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당산책/내가 본 제주도

[제주도여행] 엉또폭포에서 발견한 마이콜 바위

로드그래퍼 2010. 4. 17. 06:30

 

 

제주여행 이틀째 되는 날은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하지만 여행을 왔는데 비가 온다고 실내에 머물수는 없겠죠. 오랜만에 용두암도 구경하고, 거북이 등대도 구경하고, 두모악에 가서 김영갑선생님의 사진도 감상하고, 비자림로에서 비를 쫄딱 맞으며 사진도 찍으며 비와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숙소로 돌아왔는데 밤새 비가 내리더군요. 아침에 눈을 떴더니 엉또폭포에 가자고 하십니다. 엉또폭포? 이름이 뭐 이래...

 

엉또폭포는 평소에는 볼수 없다가 비가 많이 오면 나타나는 폭포랍니다. 높이가 50m에 이르고 주변의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루는데 평소에는 물이 없다가 산간지방에 70mm이상의 비가 오면 웅장한 자태를 보여준다고 하네요. 약간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어제 온 비가 아무래도 70mm에는 미치지 못할것 같았기 때문이죠.

 

 

 

 

 

 

기대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며 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비는 아직도 조금씩 내립니다. 폭우가 쏟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비를 바래보기는 처음이네요. 과연 엉또폭포를 볼수 있을까요?

 

 

 

 

 

 

수목이 울창합니다. 

 

 

 

 

 

 

 

벗꽃도 피었구요...^^ 

 

 

 

 

 

 

귤밭입니다. 정보에 의하면 이렇게 계단식밭에서 재배된 귤이 가장 맛있다고 하더라구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선택받은 사람만 볼수 있다는 제주도의 숨은 비경 엉또폭포를 향해서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는데... 

 

 

 

 

 

 

선택된 폭포가 있어야 할 자리에 물이 쏟아지지 않습니다. 어제 그렇게 많은 비가 왔는데 이게 무슨일일까요? 그 이유는 제주도의 지리적 특성때문입니다. 제주도의 하천은 대부분 건천(乾川)입니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제주도는 화산지형이라서 강물이 지하로 복류합니다. 사막에서 비가 내릴때만 잠시 나타나는 와디(wadi)와는 다른형태의 건천이죠. 산간지방에 쏟아진 비는 모두 복류해 버린것입니다. 복류한 빗물은 해안지대의 용천대(湧泉帶)에서 솓아나겠죠. 이런 이유로 예전에 제주도에는 해안가의 용천대를 따라서 열촌이 발달했었다고 합니다.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도 잠시... 물없는 엉또폭포의 아름다운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멋진 풍경을 감상하면서 길을 따라서 올라가는데... 어라... 어디선가 많이 본 친숙한 모습이네요...^^ 

 

 

 

 

 

 

제눈에는 영락없이 아기공룡 둘리에 나왔던 마이콜이네요. 둘리와 희동이를 괴롭히던 마이콜... 선글래스를 쓴 모습에 곰슬머리까지 비슷하네요. 닯지 않았나요? 

 

 

 

 

 

 

 

 

마이콜을 닮고 닮지 않고를 떠나서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폭포수가 쏟아졌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만약 그랬다면 마이콜을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엉또폭포에서 [엉]은 작은 굴을 의미하고 [도]는 입구를 의미하는 제주어라고 합니다. 당연히 작은 굴이 있어야겠죠. 어이없게도 이 멋진 폭포의 이름이 이 작은굴의 입구라는 의미였네요...ㅋ 

 

 

 

 

 

 

굴은 무척 어두웠지만 깊지는 않습니다. 끝가지 들어갔더니 왼쪽 벽에 뭔가가 보이네요. 

 

 

 

 

 

 

박쥐입니다. 이녀석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솔직히 조금 무서웠습니다. 언제부턴가 [박쥐 = Vampire]라는 생각이 제 생각을 지배하고 있어서요. 사실 우리나라에는 흡혈박쥐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동굴끝에서 본 입구의 모습입니다. 약 15미터정도의 거리였던것 같습니다. 제 배낭에 있던 랜턴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랜턴이 없었다면 어두워서 들어가지 못했을듯합니다. 

 

 

 

 

 

 

 

동굴밖으로 나왔더니 이 절경을 보다 자세히 보고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그래서 지난번 제주여행에서 쇠소깍 에서 그랬던 것처럼 계곡 아래로 내려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덩쿨을 잡고 조심조심 내려갑니다.

 

 

 

 

 

 

바닥에는 이렇게 낙엽이 쌓여있는데 조심해야 합니다. 낙엽아래가 비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땅인줄 알고 밟았다가 허벅지까지 푹 빠지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고, 몸을 지탱하려고 잡았던 나뭇가지가 썩은 나뭇가지라서 힘없이 부러져서 넘어질뻔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동물적 감각으로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혹시라도 이곳에 가시려고 하는 분들께서는 계곡아래로 내려가지 마세요. 저도 다시 가면 내려가지 않을것 같습니다.

 

 

 

 

 

 

바위도 이끼가 껴서 미끈미끈합니다. 등산화를 신고 갔으니 망정이지 일반 운동화를 신고 갔다면 몇번 넘어졌을겁니다. 힘들게 힘들게 아래로 내려갑니다.

 

 

 

 

 

 

 

드디어 보이네요. 폭포수는 떨어지지 않지만 폭포에 자연의 빛을 간직한 물이 고여있습니다. 

 

 

 

 

 

 

 

폭포를 둘러쌓고 있는 기암절벽의 모습도 색도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물에 빠져서 한참동안 고생하다가 탈출한 멍멍이...  

 

 

 

 

 

 

 

장엄합니다... 웅장합니다... 엉또폭포는 폭포수가 떨어지지 않아도 아름답습니다. 

 

 

 

 

 

제주 서귀포 엉또폭포에서

24. Mar.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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