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음악감상실

N.EX.T - 아버지와 나 Part 2

로드그래퍼 2011. 8. 22. 00:10

 

 

 

N.EX.T - 아버지와 나 Part 2

 

 

 

 

 

 

무척이나 힘든 하루였다. 아침 9시부터 시작된 특강은, 나에게 딱 점심먹을 시간만큼의 여유만을 주고, 6시가 다 되어서 끝났다. 힘든 하루는 배고픔조차 잊게 했다. 저녁식사 대신에 사우나를 택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한결 개운하진 몸으로 휴게실로 나오는데, 티비에서 나가수가 방영되고 있다. 이미 좋아하는 가수는 모두 나갔지만, 새로운 가수에 대한 기대와, 항상 하던 습관이 나를 티비 수상기앞에 앉혔다.

 

마지막 순서... 인순이가 나온다. 인순씨라고 해야하나? 이분은 항상 명칭이 좀 애매하다.

 

아버지란 제목의 노래가 시작되었다. 역시~ 클래스가 다르다.

 

그런데~ 한명이 흐느끼기 시작한다. 따라서 옆에 앉아 함께 티비를 보던 다른 아저씨들의 눈도 벌게지면서 눈물이 흐른다. 심지어 통곡(?)을 하는 사람도 있다. 남자 사우나에서 여러 사람이 벌거벗고 티비를 보며 울고 있는 모습... 내 평생 또 다시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을듯 하다. 

 

어린시절, "남자는 평생 세번 우는것"이라고 배웠다. 자신이 태어날때, 그리고 부모님이 돌아가실때... 나뿐만 아니라 우리세대의 대부분의 남자들은 이런 말을 들으며 자랐으며 자신의 감정표출에 극도로 인색하다.

 

이런 남자들을 울게하는 것이 아버지인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넥스트"의 "아버지와 나 Part 2"는 어린 시절 철없이 살아가던 나에게 아버지의 의미를 처음으로 생각하게 했던 곡이다.   

 

 

 

N.EX.T - 아버지와 나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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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 내가 올려다본
그의 어깨는 까마득한 산처럼 높았다
그는 젊고 정열이 있었고
야심에 불타고 있었다 나에게 그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었다

 

내 키가 그보다 커진 것을 발견한 어느 날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서히 그가 나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이 험한 세상에서 내가 살아나갈 길은
강자가 되는 것뿐이라고 그는 얘기했다.

 

난 창공을 나르는 새처럼 살거라고 생각했다.
내 두 발로 대지를 박차고 날아올라
내 날개 밑으로 스치는 바람 사이로
세상을 보리라 맹세했다.

 

내 남자로서의 생의 시작은
내 턱 밑의 수염이 나면서가 아니라
내 야망이, 내 자유가 꿈틀거림을 느끼면서
이미 시작되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저기 걸어가는 사람을 보라 나의 아버지,
혹은 당신의 아버지인가 ?
가족에게 소외 받고 돈벌어 오는 자의 비애와,
거대한 짐승의 시체처럼 껍질만 남은
권위의 이름을 짊어지고 비틀거린다.

 

집안 어느 곳에서도 지금
그가 앉아 쉴 자리는 없다.
이제 더 이상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내와
다 커버린 자식들 앞에서
무너져 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한
남은 방법이란 침묵뿐이다.

 

우리의 아버지들은 아직 수줍다.
그들은 다정하게 뺨을 부비며
말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었다.
그를 흉보던 그 모든 일들을
이제 내가 하고 있다.

 

스폰지에 잉크가 스며들 듯
그의 모습을 닮아 가는 나를 보며,
이미 내가 어른들의 나이가 되었음을 느낀다.

 

그러나 처음 둥지를 떠나는
어린 새처럼 나는 아직도 모든 것이 두렵다.
언젠가 내가 가장이 된다는 것
내 아이들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무섭다.

 

이제야 그 의미를 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그 두려움을
말해선 안 된다는 것이 가장 무섭다.
이제 당신이 자유롭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나였음을 알 것 같다.

 

이제 나는 당신을 이해할 수 있다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랜 후에 당신이 간 뒤에
내 아들을 바라보게 될쯤에야 이루어질까
오늘밤 나는 몇 년만에 골목길을 따라
당신을 마중 나갈 것이다.

 

할 말은 길어진 그림자 뒤로 묻어둔 채
우리 두 사람은 세월 속으로
같이 걸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