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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부산친구 기억하시나요? 평양냉면 비교체험기에 등장했던 그 친구요... 그 친구와 밥상한우에서 너무나 만족스런 식사를 하고 집에 돌아와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그친구가 막국수가 땡긴다고 하네요. 당췌 뱃속에 뭐가 들었길래...
이럴때 필요한건??? 분노의 검색질...^^
본문과 그 글에 대한 댓글을 보면서 신중하게 검토해 나갑니다. 여론이 한군데로 압축되더군요. 대부분은 그집에 대한 엄청난 찬사... 하지만 제 시선을 끈 것은 "1%부족한 맛"이라고 표현된 포스팅이었습니다. 보통 입맛이 까다로운 분들이 이런식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죠. 찬사 일색인 포스팅은 정말 좋았던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보통 "나는 이런곳 다녀왔다"라는 식으로 자랑하기 위한 포스팅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벼운 복장으로 카메라만 들고 집을 나섭니다. 택시를 타고 10분정도 달리니 목적지에 도착하네요. 규모가 좀 있는 집입니다. 직원도 친절하고... 기본은 되겠다라는 생각으로 막국수와 편육을 주문합니다.
기다리던 음식이 나왔습니다. 편육... 식지 않게 서빙된 점은 무척 마음에 들었으나, 맛이... 1%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많이 부족합니다. 괜찮습니다... 저는 여기에 막국수를 먹으러 온것이지 편육을 먹으러 온것이 아닙니다.
잠시후 막국수가 나왔습니다. 음... 아닙니다... 이맛이 아닙니다... 이때 부산친구가 한마디 합니다.
너: 이맛이 아닌데
나: 내입에도 별루다
너: 이건 1%부족한게 아이고 91%부족하네...
(역시 표현 과격합니다...ㅋ)
나: 난 제대로된 막국수가 먹고 싶었다고...
너: 내말이~~~~~
이건 정말 막국수다.. 막 만들었어.. 낸 진짜 제대로 된 막국수를 먹고 싶다아이가~
제가 원했던 맛이 아닙니다. 부산친구가 원했던 맛도 아닙니다. 부산친구의 말처럼 91%가 부족한 맛은 아니라 하더라도 많이 부족한 맛임에는 분명합니다. 제대로된 막국수가 너무나 땡깁니다. 춘천에 가서라도 제대로된 막국수를 한그릇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가자!
너: 어딜?
나: 춘천!
너: 막국수 먹으러?
나: 막국수 먹으러!
너: 콜!!!
터미널에 전화를 해보니 춘천가는 막차시간이 한시간정도 남았습니다. 퇴근시간이라서 집에 들렸다가 갈 시간은 안될듯 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터미널로 향합니다. 터미널에 와서 보니 우리 꼴이 말이 아닙니다. 동네마실도 이런꼴로는 안갈듯 하네요. 내일 입을 옷이 없어서 터미널과 붙어있는 백화점에 가서 가슴에 크게 곰돌이가 그려져있는 티셔츠를 하나씩 샀습니다. 이리하여 갑작스레 부산친구와 저는 춘천을 향합니다. 아~ 이 계획도 없도 대책도 없는 인간들....ㅡㅜ
버스를 기다리는데 부산친구가 동생이 가평에서 휴가중이라며 들러서 보고 가자고 합니다. 이리하여 행선지는 갑작스럽게 가평으로 변경되었습니다. 2시간 남짓 달린 버스는 우리를 가평에 내려 놓았네요. 친구동생이 묵고 있는 가평 포시즌펜션에서 밤늦게까지 고기파티를 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수상스포츠를 즐겼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다른 사람이 즐기는 것을 구경했습니다...ㅡㅜ
포시즌펜션 홍코치의 멋진 웨이크보드 시범입니다. 웨이크보드에 대해 문외한인 제가 보아도 너무 멋지더군요. 망원렌즈를 가지고 갔으면 더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었을텐데... 표준줌렌즈만 가지고 가서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것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준비없는 여행의 한계입니다.
이렇게 빠른 움직임의 사진을 찍을때, 카메라가 촛점을 잡느라고 버벅대서 원하는 순간은 놓치기 쉽습니다. 촛점을 All Servo로 맞추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인데, 웨이크보드의 경우는 렌즈에서 피사체까지의 거리가 일정하기 때문에 AF에서 거리를 맞춰놓고 MF로 변환해놓고 찍으면 순간을 잡아내는데 도움이 됩니다.
요분은... 부산친구의 동생입니다...^^
휘청~
풍덩~~ ㅋ
수상스포츠 사진찍고 부산친구 동생과 점심을 먹고나니 오후가 되었네요. 이제 가평을 떠나 원래의 목적지인 춘천으로 향할 시간입니다.
왔습니다. 드디어 왔습니다. 제대로 된 막국수를 먹겠다고 마음먹고 인천을 떠났는데... 여기까지 오는데 1박2일이 걸렸습니다...ㅋ 이번 맛집기행의 첫 여정인 샘밭 막국수는 3대째 이어지는 40년전통의 막국수의 명가라고 하네요.
기본찬으로 나온 두가지 김치는 그냥 평범...^^
우선 면수를 맛봅니다. 구수하니 좋습니다. 이것을 마시는 이유는 메밀국수가 몸에 들어갔을때 소화를 돕고, 메밀의 차가움을 중화시켜주기 때문입니다.
편육입니다. 잡내를 잘 잡았더군요. 하긴 40년 전통의 명가인데 잡내를 잘 잡았다고 하는것 자체가 우습네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을지면옥 편육의 포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 정도면 꽤 훌륭합니다
1박 2일동안 그렇게 원해왔던 막국수가 나왔습니다.
면위에 참기름, 양념장, 김가루, 참깨, 계란이 올려진 평범한 비주얼입니다.
강하게 느껴지는 참기름 향이 좀 거슬리기는 합니다.
육수를 자작자작하게 부어서 비벼줍니다. 조금 밋밋한듯 하면서도 깊은 맛입니다. 이번 춘천맛기행에서 모두 3군데 막국수를 먹어 보았는데 이집의 막국수가 가장 덜 자극적입니다. 덜 자극적이기에 참기름향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세군데 음식점중에서는 가장 순한맛입니다. 이집의 막국수을 굳이 서울의 평양냉면에 비유하자면 을지면옥이나 필동면옥에 비유할 수 있을듯 합니다. 물론 평양냉면보다는 훨씬 자극적인 맛입니다.
메밀면의 까실한 식감과 향이 좋습니다. 하지만 과도하게 사용된 참기름이 그 향을 가리는 듯해서 좀 아쉬웠습니다. 물론 고소하긴 했지만요. 그런데... 계란이 좀 이상하네요... 이상한 점 발견하셨나요?
자르기는 절반으로 잘랐으나 노른자의 90% 가까운 부분이 제 몫이 되었네요...ㅋ 제가 부산친구에게 이야기 합니다. "내 계란좀 봐~ 나머지 반을 먹은 사람... 누군지 정말 운도 없다" 이때 바로 부산친구의 대답이 들려옵니다.
"그게 내다" 그랬군요... 그런것이었네요... 조용히 먹을걸 제가 그말을 왜 했는지 모르겠네요. 제게 노른자의 대부분을 준 계란의 나머지 반쪽은 부산친구의 막국수속에 들어있었습니다.
참기름이 메밀향을 가리는 것이 좀 아쉽긴했지만 꽤나 만족스런 맛입니다. 오랜만에 맛본 제대로된 막국수... 집으로 돌아가면 이맛이 오래오래 기억될듯 합니다.
가격은 꽤 착합니다...^^
인간기계론을 바탕으로 "혼도 육체의 산물이다"라고 주장했던 프랑스의 철학자 라메트리는 엄청난 미식가 아니 식탐가였습니다. 그의 신념에 따르면, 행복에 이르는 유일한 길은 무신론이고 인생의 목적은 감각적 쾌락이었습니다. 철저히 유물론, 무신론을 주장하던 그는 그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끝까지 자유분방한 쾌락주의자로 살았고, 어이없게도 고기를 먹고 식중독으로 인해 생을 마감할 때, 식탐과 신을 모독해 벌을 받았다는 야유석인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웠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같은 식탐의 피가 흐르는 동지의 입장에서 그를 바라보면 그의 인생은 참 행복했으리라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세에 있을지모르는 천국과 지옥에 대해 걱정하는 것 보다는 자신의 내적 본능에 어느 정도 충실하는 것이 더 성공한 삶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며...
샘밭막국수
주소: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118-23
전화: (033) 242-170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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