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가 배가 고플때,
전주 또는 전라도와 연관되는 식당이름이 있으면 무조건 들어간다.
맛과 관해서는 "전주" "전라도"는 믿음의 상징이다.
띠리리링 ♪ 띠리리링 ♬ 요즘 함께 자주 다니는 후배가 전화를 했다.
너: 한정식먹으러 전주가요?
나: 언제?
너: 전 요새 주말빼면 한가해요.
나: 내일가자
너: 내일은 좀 곤란해요. 내비를 교환하는데 아직 안왔어요.
나: 내비? 멀쩡했자나!
너: 아이나비에서 새로 나온게 있는데 건물이 입체로 나온다고해서 질렀어요.
나: 그런게 나왔어?
너: 아직 시중에 나온것은 아니고요. 미리 신청해서 미리 써 보는거에요.
이 인간은 흔히 말하는 어얼리어답터다.
어얼리어답터라기 보다는 지름신의 현세강림이다.
인터넷에 새로운 것이 떳다 싶으면 숨도 안쉬고 지른다.
세상 모든 사람이 이 인간같다면 장사하기 정말 편하리라.
한정식
1995년도에 백번집을 간적이 있었다.
4인기준 8만원짜리 상을 먹었었는데 상에 쌓이는 엄청난 종류와 양의 음식들...
그리고 그 음식하나하나가 얼마나 맛있었던지..
생각만으로도 입에 침이 고인다.
인터넷 검색하니 백번집이 전같지 않더라는 글이 여기저기 보인다.
여러글을 검색.. 고민고민 심사숙고해서 양반가로 결정
다음처럼 써 있더라! MBC화제집중에도 나왔다고....
풍남동 한옥마을에 있는 전통음식 전문점인 양반가에서는 조미료를 쓰지 않아 음식이 담백하기로 유명하다.
청국장 정식에는 반찬이 10가지가 넘게 나오며 옛날 밥에 얹어먹던 황석어젓갈이 입맛을 돋우며
황토방 흙집에서 직접 담근 청국장과 간장의 맛이 좋은 곳이다.
며칠후, 아이나비 최신형이 도착하고 후배 한명을 더 섭외해서 전주를 행해서 고고씽 ♬
4명이 가려고 애를 써봤지만 주중에 한가한 사람들이 그렇게 흔하지는 않더라.
새로나온 내비! 간지 작살이다.
주변이 눈에 보이는 것과 똑같이 나온다. 물론 건물의 세부모습까지 같은것은 아니지만...
내비에 주소를 입력하고 출발...
도착
식사공간
창호지 붙인문 오랜만에 본다.
어릴적 우리집은 양옥이었는데도 유리창 안쪽에 저런창이 하나 더 있었다.
매해 봄마다 형들이 창에 창호지를 붙이곤 했었는데...
그 시절이 생각나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양반가라고 씌여진 현판도 가오나온다.
고무신이 건물과 조화를 이룬다. 옆에 있는 하이힐 좀 다른곳에 놓지 ㅋㅋ
8만원상
예약을 하고 갔더니 이미 일부 음식이 세팅이 되어있다.
아직 다 나온것은 아니지만 어딘지 모르게 부실해 보인다. 예전에 백번집은 이렇지 않았었는데...
살짝 불길한 생각이 든다.
그저그런 반찬들
아~ 왜 불길한 예감은 이렇게 자주 적중하는 것인가?
생각보다 반찬의 맛이 별로다. 전주의 맛을 기대했으나 서울 보통식당에서 먹는 음식과 다를바가 없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서울의 맛있는 식당이 아니라 보통식당과의 비교라는 것이다.
한정식에 양상치 샐러드가 왠말인가!
그냥 그런 두부
그냥 시장에서 파는 두부다.
만약 주인장께서 직접 만들었다고 하신다면 좀 맛있게 만들라고 말하고 싶다.
얘는 왜 나왔을까? 반찬수 채우려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남양주의 기와집순두부생각이 간절하다.
역시 평범한 맛의 생선조림.
양념이 잘 안들었고, 육질이 퍽퍽한게 영 별루다.
간장게장
걍~ 그렇다. 걍 그런게 아니라 실망스럽다.
착착 감겨서 입안에 여운으로 퍼지는 그 맛이 없다. 신사동간장게장집집이 생각난다.
게장무침
역시 그저 그렇다. 양념이 맛갈스러운것도 아니고 게가 싱싱한 것도 아니다.
김부각
김부각이라고하더라. 무슨 생선껍질을 튀겨놓은 것같은데 한입먹고 안먹었다.
그저그런 전
시장통에서 막 파는 전과 별 다를바 없다.
실망백배 낙지볶음
낙지는 불에 오래있으면 질겨져서 안된다.
불에 오래있었는지 아님 헬스를 한 낙지인지 모르겠지만 생고무를 씹는듯한 강인한 육질의 낙지요리를 맛보았다.
그냥 불고기
말 글대로 그냥 불고기다.
그저그런 계란찜
계란찜은 잘하기도 어렵고 못하기도 힘든 음식이다. 하지만 내가 직접하는 계란찜보다는 나아야 할것이 아닌가?
간장게장과 게무침
함께 놓으니 사이는 좋아보인다.
덜 자라고 다이어트한 조기
너무 작아서 먹을게 별로 없었다.
8만원상에 25센티넘는 그런 양질의 조기를 기대하는 몰상식한 사람은 아니다.
어느 정도 먹을만한 조기를 올리던지 아님 아예 빼던지...
서울촌놈을 위한 삼합
개인적으로 가장 이해할수없는 사람이 해외여행가면서 고추장 가지고 가는 사람이다.
여행이란 그 지역의 맛까지도 포함한다는 생각이다. 밋밋한 맛의 삼합이 나왔다. 내가 서빙하시는 아주머니에게 한마디 한다.
나: 서울사람용인가봐요.
너: ??
나: 입천장을 뒤집고 코를 뻥뚜는 그런 화끈한 맛이 없네요.
너: 여긴 서울분들이 많이 오시는데 서울분중에는 그런 맛을 싫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요..
전라도의 맛이 싫으면 왜 사람들이 전라도까지 음식을 먹으러 갈까.
맛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으나 서울에서도 흔히 먹을수 있는 맛이다.
삼합세팅
그래도 이게 제일 먹을만했다.
홍어탕
이 음식은 처음 먹어봤다.
홍어의 향이 조금 더 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좋은 맛이다.
실내
얼핏보는 실내는 나름 분위기있다.
그런데 파리가 왜 그렇게 많던지..
날아다니는 파리들의 모습이 마치 못하는 동네조기축구를 연상시킨다.
한손으로 먹고 한손으로 파리 쫓고 ㅠ.ㅠ
서빙하시던 분에게 (웃으며) 이야기 했더니
방문을 열어 놓고 먹어서 그렇다고 한다.
아니 그럼 문을 꼭 꼭 걸어잠그고 먹어야 한다는 말인가?
이건 뭐 교도소도 아니고...
맛에 마음이 많이 상하기도 했지만 더 큰 불만은 파리때의 편대비행이었다
그리고 더 마음이 상한것은 업소측의 무책임한 태도
어찌 이런 집이 유명맛집의 반열에 올랐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실내에서 내다본 모습.
양반가에 대한 여러 평가중에서 "조미료를 쓰지 않아서 담백하다"라는 말에 가장 끌렸다.
요즘 조미료빨로 우리의 입맛을 속이는 못된 음식점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결과는 "조미료를 쓰지 않은 담백한 맛"이 아니라 "밋밋한 맛"이었다.
서빙하는 아주머니에게 파리가 너무 많다고 말했더니
문을 열어 놓아서 그렇다고 하신다.
너무 무책임한 말이다. 그럼 방에서문 꼭 닫고 먹어야하는게 한정식인가?
아쉽다!
이런 음식을 먹으려고 전주까지 간것이 아닌데..
궁금하다!
원래 이런 맛인지, 아니면 서울서 온 뜨내기 손님이라고 대충 준 것인지.
비추라서 주소와 전화번호 생략할까 하다가 올린다.
돌아오는 길의 후배들의 표정이 밝지가 않다.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3가 79-2
전번: 063-282-0054
맛 ★★
가격 ★★
분위기 ★☆
서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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