날 우래옥의 평양냉면에 만족했기에 이제 슴슴한 을지면옥이나 필동면옥의 육수에도 적응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우래옥만큼 가까운 곳에 을지면옥이 있습니다. 목적지는 을지면옥입니다. 작업이 들어갑니다.

 

 

나: 우리 다양성을 추구해 보는게 어떨까? 우래옥의 냉면은 어제 먹었으니까 다른곳에 가자.

너: 자신있나...

나: (뜨끔) 가보자

 

  

이리하여 부산친구와 릴라는 평양냉면의 또 다른 강자 을지면옥을 향합니다. 을지면옥의 겉모습은 허름합니다. 청계천의 공구상가 사이에 비좁은 입구가 끼여 있어서 눈 부릅뜨고 찾아도 그냥 지나치기 십상입니다. 요즘 보기 드문 '다방'도 들어있는 건물 뒤편에 숨어 있습니다. 

 

 

 

 

 

 

메밀면 삶은 물, 면수입니다. 면수는 구수한게 소화도 잘되게 해준다고 합니다. 구수한 면수를 담은 컵의 뒤에서 후광이 납니다. 면수계의 장동건이라 할수 있겠네요...^^ 

 

 

 

 

 

 

부산친구... 면수를 한모금 마시더니 얼굴이 어두워집니다. 냉수를 가져다 달라고 합니다. 면수는 먹을수 없는 것이라 말하면서...  부산친구와 저 사이의 입맛의 괴리현상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을지면옥의 육수와 너무나 어울리는 김치입니다. 전혀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최강수육입니다. 먼저 필동면옥의 수육을 소개하면서 을지면옥의 수육과 양강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었는데, 입맛에 개인차가 있기는 하겠지만, 제 입맛에는 을지면옥이 최강입니다. 탄력이 좋으면서도 야들야들한게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이집의 편육을 최강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필동면옥과 마찬가지로 차가운 상태로 서빙됩니다. 입에 착착 달라붙는 쫀득쫀득하면서고 고소한 맛이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부산친구도 좋다고 하네요... 면수를 마시고나서 눈에서 레이저광선을 쏘던 친구의 눈이 순정만화에서 남자 주인공을 바라보는 여주인공의 눈빛으로 면했습니다. 면수에서 생겼던 입맛의 괴리현상이 봉합되는 순간입니다.

 

 

 

 

 

 

냉면이 나왔습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한그릇 냉면육수를 마시기 위해 릴라는 대낮부터 그렇게 친구에게 졸랐나 보다. ← 미당 서정주 시인의 국화옆에서 패러디인데 아무래도 실패한것 같습니다.

 

 

 

 

 

 

릴라는 평양냉면을 먹을때 육수에 아무짓도 하지 않습니다. 식초도 겨자도 넣지 않습니다. 아무짓도 하지 않은 육수를 쭈~~~~욱 들이킵니다. 슴슴한 맛이 너무나 좋습니다.  익숙지 않은 분들은 이걸 무슨 맛으로 먹느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그 슴슴한 국물 들이켜다 보면 어느덧 묵직한 깊은 맛이 느껴집니다. 냉면의 맛이란 게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고 빠져들게 됩니다.

 

을지면옥의 육수의 맛은 필동면옥의 육수맛과 거의 구별이 안됩니다. 그 이유를 먼저 말하자면 두집의 사장님들이 자매지간입니다. 의정부에서 명성을 쌓아온 평양면옥의 여동생들이 서울에 낸 가게로 필동은 언니가 을지는 동생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굳이 차이를 논하자면 필동면옥에 비해 을지면옥의 육수가 참기름의 비율이 조금 낮고 청양고추를 넣지 않아서 매콤한 맛이 덜합니다. 하지만 간은 필동면옥에 비해서 조금 강한 편입니다. 제 입맛에는 이집의 육수가 필동면옥에 조금 밀리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제 입장이고 개인적 취향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리겠지요.

 

 

 

 

 

 

네~ 개인적 취향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렸습니다. 갈려도 너무나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부산친구... 젓가락 놓았습니다. 이곳보다 매운맛이 강한(?) 필동면옥의 육수도 맹물이라고 표현했던 친구가 더 밍밍한 이곳의 육수를 먹었으니... 눈에서 강한 레이저광선을 뿜어내며 한마디 합니다.

 

니~ 나 물먹이나?

니~ 나 물먹이나?

니~ 나 물먹이나?

니~ 나 물먹이나?

 

제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을지면옥의 슴슴한 육수가 부산친구에게는 단지 맹물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우래옥에서, 그리고 잠시전에 편육을 먹으며 봉합되었던 입맛의 괴리감이 갑자기 몇배 커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면발은 필동면옥과 거의 같다고 보면 됩니다. 혹자는 필동면옥은 면발의 상태가 오락가락하지만 을지면옥은 일정하다고도 하네요. 하지만 제가 느끼는 바는 거의 같다는 것입니다. 

 

 

 

 

 

 

 

단 한방울도 남길수 없는 맛...^^ 하지만 부산친구에게는 다시는 먹고 싶지 않은 맛이었습니다...ㅡㅜ

 

 

 

 

 

 

차림표... 필동면옥과 같은 가격이네요 

 

 

을지면옥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입정동 161번지

전화: (02) 2266-7052

휴무: 1, 3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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