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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약속을 지키다] 포스팅 제목이 음식점 포스팅치고는 좀 특이합니다. 이집 사장님과의 만남은 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당시 릴라는 홍어애의 맛에 빠져 있었고, 서울에서는 마땅히 먹을 곳이 없어서 사당에 있는 전복집인 호동전복에 가서 서비스로 제공되는 홍어애를 먹으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수도권에서 최상급의 전복을 제공하는 집이라서 전복을 먹는 즐거움도 컷지만, 호동전복에 홍어애가 항상 있는것이 아닌지라 홍어애가 없어서 다른것이 서비스로 나올때의 아쉬움은 너무나도 컷었죠.
그러던 중 참치모임에서 흑산도홍탁의 사장님과 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통성명을 하자마자 제가 물어본것은 홍어애가 있냐는 것이었죠. 홍탁을 하는집에도 홍어애가 없는 곳이 허다한 이유로, 그리고 단골에게만 주기때문에 미리 확답을 받고 방문하고 싶었습니다. 사장님이 하신 말씀은 항상이라고 말할수는 없지만 있다고 하시면서 한번 오라고 하시더군요. 홍어애를 주시겠다는 말에 조만간 방문하겠다고 약속을 했었는데 뭐가 그렇게 바빴는지 2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말았습니다.
제가 사는 분당에서 인천이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거리지만 체감거리는 상당합니다. 이상하게도 부산보다도 인천이 멀게 느껴집니다. 가려면 큰 마음을 먹어야하죠. 물론 그 기간동안에 인천에 가지 않았던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본가가 인천인데, 게다가 친구들이 대부분 인천에 살고 있는데 2년간 안갔을리가 없자나요. 시간적 여유가 없이 방문한적도 있었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때는 이상하게도 일행중 삼합을 못먹는 인간이 있어서 못가고... 그러다 보니 2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말았네요.
사실 이번 인천 방문에도 이곳이 예정되어 있지는 않았습니다. 친한 동생과 관교동에 있는 튀김집에 가려고 했는데 문을 닫았더라고요. 그래서 혹시 홍어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잘가는 집이 있다면 그곳에 가자고 하더군요. 멀리서(?) 왔으니 자기가 쏘겠다는 말과 함께...^^ 저는 꼭 가봐야할 곳이 있다 말하고 이곳으로 안내했습니다. 한번도 안가본 집이기에 약간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약속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네비양의 안내를 받아 도착했는데 사장님이 저를 알아보십니다. 릴라가 특이하게 생겼다는게 다시 한번 여실히 증명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외모만 특이한게 아닙니다. 목소리도 특이합니다. 고교동창에게 10여년만에 전화를 해서 장난을 치려고 해도 어떻게 제 목소리를 구별하는지 바로 [까불지마 릴라야~]하는 반응이 옵니다. 아~ 이런 식빵~!! 이런 경우 정말로 당황스럽습니다.
사장님과 간단한 인사를 하고 국산과 칠레산중 고민하다가 국산홍어와 과메기가 세트로 묶인 것으로 주문했습니다. 사장님은 요새 생각했던 것보다 장사가 잘되서 제대로 팍 삭은 것이 없이 없다고 하시네요. 릴라는 코가 뻥해질 정도의 삭은 홍어를 좋아합니다. 칠레산보다는 국산이 좀 더 삭았다는 말이 제가 국산을 선택한 이유입니다.
사실 홍어는 칠레산만 해도 훌륭합니다. 칠레는 물살이 세지 않기 때문에 살과 가시가 연해서 국산 홍어와 가장 유사한 맛을 냅니다. 시중에서 칠레산이라고 판매하는 홍어중 얄팍하게 썰어져서 나오는것은 미국산이나 아르헨티나산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지역은 물살이 세서 가시와 살이 억세서 홍어의 제맛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가시나 살이 원형이 아니라 다져져서 나오는것도 국산이나 칠레산이 아니라 미국이나 아르헨티나산 홍어일 가능성이 높죠
삼합을 파는 집에서 묵은지 맛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식상하죠. 당연 묵은지야 기본으로 맛있어야 하는것이기에 더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만약 삼합집에서 묵은지가 맛이 없다면 미안하다고 말하며 조용히 주문 취소하고 나오는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특수부위 3종세트라고 할까요? 콧살, 뱃살 그리고 홍어애입니다
이 녀석이 저를 이곳으로 부른 홍어애입니다. 너무나도 기름지지만 느끼한 맛은 전혀 없습니다. 이놈을 두고 다른 녀석들에게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은 실례입니다. 입에 들어가자마자 녹아 없어지는 느낌입니다.
홍어뱃살입니다. 물고기는 역시 뱃살이...^^ 조금 더 삭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2년만에 약속을 지키고 나타난 제가 반가우셨는지 연신 싱글벙글 웃으시며 옆자리를 지키고 앉아계시던 사장님은 제대로 삭은 홍어가 있을때 꼭 전화주시겠다고...^^
홍어콧살입니다. 이녀석은 만족할만큼 삭혀져 있었습니다. 아마도 비주얼적인 문제때문에 이 녀석을 즐기는 분들이 적어서 그런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사실 생김새가 그리 맛있게 생긴것은 아니자나요... 그런 사실이 제게는 너무나도 좋은 일이구요....ㅋ
오늘의 메인이 나왔습니다. 때깔 죽입니다. 게다가 두툼합니다. 지난번 다른 홍어집에서 마치 자신이 복어회인양 얄팍하게 썰려져서 나왔던 저질 홍어회를 먹었던 릴라는 두께에서 만족감을 느낍니다. 소고기 등심도 홍어도 두꺼운 것이 좋습니다. 두껍게 썰지 못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거죠...^^
홍어는 껍질을 벗기면서 색이 날아가기 때문에 홍어를 직접 작업하지 않는 집에서는 이정도의 색상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두툼하죠...^^ 저렴한 미국산이나 아르헨티나산 홍어는 물살이 거센 곳에서 자랐기 때문에 살과 가시가 억세서 두툼하게 썰면 질겨서 먹을수가 없습니다.
과메기는 그냥 평범한 수준이었네요. 다음에 가면 과메기는 없는 것으로 먹을듯합니다.
아름다운 자태...^^ 제게는 좀 덜 삭은 홍어였지만 함께한 동생과 동생 친구에게는 아주 적당한 정도였습니다. 억지로 맛을 낸 썩은 홍어가 아니라 제대로 삭은 홍어였습니다.
홍어지라입니다. 사실 소지라는 많이 먹어보았는데 홍어지라는 처음 먹어봅니다.
칠레산 홍어와 국내산 홍어 꼬릿살입니다. 사장님께서 제대로 삭은 것이 이것뿐이라며 꼬릿살을 주셨는데, 꼬릿살은 제대로 삭아서 제 미각을 만족시켜 주었습니다. 더 이상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아쉬운 순간이었네요.
국산 홍어와 칠레산 홍어의 색상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원래부터 색차이가 이렇게 나는 것은 아니고 국산의 경우 사장님이 직접 삭혀서 작업하기에 원색을 유지하는 것이고, 칠레산은 작업한 것을(껍질 벗긴것) 사와서 판매하기 때문에 색이 날아가서 색상차이가 심하게 납니다.
처음에는 그냥 메생이죽인줄 알았습니다.
사장님께서 음흉한(?) 미소를 지으면 떠주시는데 [어라? 뭔가 보이네요] 홍어탕입니다...^^
사장님의 음흉한(?) 미소의 의미가 밝혀지는데는 시간이 거의 필요없었습니다. 맛이 제대로 입니다. 저는 너무나 좋았는데 함께한 동생과 그의 친구는 좀 놀라는 기색이 보이더군요...ㅋ
적당히 좋았던 홍어튀김
깜짝등장 모밀국수
홍어집에서 왠 모밀국수인가 하는 생각으로 맛을 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훌륭합니다. 어찌된 일인가 해서 물어보니 홍어집 하기전에 모밀집 했었다고 하시네요...ㅋ
초심을 잃는 음식점이 많습니다. 2년전에 어떤 맛이었는지 알지는 못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토록 훌륭한 맛은 유지하고 있는 집은 분명 믿을만한 음식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제대로된 홍어를 맛본 즐거운 밤이었습니다. 역시 약속은 지켜야합니다.
가격은 막걸리 3통과 사이다 한병을 포함해서 8만원있었습니다
흑산도홍탁
주소: 인천광역시 남동구 만수6동 1023번지 (만수3지구 홍탁골목)
전화: (032) 468-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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