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라와 블로그
블로그를 시작한지 어언 5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네요. 시작의 동기는 관심이 가는 기사를 스크랩하기 위해서였는데 그후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기도 하고 지금은 저작권문제때문에 모두 비공개로 해놓고 혼자서 감상하고 있지만 무려 3000개가 넘는 동영상을 올려놓기도 했습니다. 3000개가 넘는 음악 동영상포스팅... 팝송의 경우 하나하나를 일일히 해석해서 가사와 해석을 동시에 포스팅해서 많은 분들이 음악을 들으려 방문했었죠. 지금은 그때 포스팅했던 자료를 재가공해서 유료음악과 하나하나 음악감상실에 옮기는 중입니다. 그렇습니다. 릴라는 음악을 무지하게 좋아합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음대 지망생이었고, 대학시절 600개가 넘는 CD를 모았고, 좀더 나은 시스템으로 음악을 듣고 싶어서 과외를 하던것이 지금의 제 직업이 되고 말았으니까요.
블로그운영의 좋은점
블로그를 하면서 여러가지 좋은점이 있지만 그중 오늘 밝히고 싶은 좋은점은 가끔 좋은 공연과 전시에 초대를 받는다는 점입니다. 블로그 이웃께서 표가 생겼다고 같이 가자고 하시는 경우도 있고, 주최측에서 연락을 해서 초청을 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작년에는 색채의 연금술사로 불리우는 조르주 루오전 개막식과 초대받았었고 러시아의 국민훈장을 받은 알렉산더 스비야트킨과 서혜정의 Piano Duo Concert에 초대받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었죠. 그리고 제 친구인 목다구의 명인 청오 김용회의 나무의 동행이란 전시회는 제 포스팅에 수천명의 방문객이 있었고 그 내용을 보고 찾아간 고객이 작품을 구입해서 친구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친구에게 그 이야기를 들었을때 기분이 무척 좋더군요. 물론 맛집위주로 많이 포스팅하다보니 음식점에서 초청을 받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럴경우 실제의 맛보다 후한 평가를 내려서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거짓 정보를 드릴수도 있다는 생각에 피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잘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릴라와 음악
초등학교시절부터 형과 누나의 영향으로 남들보다 일찌기 팝에 익숙해졌죠. 심지어 누나는 초딩학생이었던 제가 팝송의 가사내용을 알려주기도 했었습니다. 아버님의 영향으로 클래식음악도 일찍 접했었습니다. 매달 집에 인천시립교향악단 연주회 초대장이 왔었는데 아버님께서는 그 공연을 다녀오면 별도의 용돈을 주셨습니다. 용돈 받는 재미로 다니기 시작했던 공연이 어느 순간 좋아지기 시작하더니 용돈과 상관없이 가고 싶어지던 순간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결국 음악을 공부해서 음대에 지원하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결과는 "똑" 떨어지고 말았지만요...ㅋ
재수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느끼는 점중 하나는 요즘 학생들이 우리때에 비해서 영어를 훨씬 일찍부터 배우는데도 우리때보다 영어 듣기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가끔 느낍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팝송이 아닌가 합니다. 솔직히 제가 학교다닐때 우리나라 가요는 그다지 가슴에 와닿은 음악이 별로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학교 시절에는 ABBA, Doolies, Smoky, Chicago 등을 모르면 대화에 끼기가 힘들었었죠. 팝송을 듣다보니 저절로 듣기능력이 향상되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재수생들의 경우는 한달에 한번정도 수업시간에 팝송을 해석해주며 같이 불러보기도 했었죠.
시카고 내한공연
시카고는 친구들과 제가 학창시절 무척 좋아하던 밴드입니다. 특히 그들의 음악중 If You Leave Me Now는 어린 시절의 제 감성을 얼마나 파고들던지... 처음에는 발라드만을 부르는 그룹인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에 대해 자세히 파고느니 그들은 발라드뿐만 아니라 재즈, 락, 프로그레시브를 넘나드는 백밴드였죠. 1967년에 결성된 Chicago는 지금까지 무려 21곡의 빌보드 톱10 히트곡, 5장의 앨범 연속 앨범 차트 기록, 12장의 톱10 앨범, 18장의 플래티넘 앨범 (US 빌보드 차트 기준), 전세계 총 1억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전설적인 밴드입니다. 기타, 드럼, 베이스의 기본 록 밴드 구성에 트롬본, 트럼펫. 색소폰 등 관악기가 결합된 독특한 밴드 구성의 폭넓은 음악 스타일로 시대를 뛰어넘는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정말로 운이 좋게도 전설적인 빅밴드 Chicago의 내한공연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7시반에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가서 PRESS라고 써있는 곳을 찾아가서 표를 받았습니다. 음... 처음 알았네요. PRESS자격으로 가도 표를 받는다는 사실을요. 그냥 가서 [저 왔습니다]라고 말하고 들어가는 줄 알았어요...ㅋ 물론 정식으로 언론사에서 나온 분은 기자증을 보여주고 그렇게 들어갈수도 있겠죠.
일찌감치 저녁식사를 하고 공연장을 향했습니다. 예상대로 저와 비슷한 연배의 청중들이 공연장을 채우고 있더군요. 모두 옛추억을 찾아오신분들이겠죠. 그들의 44년 연륜이 빛나는 공연이었습니다. 자신들의 히트곡 'You Are The Inspiration', 'I'm a Man', 'Hard to Say I'm Sorry', 'If You Leave Me Now' 등을 포함해 20여 곡의 노래를 선보였는데, 세월이 흐르며 메인보컬 Peter Cetera의 탈퇴를 비롯하여 멤버가 절반이나 바뀌었지만 그 감동을 변함이 없었습니다.
1964년생으로 Chicago에서는 아주 어린축에 속하는 Keith Howland는 1995년부터 시카고의 기타를 맡고있습니다. 열정적인 연주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Jason Scheff는 1985년부터 그룹 Chicago의 베이스와 보컬을 맏고 있습니다. 원래 메인 보컬이었던 Peter Cetera의 자리를 훌륭하게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훌륭한 무대매너를 보여준 트럼본의 James Pankow는 종이에 적어온 대본을 보고 "감사합니다", "한국 와서 좋아요", "여러분 멋져요" 등의 짧은 문장을 한국어로 선보였으며 "더 원하세요?"라고 재치 넘치는 한국말로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습니다. 솔직히 한국어 발음은 별로였습니다. 그들이 하는 영어보다도 알아듣기 힘들었네요...ㅋ
두차례의 앙콜과 더불어 2시간여의 화려하고 때로는 감미로웠고 때로는 열광적이었던 그들의 7년만의 내한공연은 팬들의 가슴에 추억하나를 더 새겨주며 막을 내렸습니다. 대가의 연주가 무엇인지를 느낄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영광스런 자리에 저를 초대해 주신분께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공 연 명: Chicago Live in Seoul
공연일시: 2010년 2월 23일 (화) 저녁 8시
공연장소: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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