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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가족여행지 – 평화와 안정을 원하는 국민들의 염원이 담긴 DMZ박물관, 통일전망대

로드그래퍼 2015. 8. 3. 06:30

 

 

동해안가족여행지 – 평화와 안정을 원하는 국민들의 염원이 담긴 DMZ박물관, 통일전망대

 

대진항에서 돌솥밥으로 가볍게 식사를 하고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를 향해 출발했다. 대진항에는 어촌계 회원들이 운영하는 음식점들이 모여 있는데 어딜 가도 만족할만한 수준의 음식을 제공해 고성에 갈 때마다 들른다.

 

통일전망대는 출입신고소에서 북쪽으로 약 11km 위, 민간인 통제선 안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출입신고를 해야 한다. 우선 1, 2번 창구로 가서 통일전망대 출입 신청서를 받는다. 이 때 입장료와 주차비를 함께 내면 되고, 신청서는 인원에 상관없이 한 장만 받아서 대표자 인적사항을 적고 하단에 동승자 이름과 나이를 기록하면 된다. 통일전망대 입장료는 성인 3천원, 경로와 학생은 1,500원.

 

 

 

 

 

 

출입신고소에서 잠시 차로 달리니 민통선 입구가 나타난다. 여기 차를 세우고 민통선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절차를 밟는데, 초병이 승차해서 인원을 확인하며 검문을 한다. 블랙박스는 꺼야한다. 군사지역이라 동영상으로 디테일하게 촬영하는 것을 금지되고 있다.

 

 

 

 

 

 

출입신고소에서 4km 전방에 있는 제진검문소를 거쳐 DMZ박물관에 도착했다. 통일전망대와 1km거리에 위치한 DMZ박물관은 고고, 역사, 전쟁 관련 8,300여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금강산 가는 길목, 동해안 최북단에 있는 박물관이자 민통선내 유일한 박물관이다. 박물관은 비무장지대DMZ의 역사와 생태적 가치가 있는 자원들을 기록·전시·보존하고 있다.

 

DMZ(Dmilitarized Zone, 비무장지대)은 군대주둔, 무기 배치, 군사시설 설치가 모두 금지된 지역을 의미하는데 우리나라 DMZ는 1953년 7월 27일 판문점 정전협정 체결 후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 각각 2km(폭 4km)씩, 서해안 임진강 하구에서 동해안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248km지역에 설정되었다.

 

 

 

 

 

 

박물관 건물 맞은편에 2004년 6월 남북장성급회담 합의에 따라 철거된 대북심리전 확성기 및 문자전광판이 설치되어있다. 실제 작동한다고 한다. 하지만 소리가 너무 멀리까지 가 주민들에게 민폐가 되기에 시험 방송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박물관 안에는 군번줄 만들기, 티셔츠 만들기, 머그컵 만들기, 에코가방 만들기, 천연비누 만들기 등 여러 가지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우리 일행은 그중 가장 박물관의 의미에 부합한다 할 수 있는 군번줄 만들기를 체험했다. 숫자와 알파벳 활자를 이용하여 한 글자 씩 망치로 두들겨 직접 새기는 체험인데 살짝 때리면 글씨가 잘 안보이고 너무 강하게 때리면 구멍이 나기도 하니 섬세한 망치질을 요구한다.

 

사진 속 섬섬옥수로 군번줄 만들기 체험을 하던 동료는 ‘군번줄에 인식표가 왜 두 개냐?’는 질문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여친 주라고’라고 말해 주변에 웃음을 주었다.

 

 

 

 

 

 

 

철원에 있는 노동당사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노동당사는 1946년 초 공산치하에서 지역 주민들의 노력동원과 모금으로 지은 러시아식 건물인데 ‘서태지와 아이들’의 ‘발해를 꿈꾸며’ 뮤직비디오 촬영장소로 유명세를 탄 곳이기도 하다.

 

 

 

 

 

 

철원 승일교의 모습도 재현되어 있다.
등록문화재 제26호 철원 승일교(높이 35m, 길이120m, 폭 8m)는 1948년 8월부터 공산당 치하에서 철원 및 김화지역 주민들이 노력공작대라는 명목하에 총동원되어 6·25 동란으로 중단될 때까지 다리의 북쪽 부분만 시공되었다가 1958년 우리정부에 의해 완공되었다.  아치의 크기 등 교각의 구조체가 외관상으로 구별될 정도로 다리의 중심부에서 남북으로 각각 다르게 시공되어있으며, 남북분단과 전쟁의 독특한 상황으로 인해 만들어진 역사적 사실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형태를 갖춘 조형미가 돋보이는 교량이다.


-문화재청-

 

하지만 승일교 현지 안내판에는 문화재청 설명과는 다른 이야기가 적혀있다.

이 교량은 일제강점기 철원농업전문학교 토목과 과장이며 구주공전 출신으로 진남포 제련소의 굴뚝을 설계했다는 김명여 교사가 설계하여 시공된 것을 전해지고 있다. 북한정권하인 1948년 8월에 장흥리 쪽으로부터 공사를 시작하여 다리의 절반 정도를 추진한 상태에서 6.25사변으로 중단되었으나 수복 이후 우리 정부에서는 약간 다른 특색의 공법으로 나머지 구간 공사를 마무리하고 1958년 12월 3일 준공하면서 "승일교"라 명명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1952년 미79공병대대 중위로 한국에 복무했던 제임스 N. 패터슨씨가 일기 형식을 기록한 자료에 의하면 일본인에 의해 공사가 시작되어 다리의 양쪽 입구 15미터 2경간과 50미터 1경간만을 완료하고 50미터 1경간을 남겨둔 채 중단되었으며, 미 79공병대대가 1952년 4월 3일 상부로부터 아취 다리를 건설하라는 명령을 받고 1952년 4월 16일 공사를 시작하여 1952년 8월 15일 완공하였다고 한다. 1999년 8월 11일 바로 옆에 한탄대교를 개설하면서 차량 통행이 금지되었고, 2002년 5월 27일 등록문화재 제26호로 지정되었다.


-승일교 현지 안내판 전문-

 

위 두 설명에 의하면, 승일교에 관한 두 가지 유래가 전해 내려오는 셈이다. '승일교' 이름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하나, '남-북 합작(?) 교량'으로 이승만의 承, 김일성의 日을 따서 승일교라 지었다는 설.  둘, 1952년 전시에 완공되면서 김일성을 이기자라는 뜻의 勝日로 붙였다는 설. 그러나 정설로 알려진 것은 다음 세 번째다. 한국전쟁 당시 연대장 직책으로 전사(또는 중공군의 포로가 됐다가 귀환하지 못했다는 얘기도 있다)한 박승일(朴昇日) 대령의 이름을 땄다는 설. 承日 - 勝日 - 昇日.. 다리 건설의 유래, 다리 명명의 유래... 모든 것이 불명확한 신비의 다리다.

 

 

 

 

 

 

박물관 안에 방대한 규모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육영수여사 시해사건’의 사진이었다. 국가적 비극임에는 틀림이 없는 사건이었다. 그런데 이 사건에는 의혹이 많다.

 

비표도 없이 식장에 들어가서 시해를 자행한 문세광이 체포되고 머리에 총 맞은 육영수가 들려나가자 범행의 모든 시나리오를 꿰뚫고 있는 듯 '단독 범행'으로 단정해 '공범'에 대한 경계가 전혀 없이 박정희는 중단된 연설을 태연히 마무리하고 육영수 유품을 챙겨 관객들에 인사하며 식장을 빠져나간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그 당시 박정희는 '정적 김대중 납치사건'으로 일본에 외교적으로 궁지에 몰려 있었고 재일교포들의 '반박정희' 시위가 격렬했다. 문세광의 육영수 저격사건으로 일거에 수세에 있던 일본과의 외교입장은 물론 국내도 유신반대시위가 반일시위로 급반전했다.

 

이번 여행의 성격을 안보여행이라고 지정할 수도 있을듯하다. 남북이 분단된 국가에서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국가안보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이 있으랴! 하지만 정치인들은 여당이건 야당이건 국가안보보다는 정권안보와 공천안보에 더 관심이 많은 듯해서 씁쓸하다. 국민은 지도자를 원하는데 그들은 스스로 권력자가 되고 있다.

 

 

 

 

 

 

미군포로가 고향으로 보낸 편지

 

 

 

 

 

 

 


우리국민에게 DMZ는 큰 아픔이지만, '60여 년간 사람의 영향 없이 자연 그대로 보전된 생태계의 보고'가 되어 자연 생태계에게는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소망나무라 불러야 할까? 많은 사람들의 많은 소망 나뭇잎이 무성하게 매달려 있지만 그 내용은 대부분 ‘우리 가족 화목’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었다. 여행자의 소원도 그들과 다르지 않았다.

 

 

 

 

 

DMZ박물관 3층에는 뮤지엄샵이 있어 박물관 뒷편에 풍광인 바다도 볼 수 있고 시원한 음료와 커피를 마실 수 있으며 다양한 기념품들도 준비되어 있다. 

 

 

 

 

 

 

마음속에 가곡 ‘비목’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분단의 상징이자 슬픔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DMZ박물관 카페에서 내려다 본 경치는 눈부시게 아름다워 슬프고 아이러니하다.

 

 

 

 

 

 

박물관 뒷편으로 내려오니 여행자를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이 태극문양 바람개비다.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를 수 있어야가 아닌 이런 상황, 이런 장소에서 태극기를 바라보았을 때, 가슴속 깊이 끓어오르는 것이 있다면 애국자가 아닐까?

 

 

 

 

 

 

이 철책은 1960년대 부터 2009년까지 동부전선 남방한계선으로 실제 사용되었던 구형 철책으로 2010년 신형 철책으로 교체되면서 철거된 것을 이전 전시하고 있다. 이곳으로 옮겨져 설치된 이중철책 250m는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철책의 약1/1000에 해당한다. 철책 표지판은 군부대에서 새 표지판을 설치해주는 조건으로 낡은 것을 가져왔다 한다.

 

 

 

 

 

 

DMZ박물관에서 10분 정도 차를 달리면 통일전망대에 도착한다. 강원도가 유일한 남과 북이 분단된 광역 자치단체다. 물론 경기도에도 휴전선이 있지만 강원도와 우리가 경기도라 부르는 휴전선 이북 땅을 북한에서는 경기도가 아닌 황해남도 황해북도에 편성해 강원도만이 분단의 땅이 되었고, 실제로 통일전망대가 위치해 있는 고성은 남쪽보다 북쪽이 인구가 더 많다고 한다.

 

 

 

 

 

 

공군 351고지 전투지원작전 기념비가 있다. 351고지는 한국전쟁 때 국군과 인민군이 휴전직전까지 뺏고 뺏기며, 30여 차례의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곳으로, 전쟁기간 동안 출진한 전투기의 25%가 이 전투를 위해 출격했으며 전투 하는 동안 무려 산의 높이가 366m에서 351m로 낮아졌다고 하니 얼마나 처참한 전투였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현재 351고지는 북한에 위치해 있다. 우리 측에서는 대표적인 패전 사례라고 하지만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을까?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림들이 이곳을 찾았다. 날이 맑으면 전망대 망원경으로 금강산 신선대, 옥녀봉 등 금강산을 볼 수 있다한다. 정훈장교가 교육을 시켜주며 ‘저쪽이 신선대고, 저쪽은 옥녀봉이고...’ 설명을 하는데 멀리서 눈으로 보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싶은게, 여행자의 눈에는 그냥 같은 산봉우리로 보일 뿐이었다.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녘 땅이다. 멀리 보이는 저 봉우리가 금강산의 마지막 봉우리인 구선봉이다. 저 구선봉이 있어야 금강산의 1만2천봉이 완성된다.

 

 

 

 

 

 

쌍안경을 통해 멀리 금강산을 바라보고 해금강도 바라보지만 현장에서 직접 바라보는 모습과 비교가 될 리가 없다. 통일에 대한 간절함이 더욱 애틋해지는 곳 통일 전망대에 오르기를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조속한 시일 내에 통일이 되는 것은 어려울지 몰라도 금강산여행이라도 재개가 되어서 남북한의 교류라도 재개가 되고 고성군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를 바래볼 뿐이다.

 

 

 

 

 

 

 

멀리 해금강을 바라본다. 민통선에 들어서 통일전망대를 향해 달리던 중에도 잠시 보았던 아름다운 절경... 이렇게 눈앞에 아름다운 북한 땅이 펼쳐지는 게 그냥 마냥 신기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아름답고 멋진 바다색과 하늘... 그리고...

 

국가안보! 이미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 해 온 사상이지만 2015년 여름 한국사회 최고의 화두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 ‘국가안보’라는 말을 사람들은 다르게 해석하는듯하다. 어떤 사람들은 ‘정권안보’를 위해 ‘국가안보’라는 말을 쓰고 어떤 사람들은 ‘공천권안보’를 위해 ‘국가안보’라는 말을 사용한다. 분단된 조국의 현실을 자신의 이익에 맞게 이용하는 파렴치한들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생각보다 잘 먹힌다는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국가안보’를 그들의 ‘정권안보’를 에 이용하는 수작질에 넘어가고 있다.

 

철조망 너머 휘날리는 태극기... 우리가, 조국 대한민국이 처해있는 슬픈 현실의 투영이 아닐까?

 

DMZ박물관
관람시간: 3월~10월 / 09:00~18:00
         11월~2월 / 09:00~17:00
         관람종료 한시간전까지 입장가능
주소: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통일전망대로369
전화: 033-681-0625
홈페이지: http://www.dmzmuse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