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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 / 제주맛집] 다이어트를 망치는 그맛, 심해 우럭조림 - 덕승식당
날씬한 시절도 있었다. 연식이 좀 되시는 분은 기억하고 계실 신체충실지수에서 "A"를 받았을 때도 있었고 군생활도 의장대에서 했으니 태어났을 때부터 덩어리가 아니었던 것은 분명하다. 분명 군에서 제대할 때 까지는 나름 날씬했다. 그런데 제대 후 1년 동안 26키로가 불었다. 이건 뭐 비육우도 아니고...
문제는... 식탐이다. 고딩때는 라면 다섯 개는 기본이었고 지금도 두개를 끓여도 밥을 말아먹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다. 남들은 온 식구가 모여서 나누어 먹는다는 배스킨 라빈스 훼밀리 싸이즈... 그것은 혼자 먹는 거다.
다행이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아주 특별했던 두 번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83키로에서 1키로 오차범위 내에서 잘 유지해왔는데, 강의를 그만두고 여행에 빠져 최근 온 동네 돌아다니며 잘 먹고 다녔더니 90키로을 훌쩍 넘어 버렸다. 남들은 여행 다녀오면 살이 빠져서 온다고 하는데 난 오히려 살이 붙는다. 7박 8일 만주 트레킹을 다녀왔는데 8키로가 불어있었던 경우도 있었다. 사태가 이러해서 여행길에서도 음식조절을 하려고 애쓰고 있다.
이번 제주여행은 산방산 게스트하우스를 베이스캠프로 삼았다. 갑작스레 나타난 나를 보고 반가워하는 사장님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간다. 여기서 꼭 기억할 것은 점심 먹으러 간 사람이 두명이라는 사실이다. 세명도 여섯명도 아니고 단 두명이 밥먹으러 갔다.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
오늘 소개하는 집은 작년에 알게 된 이래 지금 것 10번 정도 방문했던 집인데 너무 좋아하지만 살짝 두려운 집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이집에 갈 때마다 과식을 하기 때문이다. 공깃밥 2개는 기본이다.
수족관에 보이는 붉은빛을 띠는 생선이 우럭이다. 제주에서 주로 잡히는 우럭은 깊은 바다에서 나는지라 붉은 색을 띤다고 한다.
평범한 기본찬!!
정말로 평범한가? 어마어마한 크기의 멸치조림이다. 그런데 좋은 것은 이 녀석이 크기만 어마어마한 것이 아니라 맛 또한 어마어마하다는 점이다. 그 맛에 반해서 3번이나 리필을 했다. 세 번 째 리필 할 때는 도둑이 제발저린다고... 눈치가 약간 보이더라.
거대 멸치조림!! 젓가락과 비교하면 얼마나 큰지 짐작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래도 모르시겠다고? 그렇다면...!!!
이 정도 크기다. 양이 적은 사람은 멸치조림만 먹어도 배가 부를듯하다. 맛이 좋아서 계속 손이 간다. 정말로 아름다운 맛!!! 하지만 나쁜 점도 있었으니 이 멸치조림은 항상 먹을 수 있는 기본찬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금껏 이 식당을 10번 가량 방문했지만 단 한 번 맛보았을 뿐이다. 아~~ 언제 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오늘의 메인 우럭조림이다. 주로 고등어조림이나 갈치조림을 먹었었는데 이날은 사장님게서 우럭조림을 추천해 주시더라. 시키면서도 반신반의했다. 그냥 갈치조림 먹을걸 그랬나?
잘 익혀진 무, 버섯과 양파, 이 모든 것이 양념과 잘 어우러져 자꾸만 손이 가게 되더라... 이 집에서 공기밥 한그릇 먹는건 예의가 아니다. 기본 두 그릇은 먹어줘야 한다. 기본 두 그릇!!
탱글탱글한 우럭살에 정 줄 놓은지 오래... 대화가 단절된 것은 언제인지도 모르겠다. 식탁에 마주앉아 서로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쳐묵쳐묵에 집중하고 있는 두 남자는 분명 모르는 사이처럼 보였으리라. 이 탱글탱글한 살은 말할것도 없고 대가리까지 쪽쪽 빨아먹었다. 사실 우럭조림은 대가리가 가장 맛있다.
어라~~~? 우린 두명이었다구...
해바라기가 아니라 밥바라기가 피었다. 누가 간장게장을 밥도둑이라 했던가. 진정한 밥도둑은 우럭조림이다.
가격 또한 착하다.
덕승식당
주소: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770
전화: 064) 794-0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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