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당산책/내가 본 강원도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끌려간 몰운대

로드그래퍼 2010. 9. 3. 23:41

[제 블로그의 포스팅중 주황색으로 표시된 글씨를 클릭하시면 해당 링크로 이동합니다] 

 

이 이야기는 황기찐빵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몰운대에 오는 길에 들렀던 황기찐빵 포스팅에 썼던 글을 재활용 해 봅니다...^^

 

 

 

나: 어디가는데?

운전자: @#$%$%^&#

 

 

못알아 들었습니다. 그래서 조수석에 앉아 있던 동료에게 묻습니다.

 

 

나: 뭐래?

너: 모른데...

 

 

음... 심각합니다. 운전자가 지금 자신이 차를 몰아가는 곳이 어딘지 모른다고 합니다. 잠시 대단하단 생각을 했습니다. 나보다 더한 인간들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냥 차를 몰아가다가 촉을 발휘해서 맛집을 찾으려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다시 물었습니다.

 

 

나: 정말 모르는거야?

너: 뭘?

나: 지금 가는곳

너: 모른데 간다니까!!!

나: ???

너: 몰!운!대!

 

 

그렇군요. 우리가 가는 곳은 모르는 곳이 아니라 몰운대라는 절벽이었습니다. 구름이 사라지는 절벽... 저만 모르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몰운대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말로 모르는데로 가는줄 알았습니다.

 

 

 

화암팔경중 제 7경인 몰운대는 수백척의 암석을 깎아세운 듯한 절벽위에 5백년이 넘은 노송이 좌우건너편의 3형제 노송과 함께 천고흥망을 간직하고 있다. 옛 전설에 천상선인들이 선학을 타고 내려와 시흥에 도취되었다고 전하며 구름도 아름다운 경관에 반하여 쉬어 갔다고 하는 몰운대 절벽 아래에는 수백명이 쉴 수 있는 광활한 반석이 펼쳐져 있으며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여름철에는 소풍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층층암 절벽으로 이루어진 이곳에는 커다란 반석이 펼쳐져 있으며 반석위에는 수령 300년이 넘는 소나무가 있고 절벽아래로 맑은 시냇물이 흘러 옛부터 시인 묵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경치가 좋아 천상선인 구름을 타고 내려와 놀다 갔다고 전해지고 있다.

-다음 플레이스정보 - 

 

 

 

 

 

구름이 쉬어간다는 마을, 몰운대에 도착했습니다. 초입에 서 있는 장승이 저를 비웃듯 서있네요... 왜 모른대??? 흥! 이젠 안다구!!!

 

 

 

 

 

 

 

찌푸렸던 날씨는 비를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산길 어디에서나 볼수 있는 소원탑... 이 탑에는 누구의 어떤 소망이 깃들어 있을까요? 

 

 

 

 

 

 

빗발에 거세지면서 사진촬영이 힘든 상황으로 변해갑니다. 너무나 멋진 풍경이 많았음에도 한순으로 우산을 받치고 서서 한손으로 대충 사진을 찍어야 하는, 그리고 바람까지 거세져서 한손으로 잡은 카메라가 흔들리는 최악의 기상조건때문에 사진이 형편없음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렌즈에 빗방울이 들이쳐서 연신 닦아내며 촬영을 합니다. 작년 어느날 번개를 찍겠다고 빗속에서 카메라를 들고 비를 쫄딱 맞던 그날이 생각납니다.

 

 

 

 

 

 

몰운대에 올라왔습니다. 이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입니다. 겁이 없는 친구인데도 몸이 뒤쪽으로 기울어져 있음이 약간은 겁을 먹은듯합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합니다. 

 

 

 

 

 

 

몰운대에서   / 이인평

 

이 깍아지른 벼랑 끝에 이르러
내 삶은 끝인가 시작인가

아래만 보고 걸어왔는데도
허리를 굽혀 절벽의 하방을 내려다보니
헛것에 마음을 빼앗겨 살아온 지난날들이
오히려 아찔하다

불혹을 지나 지천명에 다다른 내 세월은
오름인가 내림인가

낭떠러지 밑으로 꿈처럼 흘러가는 한 줄기 물살이
절벽을 타고 솟구치는 바람이 되어
어리석은 육신을 잡아끄는 순간

현기증 도는 세상에서 오금이 저린 나는 어느새
바위틈에 뿌리를 박고 자란
옹골진 소나무의 허리를 붙들고 있다.

아득한 절벽 위에서
한 조각 구름이 솔바람을 쓸어가듯
가파른 화암의 벼랑 사이를 지나온 내 삶의 여정은
이곳에 이르러 끝인가 시작인가

해거름에, 고요의 여운을 쓸어오는 물소리가
내 오랜 갈증의 혀를 적신다. 

 

 

 

 

 

 

 

몰운대 정상에 서있는 소나무 고목은 자신의 삶을 다 한듯합니다.

 

 

 

 

 

↓아래 손꾸락모양 view on과 인기글, 최신글의 숫자를 누르셔도 해치거나 물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