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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사거리맛집 / 선릉역맛집] 나는 단골이다 – 밥상한우

로드그래퍼 2014. 5. 9. 09:18

 

 

[포스코사거리맛집 / 선릉역맛집] 나는 단골이다 – 밥상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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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

참 정겨운 표현이다. 30년 넘게 드나들고 있는 이화순대를 비롯해서 어린 시절 시골 목장에 가는 길에 아버지 손잡고 갔었던 고덕갈비 그리고 집에서 400km가 넘게 떨어져 있는 쌍계사 입구의 단야식당 등... 단골이 꽤 많은 편이다. 대학교입학 이후로 독립해 외식을 생활화했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 대상이 무엇이든지 한 번 꽂히면 끝장을 보는 성격 때문일 수도 있겠다.

 

단골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한 가게나 거래처 따위를 정해 놓고 늘 찾아오거나 거래하는 사람’인데 오늘 소개하는 단골집은 어이없게도 오늘 개업한 집이다. 이 말이 안 되는 상황은 도대체 무엇인가!

 

오늘 개업한 이 식당의 사장과의 인연을 만든 것은 가끔씩 가서 놀던 다음카페 인천맛집멋집의 자신의 가게를 소개하는 게시판에 올라온 이 사진이었다. 당연 소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야 하겠지만 그 당시에는 저 녀석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http://cafe.daum.net/inchonjoa/GrbS/586

 

 

 

 

이러한 댓글이 오고 가고...

 

 

 


8월 17일이 되어서 밥상한우에 가서 앉아 있었다. 외관은 물론 인테리어까지 우리 어머니 하시던 표현을 빌자면 ‘게갈안났다’ 대로에서 한참 벗어난 골목길에 위치한 허름한 점방에는 드럼통을 개조해서 만든 테이블이 4개 달랑 놓여있었고 그 한켠에서 해체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그런데 그날 먹었던 토시살의 맛은 4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식감과 향이 입안에 감돌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좋은 소 들어오면 전화 달라고 번호를 남기고 왔다.

 

참고포스팅
밥상한우 - 소 잡던 날 찾아간 정육식당
http://blog.daum.net/winglish/17880249


 

 

오래지 않아 두 번째 방문을 했었다. 그런데 처음과는 사뭇 달랐다. 처음 방문해서 느꼈던 그 감동은 봄날 눈처럼 사라져 버렸다. 너무나도 실망스러워 다시 올 일은 없다고 생각하고 발길을 끊었다.

 

잊고 있었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처음 방문해서 먹었던 토시살의 맛이 새록새록 기억났다. 두 번째 방문에서 실망했던 기억은 사라지고 본능적으로 그곳을 향하고 있었다.

 

오랜만이라는 사장님의 인사에 ‘두 번째 방문 때 먹었던 고기 맛이 별로여서 다시는 안 오려고 했었는데 토시살 맛이 아른거려서 다시 왔다’고 말했다. 난 너무 솔직한 것 같아 ㅋ

 

사장님 말이... 그 당시에는 고향의 아버님이 키우는 소를 잡아서 편차가 심했는데 지금은 중계인에게 ‘돈 신경쓰지 말고 무조건 좋은 소를 잡아 달라’고 부탁해서 이젠 그런 일은 없을거라고 한다.

 

‘돈 신경쓰지 않고 잡아온 좋은 소’는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장사하는 사람이 재료비를 아끼지 않는 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직감적으로 단골이 되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직감대로 단골이 되었다. 참새 방앗간 드나들듯했다고 하면 좀 과장일까? 내가 올렸던 후기가 조금은 도움이 되었는지 손님도 꽤 많아졌고 1년쯤 지나서 확장이전까지 했다.

 

사장님은 내게 고마워했고 나도 좋은 고기를 먹게 해줌에 감사했다. 올 구정을 앞두고 전화가 왔다. 집 주소를 알려달란다. 그리고는 집으로 갈비세트가 배달되었다. 기뻤다. 갈비를 선물받았다는 사실도 기뻤지만 그가 주변을 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는 사실이 더욱 기뻤다. 금전적 여유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더 큰 행복을 준다.

 

 

 

 

 

나는 단골이다!!!

 

전화가 왔다.


너: 오늘 시간 되세요?
나: 별일 없는데요
너: 참돔 8키로짜리 왔는데 맛이 기가 막혀요. 빨리 오세요. 오늘 제가 쏠게요

 

밥상한우에는 언제부턴가 해산물이 식탁에 오르기 시작했다. 한우가 구워지고 있는 상에 피꼬막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고, 농어가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잘 삭혀진 홍어가 올라오는 경우도 있는데 단골손님 접대용이다. 참돔과 한우를 쏘겠다는데 빈손으로 가기가 뭐해서 집에 굴러다니는 까뮤 한 병 들고 인천으로 발길을 옮겼다.

 

 

 

 

 

 

 

참돔사시미, 참돔초밥, 참돔껍질, 참돔대가리구이... 도대체 한우구이집에서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물론 마블링 아름다운 갈비꽃살도 자리를 빛내주었다.

 

 

 

 

 

 

참돔 매운탕으로 마무리...

 

 

 

 

 

 

그 후로 밥상한우 사장이 쏘겠다고 하면 난 집에 굴러다니는 술 한 병씩을 가지고 갔다. 사실 고깃값보다 술값이 더 비싸다. 이날도 참돔 먹으러 오라고 해서 갔던 날인데 제주 다녀오는 길에 사온, 향이 무척이나 좋았던 꼬냑 hardy가 자리를 더욱 빛내주었다.

 

 

 

 

 

 

꼬냑도 좋지만 한우와 와인의 궁합은 무척이나 훌륭하다.

 

 

 

 

 

 

이스까이도 좋고...

 

 

 

 

 

 

 

'알따이르'라고 읽어야 할까? 롯데백화점 와인코너 소물리에가 강추한 칠레산 와인인데 꼭 다시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맛객의 미식관에서 공수된 안주인데 오래되어서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맥주의 탈을 쓰고 있는 스파클링 와인...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맛이다.

 

 

 

 

 

 

홍어를 삭혀놓고 부르기도 한다. 요즘 식당에서 흔히 만나는 삭힌 척하는 홍어보다 50배는 낫다.

 

 

 

 

 

 

사장님의 고향 영월에서 공수해온 두릅은 어이없게도 멍게향이 났다. 산에서 채취한 것이라 하던데 채취장소가 영향을 준 것인지 아니면 올 봄의 이상고온에 영향을 준 것인지... 무엇 때문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그동안 못 느꼈었던 맛이 미각을 자극했다.

 

 

 

 

 

 

역시 영월에서 공수된 표고버섯... 저온성 종균으로 재배한 것이라고 하는데 향이 무척 진했다.

 

 

 

 

 

 

그러던 어느날

 

너: 형님~~ 오늘 들어온 고기가 너무 좋아요. 넘어오세요. 오늘은 제가 쏠게요!
    (거제도 여행중이었다. / 그리고 아직 우리는 존대를 하는 사이였다)
나: 여행중이에요. 내일 올라가는데요.
너: 이제 말 놓으세요. 이제 형이라고 부를거야! 그럼 내일 와요

 

4년을 존대를 하며 지냈는데 갑작스레 관계가 갑작스레 그리고 이상하게 정리가 되었다.

 

 

 

 

 

다음날 식사도중 강남진출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나서 포스코사거리에 계약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형동생이 되었으니 내부공사 할 때 밥이라도 한 끼 사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사장을 찾았는데 위치가 참 좋다. 근처 식당에 가서 골든벨을 울리는 심정으로 "먹고 싶은거 다 골라봐"를 외쳤다. 새조개 샤브샤브를 비롯해 다양한 음식을 주문했다. 지갑은 가벼워졌지만 마음은 흐믓했다.

 

 

 

 

 

 

한 달에 가까운 준비과정을 거쳐 드디어 오픈을 했다. 당연히 제일먼저 가서 축해해 줘야지. 인천에 처음 오픈했던 그 게갈안나던 외관에 비하면 포스코점은 궁전에 가까운 외관이다.

 

 

 

 

 

 

인테리어에 꽤 신경 쓴 모습이 보인다.

 

 

 

 

 

 

룸은 고기집이 아니라 마치 고급일식집처럼 꾸며져 있다. 칸막이를 열면 최대 32명까지 한방에 수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테이블은 원목으로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밥상한우는 고기뿐만 아니라 기본찬조차 만족감이 꽤 높다.

 

 

 

 

 

 

인천점에는 없던 메뉴인데 생각보다 맛이 꽤 좋았다. 고기 익기 전까지 술안주로 위력을 발휘할듯하다.

 

 

 

 

 

 

굴보쌈은 두 번이나 리필했다는 말로 맛에 대한 설명을 대신한다.

 

 

 

 

 

 

시원한 맛이 일품인 물김치에는 특이하게 돋나물이 들어있었다.

 

 

 

 

 

 

계절에 따라 오가피, 두릅, 깻잎, 곤드레 등을 이용한 다양한 장아찌가 서빙된다.

 

 

 

 

 

 

오늘의 고기흡입은 꾸리살사시미로 시작되었다. 꾸리살 사시미... 마음에 안 드는 표현이기는 하지만 육회라고 부르기도 뭐하고 참 애매하다. 생고기는 더욱 아니고... 대체할 수 있는 표현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겠다.

 

 

 

 

 

 

제주에 다녀오면서 사놓았던 꼬냑이 밥상한우의 강남진출을 축하해 주었다.

 

 

 

 

 

 

사시미타임이 끝나고 숯불이 준비된다.

 

 

 

 

 

 

마블링 아름다운 등심... 단순히 마블링이 좋아서 기름향만 좋은 등심이 아니라 육향이 꽤 좋은 녀석이었다.

 

 

 

 

 

 

치마살

 

 

 

 

 

 

선도가 좋으니 육회로 흡입

 

 

 

 

 

 

구이는 안심으로 마무리...

 

 

 

 

 

 

고깃집 냉면이 거기서 거기라는 말은 이곳에 와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육수도 직접 만들고 면도 직접 뽑는다고 한다. 사입해서 구색맞춘 냉면과는 차원이 다르다.

 

 

 

 

 

 

육회비빔밥

 

 

 

 

 

 

국물 맛의 끝을 보여주는 옻라면

 

 

 

 

 

 

육회주먹밥은 아직은 메뉴에 들어있지 않고 당분간 단골들에게만 제공한다고 하는데 깻잎과 함께 멋진 식감을 만들어냈다.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는 디저트

 

 

 

이번 포스팅은 기존의 맛집 소개와는 달리 새롭게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동생이 잘 되기를 바라는 사심 가득한 글이 되고 말았다. 사심이 많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그동안 소개했던 그 어떤 음식점보다도 훌륭한 퀄러티의 음식을 제공하는 집으로 자신있게 소개한다.

 

 

 

밥상한우 포스코점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대치동 894-4, 2층
         포스코센터 뒤쪽
전화: 02) 567-9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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