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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맛집 / 목포맛집] 영란회집 - 민어의 참맛을 알다

로드그래퍼 2008. 8. 1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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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겨울방학때 아버님을 따라서 목장을 가다가

온양의 어떤 회집에서 먹었던 초밥과 생선회가 내 기억으로는 회와의 첫 만남이었다.

 

초밥과 생선회가 닷지에 놓여지고

생선회가 놓여있는 접시 한편에 놓여있는 연두색의 구슬처럼 보이는 물체가 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궁금했다! 저것은 무엇일까?

 

나      : 아버지 이게 모에요?

아버지: 아~ 그거, 먹어봐 아주 맛있어. 한입에 넣고 꼭꼭 씹어봐^^ 삼키지는 말구~

           (주방장의 눈이 똥그레졌었다, 그 때 그 눈의 의미를 알아챘어야했다ㅜㅡ)

나      : 맛있게 생겼네... (그 당시 내 눈에는 분명히 맛있게 생겼었다ㅜㅡ)

아버지: (말없이 웃고 계셨었다. 자애로운 아버지의 미소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 초록색의 맛갈스러워 보이는 물체를 덥썩집어 입에 넣고는 콱 씹어버렸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떻게 이럴수가

초등학교 5학년짜리 어린이에게 와사비 덩어리를 맛있다고 속여서 먹일수가 있단 말인가?

그것도 아버지가 아들에게...

 

고통으로 어쩔줄을 몰라했다.

아버님께서는 처음에는 재미있어하시는 눈치였는데

내 고통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약간은 당황하시더라.

아버지께서는 이 사건을 통해서 어린 나에게 세상에 그 누구도 믿어서는 안된다는 진리를 일깨워주셨다 ㅜㅡ

 

 

아버님께서 워낙 생선회를 좋아하셔서 어린시절부터 회문화를 접하며 살아왔다.

중학교시절부터는 항상 냉장고에 참치회가 들어있었다.

8식구(부모님과 6남매)가 먹어치우는 참치회의 양은 참으로 엄청났었다.

어느날 둘째형과 유진참치 대리점으로 참치를 사러갔다.

형과 참치대리점 사장님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사장님이 물어보신다

 

사장: 식당하세요?

        (구입하는 참치의 양이 너무 많아서 그리고 자주 구입해서 식당을 한다는 오해를 일으킨것 같았다)

형   : (무슨 생각을 한것일까?) 네!

사장: 그러시구나~ 식당은 10%할인해 줍니다. 진작 말을 하시지^^

        (엥? 이게 무슨 일?)

형   : (천역덕스럽게) 아~ 그래요? 진작 말을 할걸 그랬네요...

사장: 장사 잘되시나봐요. 앞으로도 많이 이용해 주세요.

 

 

그렇다!

우리식구는 미식가보다는 대식가에 가깝다.

도대체 가정집에서 소비된 참치의 양이 얼마나 많았으면 장사잘되는 식당으로 오인하고 10%할인혜택을 주었을까?

어쨋든 그날 이후로 우리는 10% 할인된 가격으로 양질의 참치회를 즐겼었다.

특히 나는 부위별 맛의 음미보다는 많은 양에 만족했었다.

 

다른 생선회도 마찬가지였다

광어, 우럭, 도미, 농어...

이 모든 것은 그냥 생선회였다.

맛의 차이? 전혀 못느꼈었다.

 

 

학습의 중요성!

한참을 먹다보니 종류별은 물론, 부위별로 맛의 차이를 느끼게 되었다.

그런데 안다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더라 ㅜㅡ

맛의 차이를 알게되니까 먹고 싶은게 더 많아지고 엥겔지수가 급상승ㅜㅡ

내가 먹어보지 못한 회를 누가 언급하면, 꼭 가서 먹어보는 것이 생활화가 되었다.

 

 

 

민어회!

민어는 어릴적 명절때 전으로 먹어보긴 했어도, 회로 먹는다는 소리는 처음 들어봤다

몇년전 서울 모처에 있는 식당에 갔더니 민어회를 판매하더라.

당연히 먹어봐야지^^

 

그런데 맛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더라.

역시 민어는 전으로 먹어야지 횟감은 아니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버님께서 민어는 목포3미중 하나이며 그 야들야들한 맛이 일품이라고 하신다.

 

나       : 어~ 별로던데요?

아버지: 어디서 먹어봤니?

나       : 노량진 ......

아버지: 선어회였어 활어회였어?

나       : 활어회요.

아버지: 음... 중국산 점성어 먹은것 같은데..

나      : (화들짝) 네?

아버지: 민어는 서울에서는 안팔걸

           활어회가 아니라 선어회상태로 판매되는데 서울에서는 그 선도를 유지하기가 힘들어.

           제대로 된것은 목포나 가야 먹을수 있을거다^^

 

아~ 내가 먹은것이 점성어란 말인가?

만약 그 인간이 음식가지고 거짓말을 했다면 천벌을 받은 것이다.

 

 

  

민어회는 목포에 있는 영란회집이 유명하다더라.

이래서 난 민어회와 낙지 회냉면를 먹겠다는 일념하에 목포를 향한다.

 

 

 

 

도착

영란회집의 이름은 사장님 이름에서 따 왔다고 한다.

영란이 누님~ 잘 부탁해요^^

 

 

 

 

 

 

 

 

 

테이블 셋팅

�미? 이게 다야? 살짝 삐질라칸다 -_-;;

 

 

 

 

 

 

 

민어회

동행하신 분께서는, 민어의 너무나 연한 육질을 좋아하지 않았다. 회는 쫄깃한게 최고라며...

하지만 내 입맛에는 그 보들보들하니 입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맛이 딱이었다. 

 

 

 

 

나는 아까의 그 삐진 마음이 어느정도 풀렸다.

 

 

 

 

하지만 동행하신 분께서는 쯔기다시도 안주는 식당이 어디있냐며 입이 댓발만큼 나왔다 ㅋㅋㅋ

 

 

 

 

그동안 먹었던 회와는 맛이 너무 다르다. 쫄깃한 맛을 기다하고 온 사람들은 실망할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내게는 그 입에서 살살 녹아 사라지는듯한 맛이 너무나 좋았다.

 

 

 

 

무얼찍어 먹어도 좋다라.

 

 

 

 

하지만 동행하신 분은 이집이 왜 유명한지 모르겠다고 계속 툴툴댄다 ㅋㅋ

 

 

 

 

 

 

 

 

민어부레, 민어껍질, 민어뼈다짐

 

 

 

 

 

민어부레

뭐라고 맛을 표현하기가 어렵다. 첫맛은 부드럽고 뒷맛은 쫀득하다.

민어부레는 국궁을 만들데 접착제로도 사용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쫀득한 맛이 나는구나^^

 

 

 

 

 

민어껍질

탱탱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입니다.

 

 

 

 

 

민어뼈다짐

뼈와 내장을 양념해서 다져낸 것인데, 부레의 강력한 포스에 밀려서 그다지 큰 인상을 주진 못합니다.

 

 

 

 

 

 

 

2차 상차림 

뭔가 좀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는데 민어지리가 나온다.

하긴 회먹으면 다 나오는것이니...

그리고 횟감이 좋다면 매운탕보다야 지리가 좋죠^^ 

 

 

 

 

 

 

 

 

 

 

 

 

민어지리

이 놀라운 맛에 비하면 민어회의 맛은 약하다^^

민어회의 맛이 없다는 말이 절대로 아니다.

민어회의 맛을 다른 회의 맛과 단순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민어회의 맛은 다른 어떤 회와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다.

뒤쳐지지 않는게 아니라 오히려 뛰어나다. 다만 나와 동행하신 분처럼 쫄깃한 회를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그냥그럴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리의 맛은 단순비교가 가능하지 않을까?

최고다!

다른 수식어가 필요없을듯 하다. 최고다!

동행하신분의 댓발만큼 나왔던 입이 쏙 들어가고, 눈에서 광채가 나며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나도 따라서 기분이 좋아진다. 

 

 

 

 

담백하고 고소하며 깊은맛을 낸다.

그동안 지리는 복지리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제대로 된 복지리를 맛보지 못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민어지리에 비하면 복지리는 약하다.

실로 탕중왕이라 하겠다. 회를 먹을때 툴툴거리던 동행하신 분도, 지금은 이집음식에 대한 찬사로 입이 바쁘다^^*

 

 

 

 

 

차림표

 

 

 

 

주      소 : 전남 목포시 만호동 1-5번지

전화번호: 061-243-7311

 

 

민어회!

8월이 가기전에 또 먹으러 가고야 말겠다.

그리고 노량진에서 나에게 점성어를 민어라고 속여서 팔았던 인간, 돈 많이 벌어라! 그리고 천벌 받아라!

음식으로 속이는 일이 없는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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