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이 한권의 책

고삐풀린 영어

로드그래퍼 2008. 5. 8. 05:35
고삐풀린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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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어는 무조건 암기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분.
[!] 어차피 영어는 외국어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익힐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분.
[!] 이것 저것 따지기보다는 지금까지 해오던 그대로 따라가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는 분

위의 사항에 하나라도 해당하시는 분이 있다면 지금 당장 이 책을 덮으셔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 외우는 게 지겨워서 영어하기 싫다는 분.
[!] 양키 놈들이 머리가 더 좋은 것도 아닌데, 우리가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
[!] 죽어라고 공부했는데 아직까지도 안 되는 건, 내가 잘못된 게 아니라 분명히 영어학습법이 잘못된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
[!] 스스로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용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며 비참함을 느껴보신 분.
[!] 영화를 보면서 쉬운 단어도 해석이 안 된다는 것에 절망해보신 분들


위의 사항에 해당하시는 분들은 반. 드. 시. 이 책을 끝까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서점에 서서 읽으셔도 좋습니다. 이 책은 지금까지 나온 책들처럼 뻔한 내용을 가지고 말장난 하는 책이 아닙니다.

지금까지의 무책임한 암기식 공부법은 "영어 귀족"들을 양산해내고 있습니다. 웬만큼 노력을 하면 그 만큼의 실력이 뒤따라 와야 하는 게 당연한 이치인데 아무리 노력을 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어요? 이유도 모른 채 암기만 하면 된다는 공부법. 이제는 버릴 때가 되지 않았나요?

저희들은 가능한 한 대한민국의 모든 영어교사 및 관계자들이 이 책을 읽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이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대로 된 시각으로 제대로 된 영어를 접하고 싶으신 분만 읽으십시오. 눈요기 삼아 대충 한번 읽고 책꽂이에 꽂아둘 생각을 갖고 있다면 그런 분은 저희가 거부하겠습니다.

마음의 준비가 되셨나요?
그럼 출발해 보겠습니다.


2004년 2월
eanc English Center 사무실에서
류성완, 손정민, 조영민


목 차

머릿말

첫 번째 편지 - get 하나면 모든 동작이 끝난다 / 6

두 번째 편지 - guy 에 대한 진실

세 번째 편지 - to 부정사냐 전치사냐 그것이 문제로다

네 번째 편지 - 이것만 알아도 횡재하는 겁니다 - have

다섯 번째 편지 - There you go. 저리로 가?

여섯 번째 편지 - go를 가다로만 알고 있으면?

일곱 번째 편지 - 고삐 풀린 명사?

여덟 번째 편지 - all star는 모든 스타일까?

아홉 번째 편지 - 연소자 관람불가 영화와 [d]

열 번째 편지 - 쉬어가는 길에 - competence 에 대하여

열한 번째 편지 - take 바로 알기

열두 번째 편지 - make는 도움을 필요로 한다

열세 번째 편지 - 오다? 가다? come!

열네 번째 편지 - competence 한눈에 보기

열다섯 번째 편지 - have의 친척 of ?

열여섯 번째 편지 - 생생하게 만들어 주마! for

열일곱 번째 편지 - 생생하게 만들기가 쉬운 게 아니라니까요. from

열여덟 번째 편지 - 달라붙어 있다는 편견을 버려! on

열아홉 번째 편지 - in 을 알려줄게

스무 번째 편지 - 어느 날 조동사가 내게로 다가왔다

마지막 편지 - 못 다한 이야기

에필로그




[첫 번째 편지] get 하나면 모든 동작이 끝난다.



새로운 영어의 세계에 들어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도대체 뭐가 새롭다는 건지 일단 함께 둘러봐야겠죠? 친절하게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우선 질문하나 하겠습니다. get의 뜻이 뭘까요? 너무 쉬운가요? 질문을 보자마자 여러분의의 머릿속에는 '얻다'라는 뜻이 떠올랐을 겁니다. 맞죠? How are you? Fine, thank you의 공식처럼 저절로 튀어나오는 거니까요.

하지만 영어공부를 조금이라도 깊게 했던 분들은 get이 '얻다'뿐 아니라 엄청나게 다양한 뜻으로 쓰인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네 그렇습니다. 영어 수업시간에 너무나도 쉽게 배운 공식, <get = 얻다>만 가지고는 해석이 되지 않는 영어문장이 부지기수입니다. 교과서를 위한 공식일 뿐이지요.

지금 옆에 영어사전이 있다면 get을 한번 찾아보세요. 어떤 내용이 나와 있는지. 책을 접어놓고 직접 사전을 찾아볼 정도로 시간이 많은 분은 거의 없을 것 같으니까, 여기에 대충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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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다, 가지다, 병에 걸리다, <식사를> 차리다, 준비하다, <수컷이 새끼를> 보다, <타격, 공격 등> 치다, 맞다, 낭패케 하다, 궁지에 빠뜨리다, 화나게 하다, 이해하다, 열중하다, 물들다, <식사 등을> 하다, 먹다, ~을 압도하다, <작물 등을> 못 쓰게 만들다, ~을 감동시키다, 시키다, 당하다, 도달하다, ~로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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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위에 나온 다양한 뜻을 보고 "짜증나 죽겠네. 이래서 영어는 쳐다보기도 싫다니까. 저 복잡한 걸 어떻게 쓰냐?"라는 생각을 하시지는 않았나요? 만약 그렇게 생각했다면 이제부터는 생각을 좀 바꿔보세요. 이렇게요.

"좋아. 그럼 get만 제대로 알아도 의사소통하는데 큰 지장은 없겠네?"

듣고 보니까 맞는 말인 것 같죠? 인생을 우울하게 살지 말자구요. 그깟 영어 하나 때문에 짜증내고 우울해지면 안 되죠. 아주 조그만 생각의 차이일 뿐입니다. 그럼 이제 수십 가지의 뜻이 있는 영어단어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겠어요? 물론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해야죠. 엄청난 희소식이잖아요.

문제는 지금까지 수십 가지의 뜻이 있는 영어단어를 완벽하게 익힐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만약 이 책에서 [get의 뜻을 단 한가지로] 알려준다면 어떻겠어요? 그거 하나만 익히면 수십, 수백개에 달하는 뜻을 깡그리 익혀버릴 수 있고, 거기에 얹어 언제 어떤 상황에서 사용해야 할지 정확히 알려준다면? 이거 정말 횡재하는 거 아닌가요?

지금까지 수많은 방법론이 쏟아져 나왔지만, 대부분 get을 get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선 영영사전을 열심히 보라, 는 정도의 뻔한 소리에 불과했습니다.

만약, 영영사전을 보고나서 get을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분이 있다면 당장 이 책을 덮어도 좋습니다. 평생 그렇게 해보세요. 영영사전으로 해결이 되었다면 우리가 뭣하러 지금까지 영어 때문에 이 죽을 고생을 하고 있겠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작을 하거나 말을 할 때 "얻다"라는 의미에서 벗어나는 문장은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아예 get을 잘 사용하질 않죠. 그 이유가 뭘까요? get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어디에 써야할지 모르니까 자신이 없어서 그런 겁니다. 게다가 비슷한 뜻으로 알고 있는 여러 단어(have, take..) 중에서 어떤 걸 써야할지 난감하기도 할거구요. 제 말이 맞죠? 인정할 건 인정합시다.

더 이상 길게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다들 궁금해 하는 것 같으니까 이제부터 이 책에서 말하려고 하는 get의 의미에 대해 설명을 시작하도록 하죠. 놓치지 말고 잘 따라오세요.

get은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공감하는 상황에서 당연하게 해야 하는 행동]을 하거나 또는 [당연히 있어야 할 상태가 되는 것]을 뜻합니다.

이것만 알면 get은 끝난 겁니다. 황당할 정도로 쉽게 get이 해결될 테니까 기대해보세요. 일단 get이 어떤 상황에서 쓰이는지 예를 들어 설명 드리겠습니다.

1. 부시와 후세인이 방안에 함께 있다고 합시다. 그런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전화벨이 울리는 상황은 [부시와 후세인이 공감하는 상황]이죠? 전화벨이 울린다는 건 부시도 알고 후세인도 알고 있는 거잖아요.

2. 자, 이제 부시와 후세인은 머릿속으로 누가 전화기에 더 가까운지, 상대방이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인지 서로 눈치를 볼 겁니다. 이것 저것 따져보는 거죠. 누가 전화기에 더 가까이 있는지, 누가 더 바쁜지, 누가 더 힘이 센지 등등..

3. 그리고 나서 둘 중 한 사람이 전화를 받을 겁니다. 법으로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너무나도 [당연한 행위]를 하는 거죠. 전화벨이 울리면 당연히 전화를 받아야 하니까요.


그러니까 전화벨이 울릴 때, I'll get it 이라고 한다면 서로가 공감하는 상황[전화벨이 울리는 상황]에서 자신이 당연히 해야 할 일[전화를 받는 일]을 한다는 말이 되는 겁니다.

자, 이제 조금 이해가 되시죠? 위에서 살펴본 대로 get은 [서로 공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하게 해야 할 일을 한다] 는 뜻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수백, 수천가지의 해석이 가능한 겁니다.


초인종이 울렸을 때, 집안 식구 가운데 한 사람이 나가면서 I'll get it 이라고 하면 [문을 열어주겠다]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고,

친구가 물건을 놓고 왔다고 할 때, I'll get it 이라고 하면 [내가 가져올게]라는 의미가 되는 겁니다.

일상생활에서 원어민들이 무슨 일을 하겠다고 할 때, I'll get it 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이유를 아시겠죠?

get을 쓰면 [그 상황에서 자기가 그 일을 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 된다는 것만 적용하면 됩니다.


[당연히 해야 할 행동을 하는 것]과 함께 [당연히 있어야 할 상태가 되는 경우]에도 get을 씁니다.

대표적으로 자연의 변화를 들 수 있겠죠.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서 따뜻해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자연현상]이잖아요. 이런 경우에 get을 사용하여 It's getting warmer 라고 표현하는 겁니다.

April has come and it's getting warmer every day.

위의 문장이 따뜻함을 "얻고"있다는 뜻은 아니겠죠? 4월이 됐으니까 [당연한 자연현상으로 따뜻해지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는 겁니다. get을 써야 자연스러운 문장이죠. 봄이 와서 따뜻해지는 건 [당연한 자연현상]이니까요.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하루 종일 전화만 하고 있으면 엄마한테 혼나죠? 아마 이런 말을 듣게 될 거예요.

Get off the phone.

"전화 끊어"라고 간단하게 해석할 수 있겠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좀 부족합니다. 원어민의 감정까지 읽어낼 수 있어야죠.
위의 문장에서는 지금 상황에서 [니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라]는 어감까지 읽어내야 합니다. 그게 바로 get을 사용한 이유니까요.

get으로 시작하는 명령문을 언제 써야 할지 이제 아시겠죠? [지금 상황에서 당연히 해야 할일을 하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겁니다. 상대방이 당연히 해야 할일을 하고 있지 않으니까 get을 사용해서 명령문을 썼겠죠?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에서도 get의 맛을 잘 살린 표현이 나오는데요. 주인공이 어린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입니다. 매춘부들을 몰래 훔쳐보고 있는 동생에게 형이 이런 말을 하는군요.

get.

기존의 방법으로 이걸 해석하실 수 있겠어요? get으로 문장이 끝나버렸으니 황당할 수밖에요. 하지만 지금까지 설명한 get의 의미를 적용해보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get은 [공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히 해야 할일을 하는 것] 이라고 했잖아요. 어린아이가 매춘부를 훔쳐보는 건 어울리지 않는 일이죠. 애들하고 같이 노는 게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잖아요. 그러니까 [가서 어린애한테 어울리는 놀이나 해]라는 의미로 사용한겁니다. get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그런 뜻을 다 담아낼 수 있는 겁니다.


get이 사용되는 상황에 대해 좀더 알아보겠습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엄마가 16개월 된 아기에게 운동을 시키기 위해서 산책을 데리고 나가는 장면입니다.

Let's go out and take a walk
(밖으로 산책 가자)

엄마는 아기가 안아 달라고 응석을 부리면 업어 주기도 하면서, 최대한 오래 걸을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주겠죠. 걷다가 업히고, 다시 걷기를 수차례. 16개월 된 아기가 무슨 힘이 있겠어요? 조금 걷다보면 지쳐서 더 이상 걷지를 못하겠죠.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엄마가 아기에게 말을 건넵니다.

Oh, are you getting tired?

엄마가 아기에게 Are you tired? 라고 묻질 않고 get을 사용해서 말했네요. 인간은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동물이라서 언어도 간단하게 표현하길 좋아한다고 하는데, 이 엄마는 왜 쉬운 표현을 놔두고 더 복잡한 표현을 썼을까요? 뭔가 다른 의미를 주기 위해서 그랬겠죠?

Are you tired? 라고만 물었다면 단순하게 피곤한지를 묻는 질문이 되겠지만, 아기가 애를 쓰며 걷는 모습을 쭈욱 지켜봤던 엄마로서는 get을 써서 [아기가 힘들다는 것에 대해 공감한다는 감정]을 실어 표현하고 싶었던 겁니다. 우리말로 굳이 비교하자면, "피곤하니?"라는 말과 "우리 아가 피곤하지?" 라는 말 정도의 차이로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무작정 get을 '얻다'라는 뜻으로만 알고 있으면 영어의 참맛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감정이 실리지 않는 딱딱한 언어를 무슨 재미로 공부하겠어요?

영어를 제대로 공부하려면 한 문장씩 따로 떼어서 하지 말고, 상황과 문맥을 고려해야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죠? 그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어떤 상황에 사용되었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으니까 당연히 상황이나 문맥이 제시되어야 하죠. 그렇지만 상황과 문맥이 나와 있어도 저희가 설명한 본질적인 의미를 모른다면 Are you getting tired? 에 get을 왜 썼는지 알아낼 수 없습니다. 아무리 죽어라고 공부해봤자 정확한 상황에서 get을 마음껏 부려 쓸 수 없는 거죠. 결국 반쪽짜리 영어밖에 안되는 거예요.


Get out of here? 나가 있어?

이번엔 난이도가 높은 슬랭에 한번 도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뭐, 난이도가 높아봤자 get의 뜻에는 변함이 없으니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혹시 에디 머피(Eddie Murphy)의 유행어인 Get out of here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학교에서 배워온 대로 Get out of here 를 해석해보면, "나가버려"라는 뜻이 됩니다. 그런데 원어민들은 "웃기는 소리 하지마"라는 뜻으로 자주 사용한다고 하죠. 그렇다면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제 get에 대해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테니 스스로 고민해보고 나서 밑의 설명을 읽어보세요. 남이 해주는 설명만 읽어서는 실력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나름대로 생각해보셨죠? 그럼 여러분의 생각과 비교해보세요.

명령문으로 쓰였으니까 get은 [지금 상황에서 당연하게 해야 할일을 하라]는 뜻입니다. out of here는 [현 상황(위치 혹은 말)에서 벗어나라]는 뜻 이구요.

실내 인테리어에 대한 의견을 교환 하는 중에 뜬금없이 부시가 "난 평화를 사랑해!"라고 우긴다면, 그야말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 되겠죠. 하지만, 부시도 자기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는 걸 뻔히 알고 있거든요. 그건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공감]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실내 인테리어와 평화는 아무런 관련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get out of here ! 라는 말을 하게 되면 "쓸데없는 소리 집어 치우고 인테리어 이야기나 해, 임마."라는 정도의 의미로 사용할 수 있는 겁니다. 물론 토론장같이 공식석상에서 쓰이는 말은 아니 구요.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 반 농담 식으로 하는 말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써야 하는지는 아시겠죠?

"나가버려!"라는 의미로 쓰일 때도 역시, 상대방이 지금 당연히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하는 말이 됩니다. (물론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부당하거나, 협박처럼 느껴질 수 있겠죠. 명령문이기 때문에 말하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그런 상황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할 수도 있으니까요.)

Get out of here! 와 같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유행어들은 사전적인 의미로는 해석이 되지 않습니다. 원어민들도 듣고 이해는 할 수 있지만 논리적으로 설명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냥 '어감'으로 느낄 뿐이니까요.

어째서 회화에서는 get이 자주 쓰일까?

일상회화에서는 get을 많이 쓴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Be 동사를 get으로 바꾸어서 쓰는 경우도 많죠. 그 이유는 뭘까요? 일상생활에서 쓰는 가벼운 말이니까 친구들과의 대화에서는 무조건 get만 쓰면 되는 걸까요?

딱딱한 글보다 친구와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일상적인 대화에서 get을 쓰는 이유는 너무도 간단합니다. 이미 설명을 드렸는걸요. get은 어느 상황에 쓰여도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니까요.

대화를 할 때, 우리는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누구와 이야기를 하느냐에 따라 대화의 주제가 달라지곤 하죠. 바꿔 말하면 사람에 따라 [공감하는 부분]이 다르다는 거죠. 그런 이유로 get 은 낯선 사람에게보다는 친한 사이에서 더 자주 사용됩니다. 친한 친구일수록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으니까요. 사전에 보면 informal한 표현이라고 나오죠. 공식적인 자리보다는 허물없는 사이에서 더 자주 애용되는 단어라는 의미입니다.

그뿐 아니라 친구와 1:1로 만난 경우, 직접 얼굴을 맞대고 있기 때문에 표정이나 동작 등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눈과 귀로 받아들일 수 있겠죠. 정보가 많다는 건 그만큼 get을 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는 걸 뜻하지 않겠어요?

소설 속에서 아무런 설명 없이 갑자기 I'll get it 이라는 문장이 나왔다면, 뭘 하겠다는 건지 독자들은 알아챌 수가 없습니다. 글로 일일이 묘사를 해주어야만 get의 의미를 알 수 있죠. 그렇지만 일상생활에서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냄새까지 맡을 수 있잖아요. 그 모든 것들이 get의 재료가 됩니다. 아무런 설명 없이 쉽게 get을 써도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가능한거죠.

구어체에서 Let's start. 보다는 Let's get started. 가 더 자주 쓰인다는 이야기를 책에서 읽어본 분들도 있을 텐데요. 이제 납득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냥 시작하자, 라는 말보다는 [서로 공감하고 있는 것]이라는 뉘앙스를 넣어서 좀더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get 이 '얻다'라는 뜻으로 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경우에도 [그것을 얻는 상황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울 때] 사용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색한 말이 되어버리는 거죠.

get에 대해 길게 설명하긴 했지만, 핵심은 하나밖에 없다는 것을 아시겠죠?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게 문제가 될 뿐이지, 핵심은 너무나도 간단합니다. 영어도 의사소통을 쉽게 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데, 뭐 하러 복잡하게 만들었겠습니까?

competence ?

지금쯤이면 슬슬 여러분의 머릿속에 이런 물음이 떠올랐을 겁니다.

"읽어보니까 맞는 말인 것 같긴 한데, 이거 어떻게 알아낸거지? 영영사전에도 안 나오는데, 외국에 나온 이론 베낀 건가?"

별로 궁금하지 않았다구요? 그래도 뭐,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그 모든 비밀은 저희 [eanc English Center] 에서 발견한 competence에 있습니다. competence란 진정한 영어를 찾게 해주는 보물지도와 같은 겁니다. 복잡한 건 절대 아닙니다. 진리는 쉽고 단순한 법이니까요. 앞서 설명한 get도 사전에는 수십, 수백가지의 뜻이 나와 있었지만 너무 간단하게 해결이 됐잖아요, 그렇죠?
놀라지 마세요. competence는 영어 낱낱의 소리에 담겨있는 의미를 밝혀낸 것입니다. 저희는 영어를 쪼개고 쪼개어 연구하던 중에 가장 본질적인 부분까지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영어의 본질, 그것이 바로 competence라는 개념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competence로 get을 분석해볼까요?

[g]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서로 공감하는 상황]
[e] 그 모든 여건을 고려해서
[t] [주어가 정확하게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혹은, [그 상황이 주어에게 발생하는 것]

앞서 설명했던 get의 의미가 되살아나시죠?

[g] 사운드가 서로 공감하고 있는 상황을 말해주고 있고,
[부시와 후세인이 전화벨 소리를 듣고 나서]

[e] 사운드가 그 상황을 살피고 고려하는 것을,
[서로 눈치를 봤죠]

그리고 [t] 사운드는 정확하게 정해진 일을 하거나 그러한 상태에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습니다. 그게 바로 전화 받는 행위였죠]

이 책에서 다루는 단어는 모두 competence로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설명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책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영어의 깊이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영어에서 막히고 짜증났던 부분이 속 시원하게 해결될 겁니다. competence에 대해서는 앞으로 기회가 되는 대로 더 자세한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ps 1. get을 제대로 익히시려면 원서 소설이나 영화에서 get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여기서 배운 내용을 적용해보세요. get을 해석하는데 초점을 맞추지 말고 어떤 상황에서 사용되었는지 잘 살펴보세요.

ps 2.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시기 바랍니다.

"get이 뭔지 말할 수 있어?"

지금 이 질문에 대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다면 지금 이 편지를 처음부터 다시 읽어주세요. 욕심만 앞서서 내용을 빨리 다 읽어버리려는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시기 바랍니다. 완벽하게 get이 이해될 때까지 읽고나서 두 번째 편지를 읽으세요. 대충 빨리 읽어버리고 싶으신 분들은 이 책을 구입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냥 서점에 서서 훑어보다가 내려놓으세요. 장담하건대, get만 제대로 이해해도 책값은 뽑는 겁니다. 그리고 다시 읽을 때는 competence로 분석해 놓은 내용을 염두에 두면서 get의 의미를 살려보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 편지] - Guy 에 대한 진실



여러분께 드리는 두 번째 편지군요. 첫 번째 편지를 읽고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과연 발음을 가지고 영어가 해결이 될지 다들 의아해하고 계시겠죠. 소리만으로 영어의 본질적인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소리를 있는 그대로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의미로 연결시키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한 소리 중심의 영어입니다.

Guy 에 대한 진실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 내용은 guy입니다.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는 단어이지만, competence로 익힌다면 더욱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있을 겁니다.

guy라는 표현이 남자를 가리키는 표현일 뿐 아니라 Hey, you guys 뭐, 이런 식으로 남녀 통틀어 흔히 쓰인다는 건 이미 알고 계실 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런 의미가 나오게 되는지 guy를 competence로 분석해볼까요? 첫 번째 편지를 제대로 읽었다면 [g]사운드에 대해서는 정확히 익혀 놓으셨겠죠? 사실 guy는 [g]사운드만 알아도 끝난 거나 다름없습니다.

[g] - 서로 [공감]하고 있는 것을
[a] - [구체적]으로 하고 있다는
[i] -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

그러므로 guy 역시 get과 마찬가지로 [공감]을 의미하는 [g]사운드에 무게가 실리는 단어입니다. guy가 친구를 지칭할 때 쓰이게 되면, 통하는 것이 많다는 뉘앙스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공감, 이라는 말을 문자 그대로 대입하지 말고 자유롭게 활용해보세요. 어감만 느끼시면 됩니다)

직장상사가 부하직원들에게 혹은, 부하직원들이 직장상사에게 guy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에도 같은 직장에서 서로 [일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표현입니다. 친구나 직장동료가 아니더라도, 상대가 하고 있는 [일이나 상황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경우에 guy를 쓰면 됩니다.

원어민들은 철저하게 competence에 기반해서 언어생활을 하기 때문에 이 책에서 제시하는 competence만 제대로 익히셔도 영어를 바라보는 시각이 180도 달라질 겁니다. 그럼 guy가 실생활에서는 어떤 경우에 쓰이는지 알아보도록 할까요?

인기 시트콤인 프렌즈(Friends)의 한 장면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장소는 Monica의 아파트.
Monica와 데이트를 하기로 한 Paul이 집을 방문했습니다.

Paul : It's Paul
자신을 Paul이라고 밝힙니다.

Ross : Paul the Wine Guy, Paul?
Ross가 Paul을 Wine Guy라고 부르는 군요.

Phoebe : What does that mean? Does he sell it, drink it, or just complain a lot?

여기서 좀 엉뚱한 캐릭터인 Phoebe가 한마디 합니다.

"무슨 말이지? 걔가 와인을 판다는 거야, 마신다는 거야, 아니면 그냥 불평만 늘어놓는다는 거야?"

이런 농담이 가능한 이유는 Wine Guy라는 말을 들었을 때, 원어민의 머릿속에 두리뭉실한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걸 이용해서 농담을 한거죠.

competence로 분석한 guy의 의미를 여기에 적용시키면 됩니다.

Wine guy라고 하면 와인을 떠올리면 사람들이 쉽게 떠올릴 수 있는[공감할 만한] 것을 하는 사람이니까, [Wine 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 이라는 정도의 의미가 되겠네요.

그러니까 Paul은 와인 감별사(Sommelier)일 수도 있고, 와인을 판매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그냥 와인을 무지하게 좋아하는 사람일 수도 있는 겁니다. 정확하게 말해주기 전에는 아무도 모르는 거죠. 두리뭉실한 그림이니까요. Monica 가 Paul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정확하게 설명해 주었다면 Wine Guy라고만 해도 어떤 일을 하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겠죠.


* Pizza guy

다른 장면을 하나 더 살펴볼까요?

프렌즈 1시즌 Episode 4에 보면 배달부가 이렇게 외치는 부분이 나옵니다.

- Pizza Guy ~ !
(피자 배달 왔어요)

자 Pizza Guy를 피자 배달부라고 외워야 할까요?

Pizza Guy라는 말은 피자 요리사가 될 수도 있고, 피자 서빙을 하는 사람도 될 수 있고, 맛있는 피자만 찾아다니는 사람도 될 수 있습니다. Pizza Guy라는 말에는 [Pizza 에 관련된 사람]이라는 뜻밖에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위에서처럼 피자를 시킨 상황에서는 당연히 피자배달부가 왔다고 예상할 수 있는 겁니다.

이제 아시겠죠? 두 번째 편지에서는 guy의 뉘앙스만 정확히 익히시면 됩니다.


ps. 두 번째 편지는 비교적 쉬운 내용을 다루었지만, 한 가지 정도 생각할 거리를 남겨드리겠습니다. 피자배달부는 어째서 Pizza Guy~ 라고만 외쳤을까요? 우리나라에서는 "피자 배달 왔습니다~" 이렇게 말할 텐데 말이죠. 예의라고는 눈꼽만치도 모르는 족속들이라 그런 걸까요? 한번쯤 생각해보세요.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세 번째 편지] to 부정사냐, 전치사냐 그것이 문제로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차근차근 읽으셨다면, 이 편지의 제목을 읽고나서 어떤 내용이 나오게 될지 예상을 하셨을 겁니다. to가 들어가는 문장 역시, 어느 위치에 어떤 용법으로 쓰이게 되더라도 같은 뜻으로 쓰이게 된다는 걸요.

제가 계속 떠드는 것보다 여러분이 직접 확인해 보는 게 가장 빠르겠죠?

to를 competence로 분석해보겠습니다.

[t] - 분명하게 정해진 일이나 상황을
[u] - 구체적으로 심화/발전시켜 가는 것

to는 문장의 어느 위치에 오게 되더라도 [분명하게 정해진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라는 뜻을 나타냅니다.

I'm ready to start my own business.

to가 들어가는 부분과 나머지 부분을 나누어서 생각해 보도록 할까요.

I'm ready - 나는 준비가 됐어요.
to - 뭐가 준비 됐냐구요? [그걸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릴게요]
start my own business - 바로 내 사업을 시작하는 거예요.

그저 막연하게 사업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만을 뜻하는 문장은 아닙니다.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그 상황에서 [분명하게 정해진 사실]이라는 것을 to에서 읽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He went to New York.

이렇게 to가 전치사로 쓰여도 마찬가지 입니다.

He went - 그는 갔어.
to - [정해진 것을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New York - 뉴욕을 갔지.

다음 문장은 to를 정확히 모르면 오해할 수 있는 문장입니다.

Smoking is a tough habit to break.

자, 여러분은 어떻게 해석하시겠어요?
아마 대부분 "담배는 끊기 힘든 고질적인 습관이다"라고 해석했을 거예요, 그렇죠?

방금 전에 배운 to를 그대로 적용시켜보면 위의 해석과 조금은 다르게 해석이 됩니다.

Smoking is a tough habit - 담배는 고질적인 습관이다.
to 그렇지만 [확실하게 정해진 것이 있는데 그걸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break - 끊어야 해

담배가 고질적인 습관이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끊어야 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는 거죠. 즉, 담배가 고질적인 습관이긴 하지만 끊어야 해, 라고 해석을 해야 하는 겁니다. 담배를 끊어야 하는 것이 분명히 정해진 상황이니까요.

담배는 끊기 힘든 고질적인 습관이다, 라는 해석과는 뉘앙스가 분명히 다르죠?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런 작은 오해 하나하나가 쌓이기 시작하면 그것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감당하기 힘들게 되어버리는 겁니다. 외국인이 한국어를 유창하게 해도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게 들리는 것은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일 거예요. 첫 번째 편지에서 설명한 get만해도 그렇죠. 아무 생각 없이 get을 '얻다'라고만 외웠기 때문에 자유자재로 써먹을 수가 없었잖아요. to도 쓰임새를 제대로 알고 쓴다면 보다 확실하게 여러분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을 겁니다.


get 과 to 의 만남

기왕 get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김에 복습도 할 겸, get 과 to가 함께 등장하는 문장을 한번 살펴볼까요?

My dad's in Seoul, my mom's in Daejeon, my brother's in Gwangju. So we only get to see each other once or twice a year.

위의 문장을 보니까 get하고 to가 눈에 들어오네요. 대충 해석을 해보면 get to가 없어도 뜻은 충분히 통하잖아요. 그렇다면 get to는 왜 나온 걸까요?

아빠는 서울에 사시고, 엄마는 대전에 사시고, 동생은 광주에 살아요. 그래서 우리는 일년에 한두 번밖에 만나지 못한답니다.

원어민들은 get to를 왜 사용하는 걸까요? 외국인들 영어 공부할 때 골치 아프라고 일부러 어려운 걸 집어넣은 걸까요? 분명히 뭔가 이유가 있으니까 썼을 겁니다. get과 to에 대해 배웠으니까 애꿎은 사전만 뒤적거리려 하지 말고 한번 이유를 생각해보세요. 사전을 찾아봐도 무슨 뜻인지 알아내기 쉽지 않을 걸요? 그리고 솔직히 그깟 get하고 to때문에 사전을 뒤적거려야 한다는 건 좀 비참하잖아요. get이 들어가는 문장은 원어민들에게는 너무나도 쉽고 편한 표현이라니깐요. 그렇다면 우리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걔네들만큼 영어를 할 수 있을 거 아닙니까.

get부터 짚고 넘어가 봅시다. get이 어떤 뜻이라고 했죠? 지금 머리를 긁적이고 있는 분들, 손들고 반성하세요. get은 [서로 공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하게 해야 할 행동이나 당연하게 있어야 할 상황]을 뜻한다고 했잖아요.

예문에 어떤 내용이 나와 있는지 차근차근 살펴봅시다.

My dad's in Seoul, my mom's in Daejeon, my brother's in Gwangju.

첫 번째 문장에서는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다는 걸 말해주고 있네요. 아빠는 서울에 사시고, 엄마는 대전에 사시고, 동생은 광주에 살고 있다고 말이죠.

So we only get to see each other once or twice a year.

그리고 나서 두 번째 문장에서 get이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get에서 [서로 공감하고 있는 내용]은 뭐겠어요? 당연히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다는 거죠.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있다고 하면 그 말을 들은 사람의 머릿속에서는 어떤 생각이 들까요? [가족끼리 따로 떨어져 살고 있으니까 서로 자주 만나지 못 할 거라는 생각]이 들겠죠. 여기까지가 get입니다.

그리고 가족들이 일년에 한 두번 밖에 만나지 못하게 되었다는 상황[get이 만들어낸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 to입니다. to 뒤에 나오는 내용은 [상황에 의해 정해진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거니까요.

즉, get to를 넣어서 일년에 한두 번밖에 만날 수 없는 상황을 더 강조한 겁니다. 상대방이 [자신의 상황에 공감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들어가 있는 거죠. 이런 뉘앙스가 들어가게 된다는 것을 모른다면 우리는 영원히 get to를 제대로 쓸 수 없습니다. 쓸모없는 구문으로 생각하게 될 테니까요. get to를 넣지 않아도 말이 통하는데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괜히 집어넣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위의 문장과 같은 상황에서 get to를 적절히 사용한다면 좀더 감칠맛 나는 대화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원어민다운 표현이 가능해지는 거죠. 아직 써먹을 수준까지 되지는 못하더라도 원어민들이 get to를 왜 썼는지 알아낸 것만 해도 어딥니까? '이해'와 '무조건적 암기'는 천지차이잖아요. get과 to만 제대로 알아도 횡재하는 거라니까요.

세 번째 편지는 이만 줄이겠습니다.

ps 1. to는 [tu] 로 발음되기도 하지만, [t ] 로 발음되기도 합니다. [tu] 로 발음되면 그 상황에서 [분명히 정해진 것을 심화, 발전시켜 제시]한다는 의미이고, [t ] 로 발음되면 그 상황에서 [분명히 정해진 것과 관련된 것을 제시]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 ] 사운드는 무엇 무엇과 관련된 것을 이야기 할 때 쓰이거든요.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죠?
말하는 사람이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려는 의미는 주로 자음에 담기게 됩니다. 모음은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할 뿐이니까요. competence를 완벽하게 익히려면 모음까지 제대로 알아야 하겠지만, 일단 자음에 초점을 맞추어서 의미를 읽어내시기 바랍니다. 모음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겁니다.


[네 번째 편지] 이것만 알아도 횡재하는 겁니다 - have



이번 편지에서는 정말 중요한 동사를 다루어 볼까 합니다.
처음에 언급했던 get만큼이나 자주, 다양하게 쓰이는 동사, 바로 have입니다.

I have lunch 라고 하면 밥을 먹는다는 뜻이 되고,
I have a cold 라고 하면 감기에 걸렸다는 뜻이 되는가 하면,
I have to study now 라고 하면 지금 공부해야 한다는 의미가 되죠.

게다가 완료 구문 have + p.p. 까지 나오게 될 쯤 이면 더 이상 이해해보려는 노력은 쓸모가 없다는 것을 느꼈을 겁니다. 학교에서 여러 가지 용법을 외워야 한다고 하니까 그냥 그렇게 외워버리는 거죠. 게다가 그 누구도 have 를 하나의 뜻으로 알려준 사람이 없었으니까요.

competence의 태동

사실 저희 [eanc]에서 competence를 발견하게 된 계기는 have 때문이었습니다. have라는 동사가 엄청나게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 것처럼 보여도 원어민은 I have까지 들었을 때 단 하나의 뜻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라는 의문을 품고 연구하기 시작한거죠.

이 연구를 위해 수십편의 영화와 소설, 그리고 Webster, Cambridge 등의 사전을 가지고 지리산에 올랐습니다. 그곳에서 영화와 소설 속에 나오는 문장을 일일이 대조하며 의미를 찾아가기 시작한거죠. have의 의미를 알아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영화와 소설의 문맥에만 통하는 것이 아니라 원어민들이 수십가지로 분류해놓은 사전의 정의를 관통하는 것이어야 했으니까요.

그렇게 연구를 거듭한 끝에 결국 have의 뜻을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get과 take로 이어지는 여러 기본 동사의 실체를 파악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저희는 좀더 본질적인,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되었습니다. 영어의 소리 하나하나에 의미가 담겨 있었다는 거죠. 저희는 그 의미를 연구해서 밝혀내고 그것을 competence라 이름 붙였습니다.(competence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는 독자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영어 단어를 하나하나 비교하고 대조하는 과정에서 원어민들은 철저하게 competence에 맞추어 언어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 결과물입니다. competence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좀더 하기로 하고 이제 have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인에게 have는 의문투성이 동사입니다. 학교에서 have를 배울 때는 "가지다"라는 뜻으로 간단하게 배우지만 실제로 "가지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도 참 재미있죠. get과는 어떻게 구분해서 써야할지도 난감하구요.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고 있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get이나 have를 자유자재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물론 학원에 가건 과외를 받던 간에 get과 have를 "얻다"와 "가지다"로 배우는 건 매한가지겠지만요.

have는 get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쓰임새가 있습니다. 듣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지끈해지는 현재완료, 과거완료니 하는 시제까지 얽혀 있으니까요. 자, 이런 동사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했죠? 이 사람들이 벌써 잊어버렸나 보네.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 날뛰어야 한다니까요. have 만 제대로 알아도 완료시제까지 다 잡아버릴 수 있다니까 얼마나 좋아요. 게다가 have의 철자가 복잡한 것도 아니고, 원어민들이 밥 먹듯이 쓰는 거니까 당연히 쉽지 않겠어요? 아직까지도 우울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계셨던 분들은 알아서 반성하세요.

충분히 반성한 분들만 다음의 설명을 읽으세요. 이제부터 have의 의미에 대해 말씀드릴 테니까요.

우선 [h] 사운드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시내를 걷고 있는데 저쪽에서 친한 친구가 걸어오는 걸 봤다고 칩시다. 이때, 영어로 뭐라고 인사할까요? 설마 [h] 사운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What's up! 이라고 대답하는 분은 없었겠죠? 음, 인생을 그렇게 살면 안 됩니다. 정답은 Hi 예요. 많은 분들이 흐뭇한 미소를 짓고 계시는 걸로 보아 쉽게 맞추신 것 같군요.
혹시 여러분들 중에 친구와 만나서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다가 Hi 라고 인사하는 분 있나요, 없죠? Hi 라는 인사는 친구를 발견하고 보자마자 하는 인사잖아요. [h] 사운드는 바로 그런 거예요. 방금 전까지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던 걸 [h] 로 표현하지는 않아요. 친근한 대상이라도 갑자기 눈에 들어왔다든지, 갑자기 들린다든지, 갑자기 기억을 떠올려야 할 때, 그리고 심지어는 앞으로 일어나게 될 돌발적인 상황을 나타낼 때 [h] 를 사용한답니다.

[ ] 사운드는 뭔가가 실제로 드러나거나 발생했다는 것을 나타내구요.

[v] 사운드는 말하는 사람이 스스로 판단하기에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말이나 행동을 골라서 하는 겁니다.

머릿속이 마구 복잡해지기 시작했죠? 그렇지만 다 암기하려고 할 필요는 없어요. 저절로 익히게 될 테니까요. have가 쓰이는 상황을 살펴보면서 설명 드릴게요.

지금 여러분이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합시다. 어떤 고민을 해볼까요? 여러분이 세계평화를 위해 고민할 수도 있겠지만, 우선 이 책의 저자들에게 조그만 선물을 하기로 했다고 칩시다. (참고로 한 측근에 의하면 저자들은 먹을 것에 상당한 집착을 보인다고 합니다. 하하.) 고민을 하다가 누군가가 이렇게 외칠 겁니다.

I have a good idea !

위의 문장을 말한 사람은 갑자기 떠오른 생각을 친구들에게 말한 거잖아요. 갑자기 탁 하고 머릿속에 떠오른 건 [h ] 이고, 그 생각을 친구들에게 말하는 행위는 [v]입니다.

have를 그냥 "가지다"라고만 해석을 하게 된다면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라는 느낌을 살릴 수가 없겠죠. 원어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get이나 have같은 기본 동사는 사전적인 해석만 가지고는 절대로 감정을 담을 수 없습니다.

사전적인 해석대로만 사용한다면 일상적인 언어가 아니라 논문에서나 볼 수 있는 딱딱한 해석밖에는 안되잖아요. 다들 적당한 의역을 해서 부드럽게 만드는 거죠. 하지만 competence를 적용하면 감정이 실린 정확한 해석이 가능합니다.

자, 이번엔 레스토랑에서 친구를 만났습니다. 종업원이 주문을 받으러 왔군요. 종업원이 말합니다.

Would you like to order now?

뭘 주문해서 먹어볼까요, 제일 만만한 스테이크를 먹어봅시다. 이때 뭐라고 말해야 할까요? 주문을 할 때 가장 흔히 쓰이는 표현이 I'll have ~ 입니다. 메뉴판을 쭈욱 살펴본 뒤에 스테이크가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라서 그걸 말해주는 거지요.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I'll have the steak.

이제 get과의 차이점을 조금 아시겠죠? get이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 [공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히 해야 할일이나 상황]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라면, have 는 [주어에게 발생한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표현이나 행동을 골라서 하는 경우]에 사용합니다. 메뉴판에 나와 있는 여러 가지 음식 중에서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골라서 말하는 거죠.

주문한 스테이크가 나오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맛있게 먹고 있는 중에 전화가 왔습니다. 다른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군요. 지금 뭐하고 있냐고 물어보네요. 어떻게 대답하면 될까요? 역시 have로 해결하면 됩니다.

I'm having dinner with my friend.

친구가 지금 뭐하고 있느냐고 물어봤으니까 [자신의 현재 상황을 확인해서 가장 적절한 것을 이야기하면 되는 상황]이잖아요. 이럴 땐 have가 제격이죠. 질문을 받고, [아, 내가 뭐하고 있었냐면 이런 상황이었어]라고 말하는 겁니다. 지금 말하는 사람은 밥을 먹고 있기도 했지만, 친구랑 대화도 하고 있었고, 다리를 떨고 있었을 수도 있죠. 그 중에서 가장 적절한 걸 골라서 말한 거예요.([v] 사운드가 가장 적절한 행동이나 표현을 골라서 하는 거니까요.)

이처럼 have 는 현재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주제, 상황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대상을 제시할 때 흔히 쓰입니다. '가지다'라는 뜻으로 쓰이건 '먹다'라는 뜻으로 쓰이건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은 아직도 레스토랑에서 친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시계를 보니 벌써 저녁 9시가 다 되어가네요. 9시 30분쯤에 아까 전화 왔던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이제 일어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럴 때 이렇게 말하죠.

Oh, I have to go now.

시계를 보고나서, 다른 친구와의 약속이 있었다는 사실을 갑자기 떠올리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겁니다[have] 그런데 그 상황에서 정해져 있는 일은? [to] 지금 가봐야 한다는 거죠. [go now]

이렇게 have 는 주어가 지금 막 처하게 된 상황[h]을 파악해서[ ] 가장 적절한 표현을 골라서 하거나 행동하는 것[v]을 뜻합니다. have to 가 왜 '~ 해야 한다'라는 뜻으로 쓰이는지 이제 아시겠죠? 말하는 사람이 [지금 뭔가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겁니다.


I've got to go. vs I have to go.

한 단계 더 응용해볼까요? 같은 뜻이라고 배우는 I have to go 와 I've got to go 는 어떤 차이가 날까요? 지금까지 다 배운 내용을 가지고 응용만 하면 되는 거니까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을 겁니다. have와 get의 차이점만 알면 되는 거잖아요.

말하는 사람이 [지금 막 처하게 된 상황]을 강조하고 싶으면 I have to go 를 쓰고, [상대방이 알고 있거나, 어느 정도 짐작할 만한 상황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면 I've got to go 를 쓰면 됩니다. 물론 get동사를 쓰게 되는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상황을 공감하고 이해해 달라는 의미도 들어가게 되겠죠. 상황에 따라, 그리고 표현하고 싶은 감정에 따라 다르게 표현하면 됩니다.

have와 get의 뉘앙스를 둘 다 살려서 말하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I have got to go 라고 또박또박 발음하면 됩니다. 어렵지 않죠? have와 get만 제대로 알아도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라니까요.


여러분은 이제 레스토랑에서 만났던 친구와 헤어지고, 9시 30분에 백화점에 도착했습니다. 친구와 함께 옷을 사기로 했거든요. 맘에 드는 T셔츠를 발견하고 입어보려고 하는데 크기가 좀 작네요. 그럼 점원에게 더 큰 사이즈가 있는지 물어봐야겠죠.

Do you have this in a larger size?

이런 문장을 익힐 때도 have를 왜 써야하는지 이유를 모르면 짜증만 납니다. have를 제대로 알면 고개를 끄덕거리며 이해할 수 있겠죠. 이렇게 이해하면서 익히면 잘 잊혀지지도 않는다니까요. 이 문장에서도 have는 같은 의미로 쓰입니다. [현재 매장의 상황을 보고 확인해서 말해달라는 거죠] 더 큰 사이즈가 있는지.

전화 영어에서는 have 가 어떤 식으로 쓰이는지 알아보겠습니다.

A : Could you connect me with the textile department, please?
섬유부 좀 연결해 주시겠어요?

B : You have it, sir.

have를 가지다, 라는 뜻으로 해석하면 이해하기가 힘들죠? 자, 여기서 have가 쓰인 이유를 아시겠어요?

You have - 당신이 접하게 된 상황을 확인해서 말해드리겠습니다.

it - 섬유부에 연결되었어요.

[v] 사운드가 [여러 가지 중에서 가장 적절한 걸 골라서 표현하거나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have라는 단어 속에는 지금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과 가장 어울리는 걸 골라서 표현하거나 행동한다는 뉘앙스가 들어가게 되는 겁니다. 기억해두세요.

현재완료와 have

그럼 이제 have가 들어가는 완료시제에 대해서 생각해볼까요? have to 건 완료시제건 문법적으로 나누어놨을 뿐이지 have의 의미는 고스란히 살아 있습니다.

Have you seen our new teacher?

여기서 have도 [지금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황에서 뭔가를 확인해서 말해달라고 할 때] 쓰는 겁니다. 새로 온 선생님을 본적이 있는지 기억을 되살려서 확인해보고 이야기해달라고 하는 거예요. 지금 접하게 된 상황에서[질문을 듣고] 바로 확인한 다음 가장 적절한 걸 골라서 말해달라고 하는 거죠.

잠시 Grammar in use 에 나온 현재완료에 대한 설명을 한번 읽어볼까요?

When we use the present perfect, there is a connection with now.

현재완료를 쓰게 되면 현재와 관련이 있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쓰여 있네요. 과거시제는 그냥 과거에 있었던 일을 달랑 던져 놓는 거지만 have를 쓰면 [말하는 사람이 판단해 볼 때 현재 상황에서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골라서 이야기]하는 거니까 have 다음에 오는 과거의 동작은 당연히 현재와 관련이 있겠지요.

시내에서 한 외국인이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도와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무슨 일인지 들어나 봅시다.

Help! I have lost my passport.

저런, 저런. 여권을 잃어버렸군요. 그런데 만약 그 외국인이 I lost my passport 라고 했다면 어떨까요? 전 지금 여권을 잃어버린 다급한 상황 이예요, 라는 심정을 생생하게 강조하지는 못하겠죠. 돌발적인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have를 사용해야 합니다. 지금 상황이 이렇다니까요, 라고 자신의 상황을 표현하는 거잖아요. (방금 갑자기 나타난 친구에게 Hi! 라고 해야 하는 것 기억나시죠? [h] 사운드에서 나오는 의미입니다.)

과거완료인 경우에도 별 다를 바 없어요. [그 상황이 어떤 상황이었냐면 말야]라고 말할 때 쓰면 되는 거죠. 시점만 과거로 옮겼을 뿐, [그 상황이나 주제와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것을 골라서] 이야기한다는 점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예문을 하나 볼까요?

The house was dirty. They hadn't cleaned it for weeks.

그 집이 더러웠죠. [그 상황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가장 적절한 걸 골라서 표현하면] 그 사람들이 일주일동안이나 청소를 안 한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더러웠던 거예요.

여기까지는 이해가 잘되셨나요? 그럼 이런 문장은 어떨까요?

Have a good time !

이 문장은 앞으로 파티에서 접하게 될 어떤 상황[h]에서든 분위기에 어울리는 적절한 행동[v]을 하며 좋은 시간을 보내라는 의미가 되는 겁니다. [v]에는 적절한 표현을 한다는 뜻도 있지만 적절한 행동을 한다는 뜻도 있으니까요. 주로 have로 시작하는 명령문에서는 [v] 사운드가 적절한 행동을 하라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이제 have에 대해 확실하게 정리가 되셨죠?
네 번째 편지는 이만 줄이겠습니다.

ps 1. have는 원어민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확실히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한다는 건, 그만큼 원어민들이 쉽게 받아들이고 있는 거라고 했죠? 그렇다면 우리도 have 정도는 가뿐하게 쓸 수 있어야겠네요.

여기에 써 있는 설명을 읽고 그냥 끝내지 마시고, 집에 있는 회화 책이나 원서 소설, DVD 영화 등을 보면서 확실하게 적용을 해보세요. 방향은 정확하게 일러드렸으니까 그 다음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지금 have에 대해서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나요? 만약 조금이라도 이해 안가는 부분이 있다면 이번 편지를 몇 번을 읽어서라도 완벽하게 이해하고 나서, 다음 편지를 읽기 바랍니다.


[다섯 번째 편지] there you go 저리로 가?



이번에는 여러분이 영어를 순수한 마음으로 대하던 시절을 잠시 떠올리며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영어를 공부할 때, 누구나 처음에는 나름대로 재미를 붙여보려고 노력을 합니다. 다른 나라의 언어를 조금씩 알아간다는 건 어린아이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니까요. 하지만 하루하루 진도가 나갈수록 어린아이의 머릿속은 꼬이고 맙니다. 영어에서는 왜? 라는 질문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there you go 입니다. 상대방에게 물건을 주면서 하는 말이라고 배우셨죠? 그런데 이걸 그대로 해석해보면 우스운 뜻이 되어버리거든요. there를 '저기에'라는 뜻으로 배웠으니까 '저리로 가'라는 뜻이 되어버리잖아요. 물건가지고 썩 꺼져버리라는 의미로 쓰는 걸까요? 영어에는 존댓말이 없다더니 거참 예의도 없네요.

그럼 이건 어떨까요?

There's a plane.

저기에 비행기가 있다. 해석이 잘 되는 것 같은데 영어수업시간에는 그게 아니라고 배웁니다. there 다음에 be 동사가 오면 아무 뜻 없이 '~가 있다'라고 해석해야 된다나요? 유도부사니 존재구문이니 하는 어려운 문법용어까지 나오네요. 이렇게 해석해봤자 역시 반쪽짜리 영어밖에는 안됩니다. there도 제대로 알고 쓰자구요. 그럼 한번 competence로 분석을 해볼까요?

there
[t] - 분명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h] - 길거리에서 친구를 발견하고 인사를 하는 것처럼, '이런 것도 있었네'하고 [t]를 새롭게 보는 겁니다.
[e] - 발견한 [t]를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니까
[r] - 주체의 이익이 되는 거네요. 뭔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일 수도 있고, 지금 꼭 필요한 것일 수도 있고, 마음껏 하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패스트푸드 점에서 점원이 주문한 햄버거를 주면서 There you go 라고 했다면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햄버거가 나왔으니까 한번 잘 살펴보세요. 주문한 것과 맞을 겁니다. 확인해보고 가져가세요.]

이제 There you go 를 쓰는 이유를 아시겠죠? 상당히 공손한 표현입니다. "저리로 가"라고 명령하는 게 아니라니까요.

다음의 문장을 한번 살펴볼까요?

This soup is very salty. There's a lot of salt.

첫 번째 문장에서는 수프가 굉장히 짜다고 말했네요. 그 다음에 there 로 시작되는 문장이 나옵니다. 여기서 there 는 수프[t]를 확인[h]해서 살펴보면[e] 앞에서 말한 내용을 이해[r]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뜻입니다.

수프가 굉장히 짜다는 걸 말한 다음, 상대방이 더 이해하기 쉽도록 수프 안에 소금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해서 말해주는 겁니다. 이 문장을 읽는 사람들은 소금이 많다는 것을 듣고 나서 그 수프 정말 짜겠다고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죠.

there 는 이렇게 [상대방이 관심을 가질 만한 어떤 것을 말하거나, 상대방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것을 제시하면서 한번 확인해보라]고 할 때 사용합니다. 그냥 막연히 "~가 있다"라고 생각하고 아무 때나 쓰면 안 된다는 거 아시겠죠?

다른 경우를 한번 살펴볼게요.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다고 합시다. 누군가에게 화장실의 위치를 물어봐야겠죠?

A : Excuse me. Where can I wash my hands?
B : The toilets are over there.

화장실이 어디 있냐고 물어보면, 대답하는 사람은 손짓으로 위치를 알려주거나 적어도 눈짓으로라도 그곳을 가리킬 겁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The toilets are over there. 라고 대답했다고 합시다. 여기서 there 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정확히 보고 잘 찾아가면 당신이 원하는 곳(화장실)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겁니다. 화장실의 위치를 찾는데 도움이 될만한 것을 there로 제시해 준 거죠.
there 를 "저기에"라는 뜻으로만 해석하면 위에서 설명한 깊은 뜻까지는 알아낼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영어문장에서 "저기에"로 해석되는 경우도 많지 않구요. competence가 없으면 무작정 암기하거나 사전을 찾아봐서 없으면 포기하는 수밖에 없는 겁니다. there가 앞에 오건 뒤에 오건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이제 이해가 가시죠?

다섯 번째 편지는 이만 줄이겠습니다.

ps 1. 혹시나 여러분들 중에서는 설명을 읽으면서 '뭐 이렇게 복잡하냐' 라고 투정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는데요. 영어와 한국어는 절대로 1:1 대응이 될 수 없습니다. 영어 한 단어를 한국어 한단어로 1:1 대응을 시키려다 보니까 사전에 수십가지의 뜻이 들어가게 된 겁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there를 "저기에" 와 "~에 있다"로 외우는 게 더 간편하고 쉬울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영어실력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교과서 영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competence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ps 2. There you go 에서 go는 '가다'라는 의미로 썼을까요? 한번 생각해보세요.


[여섯 번째 편지] go 를 '가다'로만 알고 있으면...?



go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셨나요? 바로 전 편지에 추신으로 남겨놓았잖아요. 이거 너무하네. 지금이라도 시간을 줄 테니까 생각해보세요. 지금까지 차근차근 내용을 잘 따라왔다면 최소한 [g] 사운드의 뜻이라도 생각이 났겠죠? 좀더 go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면 '가다'라는 의미로 해결이 안 되었던 문장을 떠올렸을 수도 있겠구요. 뭐, 일단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fighting이 콩글리시라는 건 다 아실 겁니다. 영어로 응원을 할 때 가장 쉬운 방법은 go다음에 팀 이름이나 사람 이름을 넣는 거예요. 뉴욕 양키스 팀을 응원하려면 Go Yankees! 라고 하면 되죠. 그렇다면 원어민들은 어째서 go를 응원구호로 쓰고 있는 걸까요? "가자!"라는 뜻으로 go를 쓰는 걸까요? 어딘가 좀 어색한 것 같죠?

좀더 익숙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be going to 생각나세요? 영어를 배운지 얼마 안 된 아이들에게 I'm going to read this book 을 해석하라고 시켜보면 대부분 '나는 가고 있다' 라고 해석을 해놓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뭔가 이상하다며 해석하기를 포기하더군요. 영어를 처음 접하는 그 아이들이 어쩌면 가장 솔직한 게 아닐까요? go 를 '가다'로 배웠으니 I'm going 은 '나는 가고 있다'가 될 수 밖에요.

그러면 이제 go를 competence로 분석해보겠습니다.

[g] -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 모두 공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o] - 상황을 제대로 읽어서
[u] - 그대로 심화시켜 가는 것

위에 분석한 내용을 가지고 Go ! 라고 응원구호를 외쳤을 경우에 적용을 해볼까요? 응원하는 사람들은 선수들만큼이나 팀의 조직력이라든지 실력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공감[g]하고 있는 거죠. 그것을 경기에서 제대로 발휘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Go ! 라고 외치는 겁니다. "너희들 실력을 발휘해"라는 의미가 녹아있다고 할 수 있죠. 경기라는 상황을 잘 읽어서[o] 능력을 심화[u]시켜 가는 거니까요.

be going to 미래? 어떤 미래?

그렇다면 be going to 는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까요? 다음의 대화를 보면서 알아보도록 하죠.

A : What are you doing this evening ?
B : I'm going to read this book.

오늘 저녁에 외출할거냐는 친구의 질문에 No, I'm going to read this book 이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이 말의 의미는 급한 약속이나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책을 읽을 거라는 의미입니다.

I'm going - [친구도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는] 현재 상황이 그대로 계속되고 있는데
to - 그 상황에서 분명하게 정해진 것은
read this book - 이 책을 읽는 거야

즉, [현재 상황이 그대로만 이어진다면] 책을 읽을 거라는 의미가 되는 거죠. 여기서 현재 상황이라는 것은 숙제를 해야 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마음속으로 그렇게 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죠.

Grammar in use 에 나오는 be going to 에 대한 예문을 한번 살펴볼까요?

어떤 사람이 아주 큰 박스를 들고 가고 있습니다. 박스가 너무 커서 앞이 보이지 않을 지경인데 바로 앞에 큰 맨홀이 있어서 곧 빠지게 될 상황입니다.

He is going to fall into the hole.

누군가가 큰 소리를 외쳐서 맨홀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거나, 달려와서 잡아주지 않는다면 큰 박스를 들고 가던 남자는 맨홀에 빠져버리겠죠. [현 상황이 그대로 심화된다면 맨홀에 빠져버리게 될 거라는 걸 말해주는 문장]입니다.
be going to 로 말하게 되면 어떤 점을 강조하고자 하는 건지 아시겠죠? [현재 상황이 그대로 지속된다면 충분히 일어날만한 사건]을 말하고자 할 때 쓰는 말입니다. go와 to에 대해서만 제대로 알고 있다면 복잡한 시제도 억지로 암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번만 읽어봐도 저절로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거죠.

go가 어떤 방식으로 쓰이던지 마찬가지로 적용이 됩니다.
이번엔 조금 어려운 문장을 살펴보겠습니다.

These old shoes are beginning to go.

이 문장에서는 go가 어떤 의미로 쓰인 걸까요? '가다' 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좀 어색하죠?

These old shoes are beginning - 이 오래된 신발들은 시작했어요.
to go. - 지금 상황[오래된 신발에 나타나는 현상]이 심화될 거예요.

신발처럼 닳아서 못쓰게 되는 물건은 시간이 흐를수록[상황이 심화될수록] 당연히 낡게 되겠죠. 신발을 보여주면서 하는 말일 테니까 [말하는 사람이나 상대방이나 오래된 신발을 보면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하구요. go에 '낡다'라는 의미가 하나 더 있다고 외우지 마시고 go를 어떻게 적용했는지 잘 살펴보세요.

There you go 다시보기

그럼 이번에는 지난번에 다루었던 There you go 를 다시 한번 보겠습니다.

만약 go 를 '가다'라고 해석한다면 There you go 를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받으면서 There you go 라는 말을 들었다면 "주문한 물건이 맞는지 잘 확인해보시고 가세요."라고 해석할 수 있겠지만, There you go 는 물건을 건넬 때만 쓰는 말이 아니거든요.

There you go 는 일을 잘 해결했다든지, 뭔가 풀리지 않는 문제를 풀었을 경우 등의 여러 가지 다양한 상황에서 맞장구를 치는 말로 쓸 수도 있습니다.

there - 지금 네가 한 일을 살펴보니까 꽤 잘했는걸.
( 참고 : [r] - 주체의 이익/주장/목적/이해와 연결되는 것. 뭔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일 수도 있고, 지금 꼭 필요한 것일 수도 있고, 마음껏 하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you go - 너 지금 한 것처럼[현 상황] 그렇게만 해라[심화시켜 가라]

그러니까 뭔가 일을 잘 해냈을 때 There you go 라고 말을 건넨다면, [현재 공감하고 있는 상황을 심화]시켜 가라는 의미니까 지금 한 것처럼 그런 식으로 하면 된다는 의미로 하는 말입니다. 흥을 북돋아 주는 말이죠.

물론 패스트푸드점에서 There you go 라고 했다면 햄버거를 가지고가서 먹는 것이 [서로 공감하고 있는 것]이 되겠죠.

그런데 There you go 는 비아냥거리는 의미로도 쓰입니다. 우리말에도 "잘했어."라는 말을 어떤 어조로 하느냐에 따라 진짜로 잘했다는 의미와 비아냥거리는 의미로 나누어 쓸 수 있잖아요. There you go 도 마찬가지 입니다.
여기에 go 의 의미를 살리게 되니까 "(비아냥 거리 듯) 계속 그딴 식으로 해라"라는 정도의 의미로도 사용될 수 있는 겁니다.

물론, 여기서 설명한 것 이외에도 여러 상황에서 다양한 의미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언어는 공식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여러분은 competence만 완벽히 익힌다면 어느 상황에서건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이제 go를 정리하는 기분으로 한 문장만 더 살펴보겠습니다.

I couldn't go the noise.

이 문장을 보는 순간 문장의 뜻을 스스로 파악해냈다면, go 에 대해서는 거의 완벽히 이해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머릿속으로 생각한 것과 밑의 해설을 비교해보세요.

I couldn't go - 현재 내 생활 방식을 그대로 지켜나갈 수가 없다[심화시킬 수 없다]
the noise - 시끄러워서 말이지.

적어도 go 를 "가다"로 해석하려고 하지는 않았겠죠?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편지에서 뵙겠습니다.


ps. go 의 과거형은 어째서 went 일까요? competence 로 따지자면 발음이 비슷해야 맞을 텐데 말이죠. 한번 생각해보세요. 분명히 뭔가 이유가 있겠죠?



[일곱 번째 편지] 고삐 풀린 명사?



이번 편지에서는 희망적인 이야기로 시작을 해볼까 합니다. 예전에 해외여행을 다녀온 어떤 연예인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외국에서 중학생 때 배운 2, 3백개 단어만 가지고도 여행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습니다."

아마 이 책을 읽으시는 분 중에서 2, 3백개의 영어단어 정도도 모르는 분은 한명도 없을 겁니다. 1000개가 넘는 단어를 알고 있어도 외국인을 만나면 다리가 떨리는데 2, 3백개의 영어단어를 가지고 어떻게 여행을 무리 없이 할 수 있었을까요? 그 해답은 배짱, 그리고 [고삐 풀린 명사]에 있습니다. 갑자기 무슨 소리냐구요? 지금부터 잘 들어보세요.

competence로 영어를 분석하다보면 아주 재미있는 현상이 나오게 됩니다. 명사 심지어는 전치사까지도 동사처럼 해석이 되어버리거든요. 일단 전치사는 접어두고 명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봅시다. 두 번째 편지에 Pizza guy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추신을 남겨두었는데 생각해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우리나라에서는 "피자 배달이요"라고 할 텐데 걔네들은 "Pizza guy!"라고 명사로 말해버리잖아요. 여기에 뭔가 힌트가 있는 겁니다.

실제로 원어민들이 대화하는 것을 잘 들어보면 명사로만 대화가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와인을 권할 때는 "Wine?" 이라고 묻고, 치즈 먹고 싶냐고 물어볼 때는 "Cheese?" 라고 묻는다니까요. 우리는 적어도 "와인 마실래?", "치즈 줄까?"라고 동사를 붙여서 말하는데 영어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죠.

형식을 갖춘 문장 속에서도 명사가 동사로 쓰이는 경우는 흔합니다. 꽃에 물을 주었다고 말하려면, I watered my flowers 이렇게 명사를 동사로 써 버리니까요. 심지어는 상표명이 동사로 쓰이기도 하죠. 레포트를 복사했다라는 표현을 이렇게 사용하기도 하니까요.

I xeroxed my report.

제록스가 복사기의 대명사로 쓰이다 보니 그걸 가져다가 동사로 써도 말이 되는 겁니다. 이렇게 영어에서는 명사를 동사로 사용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럼 "나한테 이메일 보내줘"라는 말을 명사를 이용해서 하면 어떻게 될까요? 너무너무 쉽습니다.

E-mail me !

그러니까 외국으로 여행을 가서도 별 문제없이 의사소통이 가능했던 겁니다. 명사만 또박또박 말해도 외국인들은 오히려 잘 알아듣더라 이겁니다. 굉장히 희망적인 메시지 아닙니까? 자신감을 가지세요. 게다가 여러분은 기본 동사까지 완벽하게 익히고 있잖아요.

그렇다면 [고삐 풀린 명사]는 뭘까요? 위에서 설명 드린 것과 같이 영어의 명사는 우리말의 명사와 달라서 고삐로 묶어두지 않으면 자기 멋대로 날뛰면서 동사의 역할을 해버리거든요. 그래서 쓸데없이 동사의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고삐로 묶어둬야 할 경우도 있는 거예요. 물론 위에서 설명 드린 것과 같은 명사들은 고삐가 풀린 경우에 속하겠지요. 동사의 의미로 사용되었으니까요.

눈치가 빠른 분들은 [고삐 풀린 명사]가 어떤 건지 벌써 알아채셨을 겁니다. 앞에 a 나 the 와 같은 관사가 붙어 있지 않은 무관사 명사를 [고삐 풀린 명사]라고 표현한 거랍니다. 그냥 무관사 명사라고만 하면 관사가 없다는 의미밖에는 전달이 되지 않지만, [고삐 풀린 명사]라고 하면 생동하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영어의 명사는 우리말의 명사와 성질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생동하는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eanc]에서 새롭게 만들어낸 용어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문장을 하나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I go to school.

익숙한 문장일겁니다. 이 문장이 나는 학교에 간다, 라는 간단한 뜻이 아니라는 건 다 아시죠? 수업을 들으며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걸 뜻하는 문장이잖아요.

I go - 지금 내 현재 상황(지식이라든지 인격)을 심화시켜 갑니다.
to - 그 상황에서 정해진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school -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거지요.

school이라는 명사가 동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고삐에 묶여 있지 않기 때문에 동사로 해석하면 되는 거예요. 가장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은 수업을 듣는 것, 이잖아요. 그래서 I go to school 이라는 말이 나는 학생입니다, 라는 뜻이 될 수 있는 거랍니다.

Jannifer is at school now.

이 문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Jannifer가 지금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고삐 풀린 명사] school을 쓴 거죠.

그럼 이런 문장은 어떨까요?

Tom died in office.

그냥 사무실에서 죽었다는 것만을 나타내지는 않겠죠? 일을 하다가 죽었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office라는 [고삐 풀린 명사]를 사용한겁니다. 사무실이라는 공간에서 죽었다는 것을 강조하려면 고삐로 단단히 묶어서 Tom died in the office 라고 하면 됩니다.

다음 문장을 보겠습니다.

If I'm feeling tired, I go to bed early.

이 문장에서도 역시 [고삐 풀린 명사] bed를 써서 침대에 누워 잠을 잔다는 의미를 나타냈습니다. 침대의 기본적인 역할을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사람이 누울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니까요. [고삐 풀린 명사]의 해석은 그 문장의 상황에서 누구나 그렇다고 생각할만한 동작으로 해석하시면 됩니다. go가 쓰인 이유도 아시겠죠? [현 상황(잠이 오는 상황)이 심화되어서 곯아떨어지는] 거잖아요. bed가 들어가는 예문을 하나 더 살펴보죠.

I want to watch TV in bed before I go to sleep.

이 문장에서도 역시 [고삐 풀린 명사] bed를 써서 침대에 누워서 TV를 보고 싶다는 표현을 했습니다. 침대의 기본적인 역할은 사람이 눕는 거라고 했잖아요. 만약 침대에 앉는 것을 표현하려면? 그때는 고삐로 단단히 묶어 둬야겠죠. 이렇게요.

I sat down on the bed.


고삐로 묶는 것도 어디에 묶어 놓느냐에 따라 천지차이

이제 [고삐 풀린 명사]에 대해서는 어떤 건지 잘 아시겠죠? 자 이제부터가 문제인데요. 천방지축 명사를 어디에 묶어놓느냐가 문젭니다. 말을 묶어 놓는다고 가정해볼까요? 말이 여러 마리 있는 마굿간에 함께 묶어놓는 것과 대도시 백화점 입구 앞에 묶어 놓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을 겁니다. 마굿간에 다른 말들과 함께 묶여 있는 말은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겠지만 백화점 입구에 묶여 있는 말은 모든 사람의 시선을 끌게 될 테니까요. a 와 the 는 이 정도로 차이가 납니다.

자, 여기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데요. 우리가 a와 the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주로 문법책에서 a는 불특정한 명사로, the는 특정한 명사에 사용한다고 설명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말로 특정하다는 표현을 하면 왠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불특정하다고 하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느껴지는 게 당연하구요.
a와 the는 정확히 그 반대입니다. a를 쓰면 백화점 앞에 묶어둔 말처럼 엄청난 관심을 끌게 되지만 the를 쓰게 되면 마굿간에 묶어둔 말처럼 문장 내에서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게 되거든요.

굳이 competence로 분석해보지 않더라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다른 사람이 모르고 있는 어떤 것을 처음 소개할 때 a를 써서 말하잖아요. 처음 듣는 거니까 당연히 더 관심을 갖고 들으라는 의미로 a를 쓰는 거죠. 아직 상대방의 머릿속에 들어있지 않은 내용이니까요. 그리고 한번 소개한 것을 다시 말할 때는 the를 씁니다. 이미 머릿속에 들어와 있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중요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으니까요. 다음 문장을 보세요.

I had a hamburger for lunch. The hamburger wasn't very good.

말을 하는 사람은 첫 번째 문장에서 hamburger를 강조하고 싶은 겁니다. 그리고 나서 두 번째 문장에서는 the를 써서 이미 마굿간에 다른 말과 함께 묶여 있는(머릿속에 입력이 된) hamburger를 언급한거죠. a와 the를 어느 문장에서 쓰든 마찬가지입니다. a를 쓰면 뭔가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기게 되고, the를 썼을 때는 상대적으로 강조의 의미는 담기지 않게 됩니다. (마굿간에 묶인 말들 중에 하나일 뿐이죠.)

그럼 이번엔 the 를 competence 로 분석해볼까요?

the
[t] - 분명한 어떤 것이 있는데
[h] - 그것을 살펴봤더니
[ ] - 관련된 것이 있다

즉, 명사 앞에 the가 오게 되면 그 명사는 항상 어떤 일[t]과 관련된 것이 됩니다. 어떤 분명한 것[t]을 다시 잘 살펴보고[h] 그것과 관련된 것[ ]을 제시한 것이 바로 the 다음에 오는 명사니까요. 이렇게 말로만 설명하면 이해가 잘 안되시죠? 그럼 직접 예문을 들어보겠습니다.

Do you have the time ?
지금 몇 시죠?

Do you have time ?
시간 있으세요?

영어 수업시간에 한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문장입니다. Do you have time? 이라고 하면 " 시간 있으세요?"라는 뜻이 되고, Do you have the time? 이라고 하면 "시간이 몇 시죠?" 라는 뜻이 된다고 배웠잖아요. 무조건 외울 수밖에 없었던 문장입니다. 도저히 이해가 불가능했으니까요. 그럼 이제 그런 뜻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혀 보겠습니다.

Do you have the time ?

have 가 어떤 뜻인지 벌써 잊진 않으셨죠? have 만 제대로 알아도 반은 해결한 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Do you have - 상황을 확인해서 가장 적절한 걸 말해줄래요?
the time - 확인하는 것과 관련된 것이 뭐냐면 시간 이예요. (시간을 확인해주세요)

즉, Do you have the time? 이라고 하면 have 라는 동작을 하는 것과 관련된 것이 바로 time이라는 의미입니다. [확인해 주는데, 시간과 관련된 것을 확인해 달라]는 말이 되는 거죠. 그래서 "몇 시예요?"라는 표현이 나올 수 있는 겁니다. time이 맘대로 동사의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the 가 꽁꽁 묶어놨잖아요.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알아두어야 할 것은 the는 [뒤에 나오는 명사 time보다 앞에 나오는 내용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즉, 동사 have와 더 관련이 있다는 거지요. [앞에 나온 동작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time을 포함시키는 역할]을 the가 한 겁니다.

반면 Do you have time? 이라고 하면 time은 고삐가 풀려버렸기 때문에 have라는 동작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포함되지 않고 독립적인 뜻을 갖게 됩니다. 따로 동사의 역할을 하게 되는 거죠.

Do you have - 상황을 확인해서 말해줄래요?
time - 시간 낼 수 있어요?

bed가 하는 본래의 역할이 사람이 누울 수 있도록 하는 거라면, time이 하는 본래 역할은 사람이 시간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거잖아요. 고삐가 풀려버렸으니 have와는 상관없이 time의 본래 뜻이 나오게 된 거죠. 이와는 다르게 Do you have the time 이라고 쓰면 time이라는 명사가 자기 멋대로 행동을 하지 못하게 the를 이용해서 have라는 동사의 영역 안에 묶어두는 겁니다.

이번엔 go 에서 배웠던 예문을 하나 복습하면서 the에 대해서 좀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I couldn't go the noise.

I couldn't go - 현재 내 생활 방식을 그대로 지켜나갈 수가 없다(심화시킬 수 없다.)
the noise - 생활을 하는데 이렇게 시끄러워서 말야.

이렇게 해서 "시끄러워서 살 수가 없어"라는 문장이 되는 거죠. 여기서도 the noise는 [go라는 동작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포함]이 되는 겁니다. 생활방식을 지켜나가는 과정에 너무 시끄러운 것들이 포함되어서 계속 삶을 영위해나가기 힘들다는 거죠.

이번에는 Grammar in use 에 나온 문장을 하나 살펴볼까요?

Every semester parents are invited to ________ to meet the teachers.

밑줄 친 부분에 school을 넣어야 할까요, 아니면 the school을 넣어야 할까요? 이제 너무 쉽죠? 당연히 the school을 넣어야 합니다. 부모님들이 초대를 받고 나서 학교에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초대를 받아서 해야 하는 행동 중에 학교라는 공간이 포함]되어 있을 뿐입니다.
the는 invite라는 행동에 school을 포함시키기 위해서 쓴 겁니다. 고삐로 단단히 묶어둔 거죠. 학부모들이 초대를 받아서 해야 하는 일은 수업을 받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을 만나는 것이니까요(to meet the teachers). school이 자기 멋대로 동작을 만들어버리면 이상한 뜻이 되어버리니까 단단히 묶어둬야죠.

다음에 나오는 예문에서도 그 차이를 분명히 느낄 수 있습니다.

Do you like coffee?

Did you like the coffee we had last night ?

첫 번째 문장은 coffee 를 [고삐 풀린 명사]로 썼기 때문에 동사로 해석해주어야 합니다.

Do you like - 너 좋아하니?
coffee - 커피 마시는 거 좋아해?

즉, "너 커피 좋아해?" 라고 해석하기 보다는 "너 커피 마시는 것 좋아해?" 라는 해석이 좀더 의미를 살리는 해석이 됩니다. coffee를 동사로 사용한 문장이니까요.

두 번째 문장은 the를 사용했기 때문에 [커피 마시는 행위]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어제 마셨던 그 커피] 자체에 초점을 맞춘 문장이 됩니다.

고유명사와 고삐 풀린 명사 그리고 the

고유명사는 대부분 [고삐 풀린 명사]로 쓰죠. 그럴 때는 그 고유명사의 생생함을 전달하는 겁니다. 도시를 고유명사로 쓰는 경우에는 도시의 특징이라든지, 활기찬 도시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거죠. 사람의 이름을 말할 때 [고삐 풀린 명사]를 사용하는 것도 그 사람만의 성격, 겉모습과 같은 생생함을 나타내기 위한 겁니다.

그렇지만 고유명사에도 the를 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예를 들어 발칸반도에는 the를 붙이는데요. 서양인들에게 발칸반도라고 하면 그곳 자체의 생생함보다는 발칸반도와 [연관되어 있는 사건]을 떠올리게 되기 때문에 관용적으로 the를 붙이게 되는 겁니다. 우리의 머릿속에 그런 게 떠오를 리가 없지만 영미인들의 입장에서는 그렇다는 거죠. 그 사람들의 역사, 문화가 녹아있는 언어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the United States of America와 같은 복수 고유명사에 the를 쓰는 이유는 미국의 주 하나하나의 특성을 부각시키려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생생함을 없애버리고 the 로 묶어버리는 겁니다. 모든 주를 대표하는 하나의 국가를 말하려고 한거니까 묶어둬야겠죠. 이해가 되시죠?

어떤 고삐를 쓸까? a와 the

앞에서 잠깐 이야기를 했듯이 a는 백화점 앞에 묶인 말에 비유할 수 있고, the는 마굿간에 다른 말들과 함께 묶여 있는 말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a를 쓰면 강조를 하게 되는 겁니다.

a 의 competence 를 보면

[ ] - 앞의 것과 관련된 것

즉, 아무것도 거치지 않고 앞의 내용과 명사를 1:1로 연결해주는 겁니다. the와 a는 명사가 제멋대로 행동하지 못하도록 앞의 내용과 관련지어서 묶어둔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그렇지만 a는 뒤에 나오는 것 이외에 다른 것을 생각하거나 비교할 여지를 주지 않고 앞의 내용과 명사를 1:1로 연결해버리기 때문에 전적으로 그것만을 강조하게 되는 겁니다.

I just bought a new shirt.

그래서 상대방이 모르는 어떤 것을 처음 말할 때 a를 써서 표현하게 되는 거죠. new shirt를 강조하고자 한겁니다.

'별거 아니네' 하고 그냥 흘려 넘기지 말고 머릿속에 정확히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a가 들어가게 되면 분명히 강조의 의미가 들어가게 된다는 사실을요. 괜히 귀중한 종이와 노력을 낭비해가면서 이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니까 믿고 따라오세요.


[여덟 번째 편지] all star 는 모든 스타일까?



우리는 지금까지 all 은 '모든'이라는 뜻으로 배워왔습니다. 게다가 한국어와 영어를 1:1로 대응하여 공부를 하다보니 'every = all = 모든' 이라는 등식이 성립하기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과연 all 은 '모든'이라는 뜻으로 해결이 될까요? every 는 우리말의 '모든'으로 생각해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all 을 '모든'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다보면 막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all star 는 '모든 스타'일까요? 그렇다면 all American football team 은 어떤가요? '모든 미국 풋볼 팀'(?) 뭔가 이상하죠? 일상생활에서 all 을 사용한 표현이 자주 사용되지만 '모든'이라는 뜻으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all 을 competence 로 분석해볼까요?

[ ]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것이 나타나서
[l] 말하는 사람이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알 수 있는 상황이고
[l] 다른 사람이라도 그것을 목격한 사람이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알 수 있는 것

정리해보면, [그 상황을 접한 사람이면 누구나 그렇게 여길만한 것] 이란 뜻이 됩니다. 말하는 사람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도 그것을 접하면 그렇게 생각할 만한 것이니까요.

competence 로 분석한 all 의 의미를 한번 적용해볼까요.

NBA All-Star Game.
(NBA를 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 수 있을 정도의 스타들이 벌이는 경기)

All-American Basketball Team
(미국 농구팀을 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 수 있을 정도의 선수로 이루어진 팀)

all 이 우리말의 '모든'이라는 뜻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는 걸 아시겠죠? all night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밤'이라는 뜻이 아니라 [밤을 지내본 사람이면 누구나 인정할 수 있을 정도의 밤]을 나타내는 시간입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밤이라는 게 몇 시부터 몇 시까지라고 딱 잘라 정해놓은 건 아니잖아요? 확실하게 기준이 정해진 건 아니지만 오랜 삶의 경험 속에서 서로 받아들일만한 것을 나타낼 때 all을 씁니다.

다음 문장을 한번 볼까요?

Susan is all woman.

'Susan 은 모든 여자이다'라는 뜻은 물론 아닙니다. competence 로 분석한 all 의 뜻을 그대로 적용해보면

"Susan 은 [나뿐 아니라 Susan 과 지내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그렇게 여길 만큼 여성적으로 행동하는 아이야"

라는 뜻이 됩니다. woman이 [고삐 풀린 명사]로 동사처럼 사용되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Susan was all ears.

이 문장은 all 과 [고삐 풀린 명사]를 모른다면 전혀 해석할 수 없습니다. 또다시 창작에 가까운 작업을 해야겠죠. 그래서 설명하기 어려우니까 다른 영어책에서는 문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영어를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 문맥이 필요하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실은 끼워 맞추기식 해석을 하기 위해 문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꼴입니다. 납득이 가능하도록 설명을 못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all 과 [고삐 풀린 명사]를 알고 있다면 명확하게 납득이 가도록 해결할 수 있습니다.

"Susan은 [나 뿐 아니라 그때 Susan과 지냈던 사람이라면] 모두가 그렇게 여길 만큼 귀를 기울이고 들었어."

쉽게 이해가 되시죠? 앞으로는 이런 문장을 접해도 크게 두렵지 않을 겁니다.



sorry 에 미안하다는 뜻만 있는 게 아니었네?

sorry도 미안하다, 라는 뜻으로만 쓰이는 게 아니죠? "유감이다"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경우에도 쓰잖아요. sorry를 "미안하다"로만 알고 있으면 좀 헷갈릴 수 있습니다. 그럼 한번 sorry를 분석해볼까요?

[s] - 객관적으로 드러난 것을 바라보니까
[ ] -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것이 드러났는데
[r] - 그것이 자신의 이익/목적에는 맞지만
[r] - 상대방의 이익/목적과는 어긋났다는
[i] - 생각이 들고 있다.

sorry는 [어떤 일이 발생했는데 잘 살펴보니까 나와 상대방의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I'm sorry. I'm late.

[지금 상황을 객관적으로 살펴봤더니 나의 이해관계와 상대방의 이해관계가 어긋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미안하다는 뜻이 나올 수가 있죠.

A : Want a drink?
B : Sorry?

A가 뭔가를 물어봤는데 B는 못 알아들은 거죠. [지금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니까 상대방은 제대로 표현을 한 것 같은데, 나는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겁니다. 즉, 상대방은 자신의 목적에 맞게 전달을 했지만, 나는 그것을 이해해야 하는 목적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어긋나고 있는 거죠.

I was sorry to hear about your accident.

이 문장에서도 미안하다고 해석하면 어색한 문장이 되어버리죠? 이 말을 한 사람은 [객관적으로 드러난 상황을 살펴봤더니 나는 아무런 사고도 당하지 않고 멀쩡한데 상대방이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되어서 이해관계가 서로 어긋]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겁니다. 그래서 유감이라는 뜻이 나오게 되는 거죠.

영어의 모든 영역에 competence가 적용되는 것을 잠시 쉬어가는 기분으로 보여드렸습니다.


ps. all에서는 [l] = [l] 이었지만 sorry에서는 [r] [r] 로 서로 반대되는 뜻입니다. 이렇게 같은 철자가 두개 나오는 경우에는 서로 같은 것을 의미할 수도 있고, 어긋날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세요.



[아홉 번째 편지] 연소자 관람불가 영화와 [d]


이번엔 do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너무 쉽다구요? 어허, 이 사람들이 정말 안 되겠네.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고 그렇게 강조해왔거늘. do를 배우고 나서 [d] 사운드만 제대로 익혀도 엄청난 응용력이 갖출 수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따라와 보세요.

그럼 competence로 do를 분석해볼까요?

[d] - 동일한 집단에 소속한 사람들이 합의하고 있는 것.
[u] -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여 심화, 발전시키는 것.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do는 [합의된 절차(또는 제약 여건)을 지키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뜻합니다.

Do your homework.

여기서 do는 학생이라는 신분[제약 여건]에서 해야 할일을 하는 것을 말하는 겁니다. 숙제는 학생이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규정되어 있는 거니까요.

빨래를 해야 한다고 할 때도 사용하고,

I'm going to do the laundry.

설거지를 할 때도 사용하죠.

I'm going to do the dishes.

둘 다 의무감[규정된 제약 요건] 때문에 해야 하는 일입니다. [d] 사운드의 특징을 잘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거예요. [d] 는 [동일한 집단에 속해있는 사람들이 합의하고 있는 것]을 뜻한다고 했잖아요.

좀 어려운 개념일 수도 있으니까 쉽게 풀어서 설명 드릴게요. 주민등록증이 나오기 전까지는 극장에서 연소자 관람불가 영화를 못 보죠? 13살짜리 중학생이 정신연령은 웬만한 어른 못지않다고 아무리 우겨봤자 극장에 안 들여보내 줍니다. 왜 그럴까요? 사회에서 정신연령에 상관없이 [실제적인 나이]로 연소자 관람불가 영화를 볼 수 있는 자격을 제한하자고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중학생이 영화를 보려고 한다면 그 약속이 [제약여건]이 될 수 있겠죠.

또한 [d] 가 나타내는 것은 어떤 일을 하는데 필요한 절차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가령 고스톱을 칠 때, 순서는 오른쪽으로 돌아가야 하고 실제 게임 참여인원 3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광을 팔아야 한다든지 하는 절차가 있죠. 이건 고스톱을 치는 사람들끼리 이미 합의하고 있는 내용이잖아요. [절차임과 동시에 제약 여건]이죠. 그것을 지키지 않는다면 게임에 참여할 수가 없으니까요. 이해가 잘 되시죠?


A : Oh, no, I forgot to buy some butter.
어머 어쩌지, 버터를 좀 사온다는 걸 잊었네.

B : Then, you have to do with margarine.
그러면 마가린을 대신 쓸 수밖에 없지.

요리를 해야 하는데 버터를 깜빡 잊고 사 오질 않았군요. 버터가 없다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는 어쩌지 못하는 [제약여건]인 셈이죠. 그러니까 위의 문장에서 do는 버터가 없는 그 상황 내에서 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하겠다는 의미가 되는 겁니다. do는 [제약 여건 안에서 할일을 하는 것]이니까요.

사실 아직까지 do를 해석하는 데에는 그다지 어려움을 겪지 못했을 겁니다. 그렇지만 do가 표현하고자 하는 [제약 여건]이라든지 [동일한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합의하고 있는 것]을 읽어내지는 못했을 겁니다. 상황을 읽어내려고 노력해보세요.

Do your best.
최선을 다해라

위의 문장도 우리에겐 꽤 익숙한 문장입니다. 물론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이긴 하지만, do에 대해 배웠으니까 이제 그 속에 담긴 어감까지 읽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d] 사운드의 의미를 잘 생각해보면 해결되죠. Do your best. 는 지금 어떤 상황[제약여건]에 있든지 그 여건을 받아들여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 되는 겁니다.

I'd like to do maths at university.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싶어요.

"전공하다"라고 하면 괜히 어려운 단어를 사용해야 할 것 같은데 의외로 쉬운 단어를 사용했죠? 여기서 어째서 do가 "전공하다"라는 뜻을 표현하게 될까요? do는 [사람들이 합의하고 있는 규정이나 제약여건에서 일을 하는 것]이잖아요. 그러니까 여기서는 대학의 커리큘럼이 [사회적 규정이나 제약여건]이 되는 겁니다. "전공하다"라는 뜻이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란 걸 이제 아시겠죠? university가 [고삐 풀린 명사]로 사용된 것도 눈여겨 봐두세요.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ps. [d]는 [동일한 집단에 소속한 사람들이 합의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합의하고 있다는 건 이미 결정된 일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영어에서는 [d] 사운드가 과거를 나타내는 경우에 대표적으로 사용됩니다. 과거의 일이라는 건 [이미 결정되어서 바뀔 수 없는 것]이니까요.

[t] 사운드도 마찬가지로 이미 [확실하게 정해진 것]이기 때문에 과거를 나타낼 때 쓰입니다. 바뀔 수 없는 거니까요.

예) [d] - study -> studied
[t] - spend -> spent

하나의 competence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어디에 쓰이게 되더라도 동일한 의미로 사용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열 번째 편지] 쉬어가는 길에 - competence 에 대하여



원어민이 competence에 대해 언급했다는 것을 들어본 분은 없을 겁니다. 원어민에게 [s] 사운드가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면 아마 이상하게 쳐다보겠죠. 지금껏 [eanc] 가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원어민이 말을 하기위해서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언어회로가 competence인데 왜 원어민은 그 존재 자체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모국어의 competence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너무나 자연스럽고 너무나 당연해서 인식조차 못하는 공기와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점을 간과했기 때문에 영어 학습법은 지금껏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던 겁니다.

어린아이가 언어를 배우는 과정을 떠올려볼까요? 어린아이가 언어를 저절로 습득하는 것은 아닙니다. 백지상태와 같은 어린아이가 수많은 단어를 어떻게 구별해낼 수 있을까요? 글자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어린아이는 결국 소리에 의존해서 의미를 파악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말을 배워간다고 하는 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스스로 competence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알아낸 competence를 바탕으로 영어의 단어와 구조를 익혀가는 것이지요.

그러나 어느 정도 단어가 익숙해져서 그 심층적인 의미가 단어에서도 느껴지면 굳이 competence를 통해서 볼 필요가 없어지는 겁니다. 단어의 심층적인 의미를 터득하고 나면 그 단어를 굳이 competence의 조합으로 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competence는 소멸되어 버리게 되는 것이지요.

지금까지 competence를 설명해준 원어민이 없는 이유를 이제는 조금 아시겠죠? 원어민에게 competence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니까요. 너무 익숙하고 자연스러워서 그 존재자체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는 겁니다. 더구나 이런 것을 외국인이 궁금해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어민이라고 해도 competence를 정확히 설명해줄 수 없습니다. 원어민들도 정확한 개념으로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막연한 감이나 뉘앙스로 알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만약 외국인이 우리에게 "결심과 결단, 그리고 결정의 차이에 대해 말해 달라"고 한다면 어떻게 대답을 하시겠습니까? 분명히 뉘앙스의 차이도 알고 있고, 구분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그걸 설명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문장을 소리 내서 읽다보면 자연스러운지 어색한지는 금새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한국어의 competence라 할 수 있겠죠.

우리가 영어보다 일본어를 쉽게 배울 수 있고 조금만 노력하면 거의 일본어 원어민과 같은 수준으로 할 수 있는 이유도 일본어와 우리말의 competence가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그에 비해 영어의 competence는 우리말과 너무도 다릅니다. 그렇지만 같은 서양언어끼리는 competence 가 유사하기 때문에 기존 방식으로도 영어를 배우는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거죠.
우리가 일본어를 배울 때 단어만 열심히 외워도 잘 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러나 영어는 우리말의 competence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서양 사람이 영어를 배울 때처럼 단어부터 시작해서는 안 됩니다. 단어 보다 더 기본 적인 competence부터 해나가야 하는 것이지요.

이런 이야기를 왜 이제야 하냐구요? 밑도 끝도 없이 competence 에 대한 이야기부터 늘어놓으면 아무도 믿어줄 것 같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competence 의 실제적인 위력을 먼저 보여드린 겁니다. 이 부분까지 차근차근 읽으신 분들이라면 competence의 가치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받아 들였을 거라는 생각에 competence에 대해 뒤늦게 설명 드렸습니다.

발음에 따라 달라지는 의미

competence가 발음에 따라 달라지는 의미를 다룬다고 한다면, 연음에 대해서도 설명이 가능하겠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연음은 발음의 편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의미의 변화까지도 가져오게 됩니다. 어찌 보면 의미의 변화를 주기 위해서 발음을 변화시키는 것을 연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I've got to go.

got to 를 [gar ] 로 발음할 때와 [gat ] 로 발음할 때는 분명히 의미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gar ] 현재 상황에서 주어의 이익, 목적[r]에 부합되도록 하겠다.

[gata] 현재 상황을 담담하게 있는 그대로[t] 서술하는 것

따라서 이와 같은 의미의 차이를 알지 못한 채 혀만 굴리면 영어발음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무조건 [t]를 [r]로 발음하려고 하는 것은 정말 우스운 일입니다.

연음을 적용한 발음의 차이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뿐 아니라 미국인과 영국인 사이에 나타나는 문화적 차이를 언어생활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t]를 [r]로 발음하기를 선호하는 미국인들은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며 그러한 마음을 솔직히 드러내는 면이 강합니다. 그러나 [t]를 그대로 발음하는 경향이 큰 영국인들은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하려는 반면 속내를 드러내기 주저하는 국민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언어생활이 사고방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개그콘서트의 "생활 사투리"를 떠올려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각 지역의 사투리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표현을 하잖아요. 다른 지역의 사투리를 듣다보면 언어를 표현하는 사고방식이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흔히 '지방색'이라 하는 것도 결국 사투리가 가장 기본적인 구분 기준이 되곤 하니까요.

그런 면에서 볼 때 표준어보다는 사투리가 감정표현에는 더 충실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틀에 얽매여 있지 않은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니까요. 표준어는 사투리에 비해 왠지 딱딱한 느낌이 들죠. 문법의 틀에 갇혀 있으면 실제로 원어민들이 사용하는 말과는 거리가 있는 언어를 구사하게 됩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competence만 있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여러분에게 증명해 보일 테니까요.

그럼 다음 편지에서 뵙겠습니다.


[열한 번째 편지] take 바로 알기



이번 편지에서는 take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take하면 '쥐다, 잡다' 라는 뜻이 아마 가장 먼저 떠오를 겁니다. 그런 뜻을 알고 있어봤자 영어실력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거 이제는 알고 계시죠? take도 제대로 배워 보자구요. get, have, take등의 기본 동사를 제대로 익혀두지 않으면 문장의 뜻은 대충 짐작할 수 있을지 몰라도 말하는 사람의 감정까지 읽어낼 순 없습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알겠지만 take 역시 만만치 않은 페이지 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중요하고 다양하게 쓰는 동사니까 정신 바짝 차리고 읽으세요. take의 뜻만 제대로 알아도 여러분은 횡재하는 겁니다.

take 를 competence 로 분석해보겠습니다.

[t] - 분명한 것이 존재하는데
[e] - 그것을 보고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i] - 잘 생각해보면
[k] - 거의 이루어낼 수 있다.

take는 [어떤 상황을 정확히 보고 나서 그것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경우]에 사용합니다. 자신에게 생긴 일이 정확히 어떤 것[t]인지 알아야만 그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 알 수 있겠죠. take는 [말하는 사람이 이미 그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나서 자신의 능력으로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담아내고 있는 동사입니다.

Take it easy.

영어시간에 배웠던 익숙한 문장이죠? 이 문장은 말하는 사람이 상대방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t] 보고 나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니까 편하게 하라]는 의미로 하는 말입니다. 상대방의 능력을 인정해주면서 자신감을 주는 표현이죠.

차 주인이 자동차 문을 쾅쾅 세게 닫는 사람에게 take it easy 라는 말을 했다면 [상대방의 평소 힘으로 살짝 닫아도 충분히 닫히는 거니까] 살살 하라는 의미가 됩니다.

It takes two seconds to send an e-mail !

이렇게 it이 주어가 된 경우는 어떨까요? 말하는 사람이 그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나서 그것이 충분히 이루어질만한 기준을 제시하는 겁니다. 이 문장을 해석하라고 하면 대부분 "이메일을 보내기 위해선 2초가 필요하다(또는 걸린다)"라고 해석을 할 텐데요. '필요하다'라는 표현은 take의 본래 뜻과는 조금 다릅니다. 우리말로 '필요하다'고 하면 뭔가 부족하다는 말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take는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여기에 사용되는 take는 [2초만 있으면 충분히 되는 일]이라는 뜻이 더 강합니다. take의 본래 뜻을 적용시켜서 약간의 발상의 전환만 하면 됩니다. take가 정확히 보고나서 그 일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경우에 사용되기 때문에, 그 일을 하기 위해 '2초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2초만 있으면 충분히 되는 일]이라는 거죠.

이 문장에서 take를 쓴 이유는 뭘까요?

I take the bus to work.

I take - 저는 정확한 상황[t]을 파악해서 그것을 대체로 잘 해나가고[k] 있습니다.
the bus - 그것을 해나가는 과정에 버스가 있습니다.
to work - 일을 하러 가야 하는 상황 이예요

위의 문장을 말한 사람은 [출근을 해야 하는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잘 이루어가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take를 사용한겁니다.
그리고 take 라는 행동을 하는 과정에 버스가 있습니다. 출근을 잘 해나가는 과정에 버스가 포함되는 되니까 버스를 타고 다닌다는 의미가 나오는 겁니다.


사진을 찍을 때는 왜 take를 쓸까?

Can I take a picture here ?
(여기서 사진 찍어도 될까요?)

사진을 찍는다고 할 때, take a picture 라는 표현을 씁니다. 이 경우에 take를 쓰는 이유는 뭘까요? 지금 여러분의 손안에 카메라가 있다고 상상을 해봅시다. 장소는 정동진, 이제 해가 곧 떠오르려는 순간 이예요.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마구잡이로 셔터만 누르면 안 되겠죠. 정동진의 일출 사진을 담아야 하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t] 하고 구도를 잡은 다음 찍을 거예요. 원하는 장면이 나올 때까지 카메라를 이리저리 돌리다보면[ei] 거의 원하는 것에 가까운[k] 사진을 찍을 수 있잖아요.

사진을 찍을 때 take를 쓰는 이유를 아시겠죠? 상황을 보고 머릿속으로 정확히 구도[t]를 그려놓은 다음 거의 그것에 가까운[k] 사진을 찍잖아요. 결국 사진을 찍는 행위와 take가 만들어내는 상황이 잘 어울리기 때문에 take a picture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된 겁니다.


take의 적극성

I'd like to take a shower.
(샤워를 하고 싶어요)

샤워를 한다는 말에도 take를 씁니다. 여기서도 여러분은 take의 적극성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몸에 땀이 많이 났다거나 더러워서 온몸을 씻어야 한다는 정확한 상황[t]을 파악한 뒤, 비누칠을 하고 몸을 닦아내서 원하는 것에 가까운 결과[k]를 얻어내는 것이니까요.
이렇게 take는 [정확한 상황을 읽어낸 상태에서 그 상황을 자기가 생각하는 바대로 스스로 이루어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사고방식이 들어가게 됩니다. 물론 그걸 이룰만한 능력이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하구요.


He took me home in his car.

He took - 그는 현 상황을 정확히 알고[t] 그것을 심화시켜[u] 거의 생각했던 대로 했다[k]
me home in his car - 내가 그의 차를 타고 집으로 오게 되었다.

이 문장에서도 take는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잘 드러내줍니다. 만약 He drove me home 이라는 문장으로 표현했다면 '그가 운전했다'라는 [행위자체에만 초점]을 맞춘 문장이 되어버립니다. 그 사람의 적극성이나 친절함은 느낄 수 없는 문장이 되는 거죠.
took을 써야만 그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태워주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상황을 정확히 파악[t]한 다음 그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행동[k]으로 옮기는 거니까요. 바로 이런 부분에서 기본 동사의 중요성을 팍팍 느낄 수 있는 겁니다.


약 먹을 때는 왜 take를 쓰지?

I had insomnia for many years and, therefore, I regularly took sleeping pills.
(나 불면증에 시달렸었거든. 그러다보니까 정기적으로 수면제도 복용했었지.)

불면증(insomnia)에 시달렸던 분의 글입니다. 불면증 때문에 수면제를 복용했었다고 하네요. 불면증 때문에 잠을 못 잤으니까 어떻게든 잠에 들고 싶었을 겁니다. 그게 바로 정확한 상황[t]입니다. 잠이 안 오는 증상을 정확히 읽고 그 상황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끌고 가기 위한 행동을 하는 겁니다. 약의 힘을 빌게 되면 자연적으로 완치되는 것은 아니지만 원하는 바를 거의 이룰 수 있게 되잖아요. 어쨌든 잠이 들게 되니까요.
약을 복용한다는 것은 자신의 증상을 정확히 알고 나서[t] 그냥 가만히 있지 않고 건강을 되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take를 쓰는 겁니다.

이제 take에 대해서 잘 아시겠죠?
그럼 다음 편지에서 뵙겠습니다.



ps. 영어의 기본 동사는 상황을 나타냅니다.

지금껏 여러분은 get을 "얻다"로 have를 "가지다"로 그리고 take를 "취하다"로 단순하게 암기해왔기 때문에 기본 동사가 나타내는 상황을 읽어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조금은 힘들 겁니다. 그렇지만 영어의 기본 동사는 철저하게 상황을 설정하고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줄곧 강조해 왔듯이 get에서는 [공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하게 해야 하는 일이나 상황]을 읽어낼 수 있어야하고, have에서 [주어에게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적절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제대로 읽어낼 줄 알아야 합니다.

영어의 기본 동사는 상황을 나타낸다는 것, 잊지 마세요.


[열두 번째 편지] make는 도움을 필요로 한다.



이번 편지에서는 make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이쯤 되면 미리 준비를 하고 있겠죠? "make = 만들다"라는 공식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릴 준비 말이예요. (재미있는 건 우리는 make하면 '만들다'가 바로 떠오르게 되는데 정작 영어에서 make가 '만들다'라는 의미로 쓰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거죠.)
make는 정말 쉬워요. 발음을 해보세요. take랑 한끝차이잖아요. [m]사운드에 대해서만 알면 거저먹기라는 거죠.

[m] - 자신의 일을 이루는데 필요한 도움(주변 여건)을
[e] -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i] - 깊이 생각해보니
[k] - 거의 이루어 낼 수 있다.

어떤 일을 거의 이루어 낸다는 점에서는 take와 같지만, make는 [뭔가 도움을 받아서 일을 해결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납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자신의 혼자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아지죠. 그럴 때마다 우리는 부모님이나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서 문제를 해결하곤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니까요. 제가 make를 여러분에게 설명하기 위해서도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예문을 찾으려면 여러 사전의 도움도 필요하고 결정적으로 competence의 도움도 필요하잖아요.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성공이란..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돈을 벌다/성공하다를 make money/make a fortune 으로 말하는데 여기에 성공에 대한 그들의 사고방식이 녹아있습니다. 그들은 경제적/사회적 성공이 한 개인의 독자적 능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나 기타 여러 가지 도움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음을 언어적으로 알고 있는 겁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이런 점은 본받을 만한 것 같네요. 그렇죠?

미국아이들이 즐겨보는 <Sesame Street>에서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한 여자 아이가 어떤 경사진 언덕을 올라가려다 미끄러지기를 반복하지요. 그러다가 그 아이가 갑자기 좋은 생각을 떠올립니다. 접착테이프를 자기 신발 밑에 붙이면 미끄러지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한거죠. 그렇게 해서 언덕을 올라가는데 성공한 아이는 I make it! I make it! 이라고 외칩니다. 이렇게 자기 일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적절한 도움을 찾아서 일을 완수]할 때 make를 써서 표현하는 겁니다.


Will you marry me? I'd make a good husband, Jenny.

위의 문장은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인 검프가 제니에게 청혼할 때 한 말입니다. '만들다'로 해석하면 정말 어색한 문장이 되어버리죠. 여러분은 지금까지 make를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던 겁니다. make a good husband를 그냥 숙어로 암기하고 있었던 거죠.

검프는 이 영화에서 지능이 낮은 사람으로 나오기 때문에 그 상태대로라면 제대로 된 남편이 되기 힘드리란 걸 누구나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make를 사용해서 지금까지 해온 대로라면 불가능하겠지만, 뭔가 새로운 변화(도움)을 통해 어떻게든 그럴듯한 남편이 되겠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겁니다.

물론 검프가 아닌 다른 사람도 I'd make a good husband 라는 말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상태로는 이루기 힘든 상황에서 어떤 도움을 받아 어떻게든 일을 이루겠다는 의미]만 들어가면 되는 거니까요. 여기서 [도움]이라는 것을 주변여건을 잘 활용한다는 의미로 보셔도 좋습니다.

여기서 잠깐 [m] 에 대해 좀더 자세히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물은 어디에서 어디로 흐르죠? 위에서 아래로 흐르잖아요. 그럼 시간은요? 과거에서 미래로 흐르죠? 그게 자연스러운 겁니다. 그런데 물줄기의 방향을 정반대로 바꾼다든지, 시간을 거꾸로 되돌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잖아요. 자연 상태 그대로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안되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가능하도록 만드는 게 바로 [m] 이예요. 바꾸어 말하면 [m]이 없다면 물은 계속 흐르던 방향으로만 흐르게 된다는 거죠.

A : It wasn't easy getting here.
B : I'm glad you made it.

약속을 하고 만난 두 친구가 나누는 대화입니다. 먼저 A가 말합니다. "여기까지 오기가 쉽지는 않았어" 이 문장에서 A가 get을 쓴 이유를 아시겠죠? 서로 약속을 했으니까 당연히 와야 하는 상황이잖아요.
그 다음에 B가 말합니다. I'm glad you made it 여기서 make를 왜 썼을 까요? 잘 생각해보세요. A는 어떤 상황이었죠? 오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그 상황에서 여러 가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도착한거잖아요. 딱 make를 써야 할 상황이네요.

어때요, make의 의미를 알고 나니까 You made it 라는 문장에서 우리말로 "그래 장하다 장해"라고 말하는 듯한 뉘앙스가 느껴지지 않나요?

다른 상황을 하나 더 볼게요. 매일같이 학교에 지각하던 친구가 왠일인지 제 시각에 맞추어 등교를 했습니다. 이 경우에도 친구들이 You made it 이라고 할 수 있겠죠. 평소 생활습관대로라면 어림도 없는 일이잖아요. 엄마에게 혼나서 그랬든지 아니면 옆 반 여자친구에게 잘 보이려고 그랬든지 어쨌든 뭔가 계기[m]가 있었기 때문에 일찍 등교할 수 있었던 겁니다.

I made four weeks without cigarettes.

I made 내가 주변 여건[m]을 활용해서[e] 뜻하는 바[i]를 이루었다.[d]
four weeks without cigarettes. 4주나 담배 없이 지냈다.

위의 문장에서 made는 담배를 끊기 힘든 상황에서 [여러 가지 주변 여건을 활용하고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껌이나 사탕을 먹었을 수도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감시해달라고 당부를 했을 수도 있죠.) 그래서 담배를 끊는 것에 성공한 겁니다.
어떤 문장에서건 make 가 나오면 [뭔가 스스로 이루어내기 힘든 상황]과 [주변여건을 활용하고 도움을 받아 일을 이루어내는 것]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make 역시 기본 동사이기 때문에 상황을 설정해주거든요. 그런 식으로 make에 익숙해 지다보면 나중에 영작을 하거나 말을 할 때에도 make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Your letters make me so happy.

군에 입대해서 훈련소 생활을 하다보면 가족, 친구에게서 받는 편지보다 더 반가운 것이 없습니다. (물론 시간이 흐를수록 초코파이가 그 자리를 대신하긴 하지만요..) 피곤하고 힘들지만 편지[m]를 받고나면 그 삭막한 훈련소에서도 기쁘게 웃을 수 있죠. make 에 대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군대라는 상황을 설정했을 뿐 어느 상황에서 쓰게 되더라도 같은 뉘앙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I made up my mind to quit smoking.
(나 결국은 금연하기로 결심했어.)

금연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문장을 한번 더 살펴보겠습니다. 여러분들 중에 담배를 피우시는 분이 있다면 이 문장을 읽고 금연하시기 바랍니다. 담배가 몸에 얼마나 해롭다구요. (참고로 이 책의 저자들은 한명도 담배를 피우지 않습니다. 절대 금연!)
그렇지만 담배 끊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위의 문장에서도 make를 써서 표현하고 있잖아요. 이 말을 한 사람은 스스로 금연을 결정하기 힘든 상황에서 뭔가 결정적인 계기[m]가 있었나 봐요.
이렇게 [m]은 평소대로라면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에서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어떻게든 일을 이루는 겁니다.

make 로 가져다 붙이는 이유는?

Don't make up a story.
(니 멋대로 꾸며대지마.)

보통 교통사고가 나면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면서 서로 상대방이 잘못했다고 우기기 시작합니다. 그러다보면 위의 문장과 같은 말도 할 수 있겠죠. 말싸움을 하다보면 가해자는 있는 사실 그대로를 이야기하면 자기에게 불리하니까 이것저것 갖다 붙여서[m] 꾸며대야 하잖아요. 어떻게든 자기에게 유리하게 만들려는 거죠. make가 딱 어울리는 상황이네요. 있는 그대로라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니까요. 문장을 읽으면서 이런 상황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make-up

여자 분들에게 익숙한 표현이죠? 메이크업한다고 하잖아요. 그냥 맨 얼굴을 보이는 것보다는 연지곤지 찍어 발라서[m] 더 매력적이고 예쁘게 보이려는 거죠. make가 표현하는 상황이 어떤 건지 이제 느낌이 좀 오시죠?
다시 한번 강조하겠습니다. make는 [뭔가 스스로 이루어내기 힘든 상황]에서 [주변여건을 활용하고 도움을 받아 결국 그 일을 이루어내는 것]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앞에 나왔던 예문들을 다시 읽으면서 make가 어떤 상황에서 사용되는 지 다시 한번 떠올려보세요.

정말 중요한 거라니까요. 두 세번씩 읽어서라도 완벽하게 소화하시기 바랍니다.


[열세번째 편지] 오다? 가다? come !



이번에는 come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어회화를 공부하다보면 꼭 한번씩 막히는 부분이 바로 come 입니다. 수업시간에는 분명히 come을 '오다'로 배웠는데, 회화 책을 뒤적거리다 보면 분명히 친구 집에 초대받고 간다는 말로 I'm coming 이라고 하거든요. 뭔가 이상합니다. 도저히 설명이 안 되니까 영어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말하기 때문에 '오다'라는 뜻을 써야 한다는 설명을 늘어놓는 책들도 있더군요.

이제 come 을 competence 로 분석해보겠습니다.

[k] - 어떤 일을 대강 파악된 상태에서
[ ] - 주변 여건을 잘 살펴보고
[m] - 적절한 도움을 찾아 일을 완성하는 것.

come이 쓰이는 상황이란 이런 겁니다. 일을 대강 파악해놓은 상태[k]에서 잘 살펴보고[ ] 적절한 도움[m]을 찾아서 그것을 완성하는 겁니다.

Mom : Breakfast is ready.
Tom : I'm coming, Mom

이불 속에서 TV를 보고 있는 Tom에게 엄마가 아침을 먹으라고 부르는 상황이라고 해보죠. Tom은 그 말을 듣고, I'm coming 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잘 생각해보세요. Tom 이 뭘 하고 있었든지 간에 엄마 말을 들으려면 하고 있던 일을 [중단]하고 그쪽으로 가야합니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TV를 더 보고 싶지만 엄마 말을 듣기 위해선 이불을 빠져나와 가야 하는 거예요.

come
[k] Tom은 엄마 말을 듣고 밥 먹으러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뭘 해야 하는 상황인지 거의 파악한거죠)
[ ] 그리곤 마음속에서 잠시나마 갈팡질팡 하다가(어떻게 해야 하나 주변 여건을 살피는 겁니다)
[m] 과감히 이불 속에서 빠져나왔습니다. 그래서 엄마 말을 듣게 된 거죠. (과감한 [행동]을 통해 일을 완성하게 된 겁니다.)

come이 어떤 건지 아시겠죠? 저쪽에 서 있던 친구에게 Come here 라고 말했다면, 그 친구는 뭘 하고 있었든지 간에 그걸 [중단]하고 오잖아요. 하고 있던 걸 확실하게 중단해야 come이라는 행동이 완성될 수 있는데, 그때 결정적으로 [m]이 필요한 겁니다. (자연 상태 그대로는 흐르는 물줄기의 방향이 바뀌지 않는다고 했던 것 기억나시죠?)

그럼, 만약 I'm going 이라고 했다면 어떤 뜻이 될까요? [서로가 알고 있는 현재 상황을[g] 계속 심화시켜 갈[ou] 것이다]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하고 있던 일을 계속 하겠다]는 뜻이 됩니다. 아까 Tom과 같은 상황에서는 TV나 계속 보겠다는 의미가 되는 거죠.

Hang up the phone and come to bed!
전화 끊고 가서 자 !

잠자라는 의미로 go to bed 만 쓰는 것이 아닙니다. 위에 나와있는 것처럼 come to bed 와 같은 표현도 사용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go to bed 는 "가서 자", come to bed 는 "와서 자"라고 섣불리 해석하진 않으셨겠죠?
밤늦은 전화를 하고 있는 아이를 보고, 가만히 두면 밤새 전화를 할 것 같으니까 전화 끊고 빨리 가서 잠이나 자라고 하는 겁니다.

전화를 하고 있던 아이는 이제 잠자리에 들어야 할 시간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k] 실제로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한 거죠. 이런 경우에 [m]이 필요합니다. (흐르는 물줄기의 방향을 바꿔야 하니까요)

그러니까 come to bed 는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이라는 걸 뻔히[k] 알지 않니? 과감히 전화를 끊어버리는 행동[m]을 하고 잠자리에 들어라"는 말입니다. [m]을 통해서 일이 완성되는 거죠. come은 "오다"라는 뜻도 "가다"라는 뜻도 아니라는 거 이제 아시겠죠? go와 비교해서 잘 생각해보세요.

coming soon !
개봉박두

coming soon에서는 사람들이 거의 다 알고 있는 상황[k]에서 결정적인 계기(도움)[m]에 의해 그것이 이루어 질 거라는 의미입니다. 보통 극장에서 예고편을 보여줄 건 다 보여준 상태에서 coming soon ! 이라는 자막이 뜨게 됩니다. 그것을 보고 사람들은 이제 곧 상영하게 될 영화라는 것을 짐작[k]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봉이 되려면 결정적인 무언가[m]가 있어야 하죠. 등급 심의도 통과해야 하고, 영화를 상영해줄 극장도 있어야 합니다.
좀 전의 I'm coming 과 비교해보세요. 엄마가 불러서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지만 Tom 이 엄마에게 가기 위해선 지금 하고 있던 일을 그만두고 가야합니다. 마음속으로는 이미 가야할 상황으로 파악[k]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자기가 하고 있던 일을 그만두기 위해서는 뭔가 계기[m] 가 필요한 겁니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변화라는 건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니까요.

Winter has come.
이제 겨울이구나.

이 문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힌트를 드릴게요. have 가 어떤 의미였는지 잘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또 한가지, come과 같은 기본 동사의 역할은 뭐라고 했죠? 상황을 설정해준다고 했잖아요. 'come = 오다'라는 공식을 적용시키려 하지 말고 상황을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 잘 살펴보세요. [어떤 일을 거의 다 파악한 상황에서 결정적인 계기(도움)에 의해 확실하게 이루는 것] 이 come 이잖아요.

Winter has - 겨울에 대해서 확인해보니까 이렇게 나타났어.
come - 거의 겨울이 되었다고 마음속으로 짐작[k]하고 있었는데, 잘 살펴보니까[ ] 겨울이라는 걸 확신할 만한 외부적인 모습[m]이 있더라구.

밖에 눈이 하얗게 내려있는 것을 확인하고 난 후에 할 수 있는 말이겠죠. [요즘 날씨가 으슬으슬해서 겨울이 오나 싶었는데 벌써 눈이 온 걸 보니 이제 완전히 겨울 인가봐] 라는 의미가 될 수 있겠죠. 꼭 이런 경우가 아니라고 해도 길거리에서 군밤장수를 발견했다든지, 옷을 껴입었는데도 춥게 느껴지는 경우에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이미 겨울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어느 정도 느끼고 있던 상태에서 겨울이라는 것을 확신할 만한 결정적인 계기(도움)가 있었던 거죠.

Look, the sun is coming up.

이 문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벽에 해가 뜨는 동쪽을 바라보며 "조금 있으면 해가 뜨겠구나" 라고 기대하고(혹은 뻔히 알고) 있다가 조금씩 밝아오는 모습[m]을 보고 하는 말입니다.

Lisa : Have you seen John today?
Tom : Oh, come to think of it, he was sick today.

come의 마지막 예문입니다. 여러분이 스스로 생각해보세요. come을 무시하고 해석해도 대충 해석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원어민은 다음과 같은 섬세한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서 쓴 거죠.

Lisa 가 말합니다. "오늘 John 봤어요?" (여기서 have가 쓰인 이유를 아시겠죠? 기억을 잘 되살려보고 확인해서 이야기해달라는 뜻입니다.)

그러자 Tom 이 말하는 군요. "아, 생각해보니까 John 오늘 아프다 그랬어요." Tom은 이 문장에서 왜 come을 써서 말했을 까요? John이 아프다는 것을 대강 알고[k] 있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가 Lisa가 John에 대해서 물어보니까 그것이 결정적인 계기[m]가 되어서 생각이 나게 되었다는 겁니다.



[열네 번째 편지] competence 한눈에 보기



이번 편지에서는 전체 competence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처음부터 여러분에게 본격적으로 정리해드리지 않은 이유는 수학공식처럼 무조건 대입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competence의 특성과 적용능력을 조금이라도 맛본 상태에서 알려드리는 것이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서 뒤로 미루었던 거예요. 만약 다음에 나오는 설명을 읽다가 괜히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과감하게 이번 편지만은 접어놓고 다음 편지를 읽으셔도 좋습니다. 이 편지는 수시로 들춰보면서 참고용으로 봐도 되니까요.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b] 는 일방적인 것을 뜻합니다. 말하는 사람이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 반대로 말하는 사람의 일방적인 생각을 담고 있는 것일 수도 있죠. 적용방향을 한쪽으로 제한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암기하려고 하지는 마시고 그냥 알아만 두세요.
beat/ be/ boy/ blog/ bye/ by/

[d] 는 do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다루었었죠? 어떤 의미였는지 기억나세요? [d] 는 사회적으로 규정된 것을 뜻합니다. [d] 는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 규정된 것을 뜻할 수도 있고, 아주 작은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합의하고 있는 내용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과거의 일이라는 건 이미 결정되어서 한 사람으로 바뀔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d] 사운드가 과거를 나타내는 경우에 대표적으로 사용된다는 설명도 기억하시죠?
[d] 가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주로 [제약여건]을 뜻하게 됩니다. 중학생이 연소자관람불가 영화를 보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은 법을 떠올리시면 될 겁니다.
bad/ del/ deal/ dare/ depart/ dress/ dash/

[f] 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개념을 뜻합니다. 어떤 상황을 보고 떠올리는 생각이나 단어와 같은 것들을 의미한다고 보면 됩니다.

[g]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공유하고 있는 정보를 나타냅니다. [g] 에 대해서는 get과 guy 그리고 go에서 자세히 이야기를 나누었었죠? 이제 쉽게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h] 는 주체가 마주한 대상을 뜻합니다. 이제 막 대화의 화제로 떠오른 것을 뜻 할 수도 있고, 주체가 부딪히게 된 현 상황을 표현할 때 사용하기도 하죠. 길 저쪽 편에서 친구가 걸어가는 것을 발견하고 Hi 라고 인사하는 것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을 뜻하게 되는 경우가 많죠.

[k] 는 어떤 일이 대강 완성된 상태를 뜻합니다. 어떤 상황을 대강 이해했다는 의미로도 사용합니다. 두 가지로 표현하긴 했지만 결국 같은 의미입니다. [k] 에서 주의할 점은 완벽하게 이해하거나 일을 완성했다는 것이 아니라 [대강] 이루었다는 거죠. 거의 다 되긴 했지만 아직 100% 완성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k] 는 take와 make 그리고 come에서 자세히 이야기를 나누었으니까 어느 정도 감이 잡혔을 겁니다. OK? 대강 알겠죠?

[l] 은 지금까지 생활해온 경험에 비추어서 뭔가를 이해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뜻 합니다. 따라서 각자 살아온 경험에 따라 다르게 이해하고 행동할 여지가 있는 겁니다. 각자의 주관으로 이해하고 행동하는 거죠. live와 life에 [l]이 들어간다는 걸 떠올려보면 더 이해가 쉬울 겁니다.

[m] 은 적절한 도움을 받아서 일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바꾸어서 말하면 [m] 이라는 도움 없이는 일이 이루어지기 힘든 거죠. come 에서 설명을 드렸듯이 [m] 은 뭔가 변화의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외부적인 개입이 없다면 물이 원래 흐르던 방향으로만 흐르듯이 늘 하던 대로 하게 될 테니까요. [m] 에 대해서는 from 에서 다시 한번 다루겠습니다.

[n] 은 아직 뭐라 규정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뭔가 나타나고 있긴 하지만 무엇인지 규정할 수 없는 거죠. 규정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대표적 부정어인 no에 [n]이 포함되어 있는 겁니다. 아직 뭐라 규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진행의 의미도 들어가게 되는 거구요.

[p] 는 전체를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을 의미합니다. 그 부분만 보고도 전체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part와 point의 p를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r] 은 주체의 이익/주장/목적/이해가 개입되는 것을 뜻합니다.

[s] 는 객관적인 것을 뜻합니다. 주체가 아직 판단을 내리지 않았거나 감정이 실리지 않은 상태의 사물이나 사건을 [s] 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sorry 기억하시죠? 주체가 아직 판단을 내리지 않은 객관적인 일[s]을 잘 파악해보고[ ] 나서 하는 말이잖아요.

[t] 는 분명한 일이나 상황을 뜻합니다. 지금 말하는 상황이나 문장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분명히 알 수 있는 겁니다. get과 to를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v] 는 말하는 사람이 판단할 때 그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말이나 행동을 골라서 하는 것을 뜻합니다. 여러 가지 중에서 자기가 판단하기에 가장 어울리는 것을 찾아내는 겁니다. have에서 설명 드렸던 것 기억나시죠? 앞으로 전치사 of 에서 다시 한번 다루게 될 겁니다.

[z] 는 말하는 사람 자신만이 알고 있는 모습으로 제시하는 것을 뜻합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오로지 자신이 바라보는 시각으로 파악하는 거죠.

[ ] 는 화자가 분명한 것이 있음[t] 을 알고 그것을 다시 잘 살펴보는 것[h] 입니다. 분명한 것이 존재하는데 그것이 진짜 정확한 것인지 확인해 보는 거예요. [h] 가 있으니까 처음 보듯이 새롭게 잘 살펴보는 겁니다. there에서 나왔던 설명 기억하시나요? 패스트푸드 점에서 햄버거가 나왔는데 그것이 주문한 것과 맞는지 잘 확인해보라는 의미가 [th] 에 있다고 했잖아요.

[ ] 는 [ ] 와 철자가 같지만 조금 의미가 다릅니다. 어떤 분명한 것[t] 이 있음을 알고 다시 살펴보는 것[h] 까지는 같지만 다시 살펴보는 목적이 다르거든요. [ ] 는 [분명한 것을 보고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살펴보는 겁니다. [ ] 는 [분명한 것이 있는데 사실 확인]을 위해 다시 살펴보는 것이었잖아요.
this와 that은 사실을 확인해주는 것에 중점을 두고 think는 어떤 사실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는 것에 중점을 둔다는 사실을 비교해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competence의 적용은 발음을 원칙으로 하지만 th나 w 그리고 묵음의 경우에는 철자를 살려서 적용해야 합니다. 같은 철자가 두개 겹칠 때도 마찬가지구요.

[t ] 는 서로 다른 대상의 공통점을 뜻합니다. 대상이 서로 다르지만 동일한 효과가 있음을 나타낼 때 씁니다.

[ ] 는 주체가 척보면 알 수 있는 것을 뜻합니다. 척보면 알 수 있도록 보여주는 게 바로 show잖아요. sure도 바로 척보고 이해가 되는 경우에 쓰죠. [ ] 를 정확히 알고 있으면 조동사 should의 비밀도 풀리게 될 거예요. 기대하세요.

[ts] 는 어떤 분명한 사태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것입니다. [t] 와 [s] 를 그대로 연결시키면 되는 거니까 그렇게 어렵지 않죠?

[d ] 는 사물의 특성이나 상황을 일시적으로 부각시키는 것을 뜻합니다.

이번엔 모음 이예요. competence를 적용할 때 모음은 자음 에 비해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음은 자음과 자음 사이의 관계를 설정해주는 역할을 할 뿐, 독자적으로 어떤 구체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지는 않거든요. 모음에 대한 설명을 듣다보면 몇몇 모음을 빼놓고는 거의 비슷비슷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물론 competence를 깊게 이해하다 보면 모음도 좀더 구체적으로 이해되겠지만 지금은 굳이 암기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이런 것이 있다는 정도만 알고 넘어가세요.

[a] 는 어떤 것이 실제적으로 나타난다는 의미입니다.

[ ] 는 어떤 것이 실제적인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을 살펴본다는 의미입니다.

[e] 는 어떤 것을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을 뜻합니다.

[i] 는 그 상황을 깊이 생각해보는 것을 뜻합니다.

[o] 는 어떤 대상이나 상황의 속성을 제대로 읽어내는 것을 뜻합니다.

[u] 는 현재의 속성이 심화되어 가는 것을 뜻합니다. go에서 나왔던 것 기억나시죠?

[ ] - 앞의 것과 관련시키는 것을 뜻합니다.

[ ] - 사회적 기준과 부합되도록, 누가 보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라는 뜻입니다.

[ ] - [o]와 [a] 사운드가 합성된 것으로서 대상이나 상황의 속성을 읽어낼 수 있을 정도로 사물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는 뜻입니다. 현재 주어진 상황에 따라 구체적 모습(행동)이 나타났다는 거죠.

[w] -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할 만한 것. 즉, 보편 상식을 뜻합니다. ([w]는 반 자음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be 동사의 과거(were, was)는 모두 w로 시작하죠. 과거의 상황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일 만한 사실이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오래전부터 원어민 언어학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단어가 있는데요. 바로 go입니다. 다른 동사는 불규칙으로 변화하더라도 앞의 자음이 변하지 않는데, 유달리 go의 과거는 went로 완전히 알아볼 수 없는 형태가 되어버리거든요. 이것 역시 competence를 적용해보면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go가 어떤 뜻이었는지 기억나세요? [서로 공감하고 있는 상황을 제대로 읽어서 심화시켜 가는 것]이잖아요.
대화를 나누는 한 두사람이 서로 공감하고 있는 내용을 심화, 발전시켜나가면 어떻게 될까요?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공감대를 형성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일만한 것이 되겠죠. 그래서 go의 과거가 [w]사운드로 시작하는 went가 된 겁니다.



이렇게 해서 자음과 모음의 competence를 모두 알아봤습니다. 좀 복잡하게 보이긴 하겠지만, 수천 개의 단어를 암기하는 것보다 어려운 건 아니잖아요. 지긋지긋한 문법을 암기하는 것보다도 쉽죠. 여러분은 엄청난 보물을 얻게 된 겁니다. 원어민도 모르고 있는 competence 에 대해 알게 되었으니까요.

물론 이 책에서 모든 자음과 모음의 competence를 자세히 다루지는 못할 겁니다. 각 자모음의 competence를 알려드렸다고 해서 여러분이 스스로 완벽하게 적용하기도 힘들 거구요. 그렇지만 걱정 마세요. 저희 [eanc]에서는 앞으로 계속해서 단행본을 출간할 예정입니다. 원어민과 같은 접근방식으로 영어를 접할 수 있도록 [eanc]가 돕겠습니다.


[열 다섯 번째 편지] have 의 친척 of ?



기본 동사 못지않게 머리를 아프게 하는 게 바로 전치사입니다. 영어가 어렵게 느껴지는 건 대부분 기본 동사와 전치사가 조합되어 만들어내는 무한대의 숙어 때문 일거예요. 스펠링이 길고 어려운 단어는 한 가지 뜻만 제대로 알고 있으면 되니까 차라리 쉬운 편이죠. 전치사에는 competence가 어떻게 적용이 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첫 번째로 have의 친척 of를 소개해드리도록 하죠. have와 of는 친척사이예요. have와 of가 이렇게 가까운 사이인 줄은 몰랐죠? 힌트 하나만 드리겠습니다. 둘 다 [v]가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네요. 눈치가 빠른 분들은 벌써 알아채신 것 같군요. 어쨌든,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I'm really proud of you.
(난 네가 정말 자랑스러워)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들으면 정말 기분이 좋을 거예요. 여기서 of를 어떻게 해석하면 될까요? '~의'라고 해석하면 뭔가 좀 이상하잖아요. of 는 [앞의 것과 관련된 것[ ] 중에서 가장 적절한 것을 골라서 제시[v]하는 것]을 뜻 합니다.

I'm really proud - 난 정말 자랑스러워
of you - 자랑스럽다는 감정과 관련된 것 중에서 가장 적절한 걸 골라서 말해줄게. 너 때문에 그래.

of 는 앞의 내용과 관련된 것 중에 가장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을 제시할 때 쓰는 전치사입니다.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의'라는 뜻도 나올 수 있는 거죠.

This is my first year of college.

이 문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디에 사용하든 of의 의미는 변하지 않죠. [앞의 내용과 관련된 것 중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을 제시]하기 위해서 쓴 겁니다. '첫 번째 해'라고 하면 첫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해일 수도 있고, 휴대폰을 갖게 된 첫 번째 해일 수도 있잖아요. 그 중에서 가장 적절한 걸 골라서 제시[v]한거예요. 지금 말하려고 하는 내용과 가장 알맞은 걸 콕 집어서 말해주는 거죠. 어렵지 않죠?
그런데 여기서 덧붙여 여러분이 꼭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of 다음에 [고삐 풀린 명사]가 나왔잖아요. 이런 걸 잘 찾아내야 합니다. 우리말에는 없는 거니까 각별히 신경 써야죠. 설명을 읽을 때는 이해하는 듯싶다가도 실제로 글을 읽을 때는 까마득히 잊어버리게 되거든요.

This is my first year - 이번이 제가 겪는 첫해예요
of college - 그것과 가장 직접적으로 관련된 걸 말해줄게요. 대학생활을 하고 있어요.

영어문장을 읽다 보면 of 다음에 [고삐 풀린 명사]가 오는 문장을 자주 접하게 될 겁니다. 그런 문장에서 [고삐 풀린 명사]를 동사로 해석하지 않으면 영어가 굉장히 딱딱하게 느껴질 거예요. get을 '얻다'로 외울 때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것처럼 말 이예요. [고삐 풀린 명사] 잊지 마세요!

I have 와 I've

쉬운 질문하나 해볼게요. I have 의 줄임말은 뭘까요? 너무 잘 맞추시네요. 그렇죠. I've 예요. 그렇다면 I have 로 말할 때와 I've 로 말할 때는 어떤 뉘앙스 차이가 날거라고 생각하세요? [h] 사운드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다면 쉽게 알아챌 수 있을 거예요. 잠시 시간 드릴 테니까 생각해보세요.

욕심만 앞서서 대충대충 빨리 읽으려고 하신 분들은 따라오기 힘들 겁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빨리 읽는 것보다 하나라도 정확히 아는 게 더 중요하다니까요. have부터 정리해볼게요. have는 주어가 돌발적으로 처하게 된 상황[h]에서 가장 적절한 표현이나 행동[v]을 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이제 답은 나왔네요. I have 와 I've 의 차이는 [h] 사운드 밖에 없으니까요.

I have로 말을 하거나 글을 쓰게 되는 경우에는 말하는 사람 자신에게 [갑작스럽게 생긴 일이라는 걸 강조]하려고 한겁니다. 듣는 사람에게도 새롭게 알려주는 거니까 잘 들으라고 강조하게 되는 거구요. 반면 I've 로 말을 하게 되면 [h] 사운드의 특성이 사라지게 되어서 [기존에 있었던 내용을 다시 확인]해주는 정도의 뉘앙스만 남게 되는 겁니다. 상대방이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 구체적으로 다시 확인해주는 정도]입니다. 단순히 편하게 쓰기위해 줄인 건 아니죠.

그게 of 랑 무슨 상관이지?

I've 로 말을 하게 되면 [h] 사운드의 특성이 사라져서 [기존에 있었던 내용을 다시 확인]해주는 정도의 뉘앙스만 남게 된다고 했죠? of도 마찬가지예요. 새로운 것을 알려주기보다는 [기존에 알고 있었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전치사 of의 특징이거든요. 결국 've와 of는 같은 뜻이라고 할 수 있죠.

실제로 구어체에서 've가 와야 할 자리에 of 를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Webster 사전에 나와 있는 내용을 한번 볼까요?

nonstandard : Have -- used in place of the contraction 've often in representations of uneducated speech

<I could of beat them easy -- Ring Larder>
('ve)

교육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쓰는 말이라고 설명되어있긴 하지만, 그래도 뭔가 어감이 맞으니까 그렇게 쓸 수 있는 겁니다. 즉, competence에 정확히 들어맞기 때문이지요.
위에 나온 것과 같은 낯선 표현을 접하게 되더라도 competence로 무장되어 있으면 더 이상 당황할 필요가 없습니다. 쉽게 해결이 되지요.

그럼 다음 편지에서 뵙겠습니다.

ps. of를 정리해볼게요. of는 앞의 내용과 관련된 것을 제시하되 관련된 것들 중에서 화자가 하고자하는 말과 가장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것을 골라서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겁니다. 그렇지만 of 다음에 제시되는 내용은 갑작스럽게 받아들일 정도로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have와 가까운 친척이긴 하지만 [h] 사운드가 빠졌으니까요. 그래서 of 다음에는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이나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만한 내용]이 나오게 되는 거예요. 이것이 바로 of의 특징입니다.

여기에 덧붙여 of와 [고삐 풀린 명사]를 잘 활용하면 영어가 생동감이 넘치기 시작할겁니다. 사실 전치사는 [고삐 풀린 명사]와 the만 제대로 이해해도 절반은 해결한 거나 다름이 없거든요.


[열 여섯번째 편지] 생생하게 만들어 주마! for



저번 편지에서 competence로 분석한 of를 설명해드렸는데 잘 이해하셨죠? have와 of를 연결지어서 생각해보면 그다지 어려운 것도 아니잖아요. 이렇게 competence에 응용력이 붙기 시작하면 점점 더 영어가 생생하게 느껴질 겁니다.

이번에는 for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일단 간단하게 설명 드리도록 하죠. for는 [문장을 생생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너무 쉬운가요? 사전을 찾아보면 '무엇 무엇을 위해, 무엇을 향하여, 무엇 때문에, 무엇하는 동안 등등' 여러 가지 뜻이 나와 있는데요. for가 하는 역할은 단 한가지 뿐 이라니까요. 바로 [문장을 좀더 생생하게 만드는 역할]이죠. 예문을 보면서 생생하게 설명 드리도록 할게요.

I'm sorry for being so late.

I'm sorry 까지 말을 들은 사람은 "뭐가 미안하다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죠? 의사를 좀더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요. "미안해. 너무 늦어서 말야." 그래야 미안하다는 감정이 좀더 생생하게 전달될 수 있잖아요.

for
[f] - (앞의 문장을 보고)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것과
[ ] - 관련해서
[r] - 주체의 이익/목적/주장/이해와 연결되는 것이 바로 다음의 것이다.

Now, my father works for IBM.

서로 가족소개를 하다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시다. 이 문장에서도 마찬가지로 competence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Now, my father works 까지만 말을 들은 사람은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f]이 들 거예요.

'아버지가 일하시는구나. 그런데 무슨 일을 하신다는 거야?'

이런 일반적인 생각[f]에 덧붙여 좀더 잘 이해[r]할 수 있도록 IBM이라는 말을 써준 거예요. 앞의 말까지만 들으면 감이 잘 오지 않잖아요. for는 [앞의 내용을 듣고 떠오르는 일반적인 생각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만드는] 라고 했던 것 기억나시죠? 그래서 for 다음에 오는 IBM이라는 말을 듣고 나면 "아~ IBM에서 일하시는 구나"라고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겁니다.

They have been married for three years.
(그들은 결혼한 지 3년이 되었어요.)

for 다음에 숫자가 오는 경우에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그래야 for를 마음껏 부려 쓸 수 있거든요. 기존의 해석만 알아가지고는 영원히 전치사를 정복할 길이 없습니다.

여러분이 for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요. 위의 문장에서 for three years 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3년'이라는 햇수를 정확하게 알리기 위해서 쓴 것이 아닙니다. 결혼한 지 정확히 '3년 동안'이라는 기간을 말하려면 They have been married three years 라고 써야합니다. 처음 듣는 이야기죠? 이게 바로 for 뒤에 숫자가 나오면 '~동안'이라고 암기해왔기 때문에 생긴 문제점입니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문장에서 for를 사용한 이유는 뭘까요? 답은 이미 알려드렸잖아요. for를 사용하는 이유는 [문장의 의미를 좀더 생생]하게 만들기 위한 것 뿐 입니다. 그러니까 위의 문장 They have been married for three years. 에서 for three years 라는 표현을 쓴 것은 결혼생활을 3년 동안 유지했다는 '기간'만을 전달하려고 한 것이 아닙니다. 결혼한 부부에게서 떠올릴 수 있는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for three years 라는 표현을 사용한겁니다.

결혼했다는 사실만 가지고는 뭔가를 떠올리기가 좀 막연하잖아요. 그렇지만 3년이 되었다고 하면 서로에 대해 알만큼 알고 있을 거고, 애도 하나쯤 있을 거라는 등의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볼 수 있죠. for three years 의 역할은 바로 그런 겁니다.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예요. 3년차 부부의 모습을 떠올려보자는 것이지요. (three years 가 고삐 풀린 명사로 쓰였다는 것도 잊지 마세요)

Jordan hits the jump shot. 24 for the game for Michael Jordan.

마이클 조던을 위한, 게임을 위한 24득점?

위의 문장은 어떤 아나운서가 농구중계를 하던 중에 한 말인데요. for를 자유자재로 활용해서 말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for을 "~을 위하여"라고 해석하면 이상하죠? 게다가 두 번이나 연속으로 썼잖아요. competence 로 해결하지 않으면 막막하기만 할 겁니다.

24 - 24득점을 올렸습니다.
for the game - 한 경기예요
for Michael Jordan - 마이클 조던이 해낸 겁니다.

이 아나운서는 자기가 하는 말을 좀더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for를 사용한겁니다. 단어를 하나 말해놓고 그것을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for를 쓰고 또 그 다음 말을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for를 쓰는 거죠. 그래서 스포츠 중계에서 for를 사용하면 아주 잘 맞아떨어지는 표현이 되는 겁니다. [경기장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좀더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이 아나운서의 역할이니까요. ([고삐 풀린 명사]도 한번 골라내 보세요)


ps 1. 저번 편지에서 설명한 of와 for의 차이점을 아시겠어요? of는 앞의 내용과 뒤의 내용을 직접적으로 연결하기 때문에 '무엇에 속한, 무엇의'이라는 뜻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모음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앞의 내용과 뒤의 내용이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거죠. 부정관사 a처럼 말 이예요.

하지만 for는 [f] 사운드가 앞에서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앞의 내용과 뒤의 내용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과 연결]되는 겁니다.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과 [뒤의 내용]이 연결되기 때문에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생생하게 만드는 게 for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되는 겁니다.

ps 2. 어디에 가서도 이런 설명은 들을 수 없습니다. 원어민도 설명할 수 없는걸요.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번 강조하겠습니다. for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기 전에는 다음 편지로 넘어가지 마세요.



[열일곱 번째 편지] from - 생생하게 만들기가 쉬운 게 아니라니까요.



for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이제 확실히 아시겠죠? 그렇다면 발음이 유사한 전치사 from은 어떨까요? for에 [m] 사운드의 의미만 추가하면 됩니다. make와 come에서 [m] 사운드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드렸는데 설마 모르시는 분은 없겠죠?
모두 잘 아실 테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m] 사운드에 대해 복습해볼게요. [m] 은 지금 이대로라면 도저히 일이 해결되기가 힘든 상황을 설정합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m]이라는 도움이 있기 때문에 일이 해결 되는 걸 뜻하는 거죠.

for 와 from 의 차이는?

앞의 문장을 읽고 [떠오르는 생각을 생생]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는 from과 for는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m] 사운드 때문에 상황이 약간 달라지는 거죠. [m]이 나타내는 상황이 어떤 거였죠? 지금 이대로라면 도저히 일이 해결되기가 힘든 상황이었잖아요. 그러니까 from은 앞의 내용과 뒤의 내용이 너무 이질적이어서 그냥 겉으로 보기에는 그 둘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느끼기 힘든 경우에 사용합니다.
겉으로만 봐서는 추측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for를 쓰지 않고 [m]이라는 도움을 받아 앞뒤의 내용을 연결하면서 문장을 생생하게 만드는 겁니다.

그럼 from이 사용되는 경우를 한번 살펴볼까요?

I'm from Gwacheon.
(과천에서 왔어요)

가장 일반적으로 출신지를 말할 때 쓰는 표현이 I'm from 이잖아요. 자신을 [좀더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출신지를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 겉모습만 보고는 그 사람이 과천 출신인지 인천 출신인지 알 길이 없잖아요. 과천 출신이지만 부산 사투리를 쓸 수도 있는 거 아니겠어요? 게다가 요즘은 겉모습은 한국인이지만 외국에서 태어난 교포가 있는가 하면 겉모습은 백인이지만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도 있잖아요.
이렇게 겉으로 드러난 것만을 가지고는 "과천"과 내가 관련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추측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from을 써서 표현하는 겁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확실하게 추측할 수 없는 "나"와 "과천"의 관계를 생생하게 연결하는 거죠. from을 어떤 상황에서 써야 하는 지 아시겠죠?

suffer에 from을 붙여야 하나, 말아야 하나?

from을 '무엇으로부터'라고만 알고 있으면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다음의 내용은 중앙일보에서 발행하는 Herald Tribune 간지로 나오는 영작 클리닉에 나온 내용입니다.

............................................................................................

... 창고가 텅 비고 기근이 일어난다고 생각했다.

(a) ...the rice storage will empty out and the village will suffer from a famine.

(b) ...the rice bins will be empty out and the village will suffer a famine.

(2003년 9월 26일자 '영작 Clinic')
............................................................................................

(a)는 한국기자가 쓴 내용이고, (b)는 원어민이 수정한 내용입니다. 영자신문 기자가 suffer from a famine 이라고 쓴 것을 원어민이 suffer a famine 으로 수정해주고 있네요.

사전에 찾아보면 분명히 suffer 도 나오고 suffer from이라는 숙어도 나오는데 대체 suffer와 suffer from을 어떻게 구분해서 써야 할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죠.

앞 문장(the rice storage will be empty out)에서는 창고가 비게 될 거라는 내용이 나오고 있습니다. 쌀 창고가 비면 어떻게 될까요? 생각해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는 문제잖아요. 당연히 밥을 못 먹게 되겠죠. 기근이 일어날 수 있겠네요. 너무나도 당연히 추측이 가능한 경우니까 from을 쓸 필요가 없는 겁니다. 어떤 상황을 겪게 될지 뻔한데 from을 쓰면 도리어 어색한 문장이 되는 거죠.
from은 앞의 내용과 뒤의 내용이 너무나도 이질적이어서 겉으로 드러난 것만 가지고는 추측이 불가능할 경우에 사용한다고 했잖아요.


work from home 이 말이 되는 거야?

A : How much time do you spend at home?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되죠?)

B : I normally spend a lot of time at home because I work from home.
(저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요. 집에서 일하거든요.)

재미있는 예문이죠? 집에서 일한다는 표현을 I work from home 이라고 했잖아요. 한국인이 영작을 했다면 무조건 I work at home 이라고 했을 겁니다. I work from home 이라는 표현은 상상도 못 하겠죠. 어려운 단어가 사용된 것이 아닌데도 왜 그렇게 썼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경우에 참 답답함을 많이 느끼시지 않았나요? 그러한 답답함은 이제 더 이상 느낄 필요가 없을 겁니다. competence가 있으니까요.

여기서 원어민은 왜 이렇게 표현을 했을까요? 문맥을 잘 살펴보면 답이 보일 겁니다. 보통 일을 한다고 하면 직장에서 일하는 것을 떠올리게 되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추측하기 힘든 상황을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일을 한다는 것]과 [집]은 겉으로 보기엔 이질적인 거잖아요. 집에서 일을 한다는 건 일반적이지 않죠. 그래서 상대방이 추측 못하고 있으리라 생각하고 from을 써서 표현한 겁니다.

화학적 변화에 from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니까요. 겉으로 봐서는 추측불가능이죠.
전치사도 competence로 풀어놓고 보면 너무나도 단순한 겁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들을 공식으로 암기하려 하지 말고 항상 상황을 읽어야 한다는 것, 잊지 마세요.


[열여덟 번째 편지] 달라붙어 있다는 편견을 버려! on



on은 여러분이 많은 오해를 하고 있는 전치사입니다. 하지만 competence를 적용해보면 쉽게 해결되니까 걱정 마세요. 먼저 on을 competence로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on
[ ] - 상황을 잘 보고 행동을 해서
[n] - 어떤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n] 이 이해하기가 좀 어려울 거예요. 쉽게 예를 들어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잠시 경찰의 입장이 되어볼까요. 경찰이라는 직업적 관점에서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거라면, 시민들이 어떤 짓을 하든지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인간들도 있구나, 하고 넘어가면 될 테니까요.
그런데 사회에는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오만가지의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잖아요. 예를 들어, 경찰이라는 직업적 위치에서 무조건적인 암기를 강요하는 영어책에 대해 뭐라고 규정할 수 있겠어요? 법을 어긴 게 아니니까 경찰이 뭐라고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죠? 그렇다고 해서 경찰 업무에 새로운 변화가 생기나요? 경찰은 그런 이야기를 듣고 그냥 흘려 넘기면 되는 거죠.
경찰의 입장에서 보는 쓰레기 영어책들 혹은 하루에 10번이나 식사를 하는 사람, 이런 것들이 바로 [n] 입니다. 하루에 식사를 10번을 하든 100번을 하든 법의 테두리 안에서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거죠. 그냥 단순 사실에 불과한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n]은 어떤 테두리 안에서 다양하게 발생하며 일부분을 이루고 있지만 뭐라 규정하기는 힘든 것을 뜻합니다. 그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도 없는 거구요. (경찰과 영어책을 잘 떠올려보세요)

이제 [n] 에 대해서 조금은 느낌이 오시죠? 그럼 on을 competence로 분석한 내용을 다시 한번 보여드리겠습니다.

on
[ ] - 상황을 잘 보고 행동을 해서
[n] - 어떤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일단은 간단하게 [행동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더 자세한 뉘앙스는 예문을 가지고 설명 드릴게요.

Can you stand on your head?
물구나무 설 수 있니?

여기서 on을 '어디에 달라붙어 있는'이라고 해석을 하면 우스운 문장이 되어버립니다. '너 머리를 밟고 설 수 있니?'라는 뜻이 되어버리니까요.

Can you stand on - 너 서는 행동을 제대로 할 수 있니?
your head - 네 머리를 가지고 말이야 [고삐 풀린 명사]

stand라는 행동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고 묻는 겁니다. 상황을 잘 보고 행동[ ]하는 거니까요. 제대로 행동하는데 그 행동은 stand라는 동작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땅에 쓰러지거나 앉으면 안 되는 거죠. [n]으로 끝났으니까요.

잘 기억해두세요 on은 뒤에 나오는 내용보다는 앞에 나오는 내용과 더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참 재미있죠?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것과 반대되는 설명이잖아요. your head는 [고삐 풀린 명사]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동사로 해석을 한겁니다.
이렇게 해야 앞에서부터 차례차례 해석하는 것도 가능한거죠. '어디에 달라붙어 있는, 위에'라고 해석을 하면 끼워 맞추기를 해서 비슷하게 의역이 가능할지는 몰라도 on을 원하는 대로 부려 쓸 수는 없습니다.

I wanted to punch him on the nose.

그 녀석에게 주먹을 날리기를 원했는데 코에 달라붙도록, 코 위에? 이런 식으로 말을 하면 뭔가 좀 이상하잖아요. competence 로 해석을 해야 자연스럽게 풀립니다.

I wanted to punch him on - 내가 원하는 게 있는데 그 자식한테 아주 제대로 주먹을 날리는 거야
the nose - 코에 말이야. [그 과정에 코가 있어]

위의 문장에서도 마찬가지로 on은 punch라는 동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on은 [앞에 나온 내용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표현]하는 전치사니까요. 주먹을 제대로 날리고 싶다는 거죠.
참고로 여기서 the nose는 punch라는 행동에 포함되는 부위를 표현하기 위해서 the를 쓴 겁니다. the 기억나시죠? [앞의 내용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포함]된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쓴다고 했잖아요. (이해가 잘 안되면 다시 the의 설명을 읽어서 확실히 이해하고 돌아오세요)

전치사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렇게 [고삐 풀린 명사]와 전치사, 그리고 the가 절묘하게 어울리면서 다양한 뜻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알고 있는 여러분은 크게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Look! That house is on fire!

집이 불 위에 있다는 걸 말하려는 게 아니죠?

That house is - 저쪽에 집이 있는데
on - 뭔가 상황에 맞게 제대로 이루어져서
fire - 불이 나서 타고 있어요.

여기서 on은 [집]에 불이 붙을만한 조건이 잘 맞아떨어졌다는 것을 표현하는 겁니다. on의 [앞에 나온 내용]이 상황에 맞게 제대로 이루어진다는 의미니까요. fire는 [고삐 풀린 명사]를 활용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겠죠? 여기서도 [n] 을 적용해보면, 아직 집이 다 타서 재가 되었다거나 무너진 상태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n] 사운드는 뭔가 새로운 상태를 만들어내지는 못하니까요.

여기서는 주의해야 할 점 한 가지만 말씀드릴게요. 앞에 나온 내용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방향이나 옳은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걸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선악이나 가치 판단 기준을 세우면 안 된다는 거죠. 집에 불이 났는데 잘된 건 아니잖아요. 물론 옳은 것도 아니구요. 여기서 제대로 된다는 것은 불이 붙을 조건이 딱 맞아떨어졌다는 겁니다.
(쓰레기 같은 영어책이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는 것이 경찰의 업무에 포함이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이지요.)

They live on bread.

그들이 빵에 붙어서 생활한다고 해석하면 이상한 문장이 되어버릴 겁니다. competence로 해결하지 않으면 외우던지 얼렁뚱땅 넘어가는 수밖에 없는 거예요.

They live on - 그들은 삶을 상황에 따라 제대로 살아가요.
bread - 빵을 먹으면서 말 이예요.

여기서도 bread는 [고삐 풀린 명사]로 사용되었습니다. 삶을 상황에 맞추어 제대로 살아가는데 빵을 먹으면서 살아가는 거니까 빵을 주식으로 삼았다는 말이 되는 겁니다.
on 뒤에 bread 보다는 앞의 내용과 더 관련이 깊다는 것을 아시겠죠? 빵을 제대로 먹는다는 게 아니라 생활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뜻이잖아요.

만약 They live on 30$ a week 이라고 썼다면 일주일에 30달러를 가지고 생활하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30$는 [고삐 풀린 명사]로 사용된 거죠.

이 문장에서도 마찬가지로 그 돈에 만족한다든지, 부족하다든지 하는 가치판단은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 돈에 맞추어서 살아간다는 뜻만 들어가게 되는 거죠.

Hello everyone. This is Today's Magazine here on EBS FM.

위 문장은 태인영씨가 진행하고 있는 Today's Magazine 의 첫 인사 멘트입니다. 이 문장에서도 on은 앞의 내용과 관련이 더 깊습니다. Today's Magazine이 지금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한 것이지, EBS FM 에 중점을 두려고 한 게 아니잖아요. Today's Magazine을 시작하면서 괜히 EBS FM을 더 강조할 필요는 없는 거죠.

EBS FM은 [고삐 풀린 명사]로 해석하면 되니까 그리 어렵지 않죠? EBS FM에서 방송중이라는 뜻입니다.

전치사 on은 [행동이 잘 이루어지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 그리고 뒤에 나오는 내용보다는 [앞에 나오는 내용과 더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면 됩니다. 그럼 이만 마무리 짓겠습니다.

ps. 천장에 달라붙어 있다는 표현을 할 때는 on the ceiling 이라고 하고, 벽에 붙어 있다는 표현을 할 때도 on the wall 이라고 하니까 on 을 "달라붙어 있는"이라는 뜻으로 가르치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위에'라는 뜻만 가지고는 해결이 안 되니까요. 그래봤자 눈으로 보이는 위치를 지정할 때 빼놓고는 적용이 안 되는 경우가 훨씬 많은데 말이죠.

그렇다면 '~위에, 달라붙어 있는' 이라는 뜻은 어떻게 나오게 된 걸까요? 어떻게 그런 뜻이 나오게 되었는지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The fly is on the ceiling.

파리가 상황을 잘 보고 제대로 있는데, 그 상황에 천장이 포함되는 겁니다. the가 있기 때문에 ceiling은 맘대로 동사의 역할을 못하고 고삐에 꽁꽁 묶여서 앞의 상황 속에 포함이 된 겁니다. 파리가 상황을 잘 보고 제대로 있는데, 그 상황에 천장이 포함되니까 파리는 천장에서 떨어지지 않고 제대로 붙어 있다는 뜻이 나올 수 있는 겁니다. [n] 사운드는 새로운 상황이나 변화를 만들어내지는 않기 때문에 테이블 위에 얌전히 있어야 하는 거죠.

영어 문장을 접하다 보면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위에, 달라붙어 있는'이라는 뜻으로 적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고정관념이란 게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on 이라고 하면 일단 '~위에, 달라붙어 있는'이라는 뜻부터 떠오르니까요. 지금부터라도 영어책을 읽을 때마다 competence를 적용해서 익숙해지도록 노력해보세요.


[열아홉 번째 편지] in 을 알려줄게


in 역시 간단합니다. on과 in을 구분하기 위해 여러분이 알아두어야 할 것은 행동과 사고의 차이밖에는 없습니다. on 은 [앞에 나온 내용이 상황에 맞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뜻하고, in은 [앞에 나온 것을 머릿속에 잘 담아두라]는 것을 뜻하거든요.

in
[i] - 깊이 생각해보면
[n] - 어떤 현상이 있다.

[깊이 생각해보면 어떤 것이 있으니까 잘 알아두라]는 의미입니다. [n] 사운드 기억나시죠?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일들은 경찰의 업무에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전치사 in 은 상대방이 [별 무리 없이 받아들일 만한 사실]을 알려주려고 할 때 사용합니다. 이런 설명은 난생 처음 들어봤을 거예요. 그렇죠? 예문을 보면서 확인해보도록 할게요.

He'll be back in two weeks.

이런 문장을 만나면 참 짜증나지 않았나요? in 을 '어떤 영역 안에'라고 해석하면 in two weeks 는 분명, '2주 안에'라는 뜻이 되어야 하는데 사전이나 영어책을 찾아보면 '2주 후'라는 뜻으로 소개되고 있잖아요. 도저히 납득이 안 되니까 무조건 외우는 수밖에 없었죠. 이제 속 시원하게 competence로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He'll be back in - 그가 돌아올 거거든요.[사실로 알아두세요]
two weeks - 2주의 시간이 흐른 뒤에 올 거예요.

위의 문장에서 in 은 그가 돌아올 거라는 것을 사실로 알아두라는 의미입니다. [n]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것 없이 사실로만 알아두고 그것을 바탕으로 뒤에 나오는 내용을 이해하라는 거죠.
two weeks 는 [고삐 풀린 명사]로 해석하면 쉽게 해결이 됩니다. [고삐 풀린 명사]는 문장의 상황에 따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만한 동작을 만들어낸다고 했잖아요. 여기서는 '2주의 시간이 흐른 뒤에'라고 해석하면 되겠네요.

너무나도 명쾌하게 해결이 됐죠? 지금까지 학교에서 배워왔던 in의 해석대로라면 in two weeks는 정말 말도 안 되는 표현이잖아요. in이 뒤에 나오는 two weeks와는 큰 관련이 없다는 것도 증명이 됐죠? in이 앞에 나오는 내용보다 뒤에 나오는 two weeks와 더 깊은 관련이 있었다면 "2주 안에"라는 뜻이 되었어야 할 테니까요.


She looked at me in horror.

위의 문장을 잘 보세요. [공포 안에서] 나를 쳐다본 게 아닙니다. 그렇게 해석하면 좀 이상하죠.

She looked at me in - 그녀가 나를 바라봤거든요.(사실로 알아두세요)
horror - 공포에 질려 있었어요.

in의 역할을 잘 살펴보세요. 앞의 내용은 그것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니까 [사실로 받아들이고]나서 뒤의 내용을 들으라는 겁니다. 그녀가 나를 "쳐다봤다"는 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그녀가 공포에 질려 있었다는 내용을 이해하라는 거죠. horror는 [고삐 풀린 명사]로 해석한겁니다.


He paid the bill in cash.

여기서도 in 은 사실의 전달을 목적으로 사용된 겁니다. 행동에 초점을 맞추려면 on 을 써야 하죠. 그리고 역시 in cash 을 "현금 안에"라고 해석하면 말이 안 됩니다. cash는 [고삐 풀린 명사]로 해석하고 in은 따로 놓고 봐야죠.

He paid the bill in - 그가 요금을 지불했거든요.[사실로 알아두세요]
cash - 현금으로 지불했어요.

이 문장에서도 in은 앞에 나온 내용인 "그가 요금을 지불했다"는 것을 그냥 사실로 받아들이라는 의미로 사용된 겁니다. cash를 [고삐 풀린 명사]로 해석하면 "현금을 사용했다"는 뜻이 될 수 있습니다.

The book is in the box.

그렇다면 어떻게 "~안에"라는 뜻이 나오게 된 걸까요? 차근차근 짚어보도록 할게요.

in 앞에 나오는 내용은 어떤 거라고 했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것 없이 그냥 사실로 받아들이면 되는 내용이라고 했잖아요. 경찰이 쓰레기 같은 영어책을 보고 큰 신경을 안 쓰는 것처럼 말이죠. 그렇다면 경찰이 쓰레기 같은 영어책을 보고 큰 신경을 안 쓰는 이유는 뭐였죠? 맞아요. [법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마찬가지로 in 앞에 나오는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면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는 이유는 [어떤 주어진 틀]을 벗어나지 않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문장으로 되돌아가 봅시다.

The book is in - 그 책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것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죠. 물론 그 이유는 [주어진 틀을 벗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 이구요.

the box. - 앞의 내용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상자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책은 상자라는 틀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의미가 나오게 되는 겁니다.


위의 설명은 the를 완벽히 알고 있어야 이해가 가능한 부분입니다. the가 영어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는 걸 실감하시겠죠?

the와 [고삐 풀린 명사]만 정확히 알아도 전치사는 절반 이상 해결한거나 다름없습니다. 전치사 뒤에 [고삐 풀린 명사]가 오느냐 the가 오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삐 풀린 명사]와 the의 개념이 한국어에는 없는 거라서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원어민이 설명해 줄 수 있는 부분도 아니 구요. 조급해하지 말고 편지를 하나하나 차분하게 읽어주세요. 저희가 보낸 편지내용을 완벽하게 다 이해했다면 이미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보물을 소유하게 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럼 다음 편지에서 뵙겠습니다.


ps. 다시 한번 말씀드릴게요. on과 in의 차이는 [행동을 표현]하는 것과 [사실을 전달]하는 것의 차이입니다. 숙어든 관용어구든 마찬가지로 적용이 되죠. 그 차이점을 염두에 두고 문장을 접해보세요. 이렇게까지 반복해서 강조하는 이유는 on과 in이 영어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전치사이기 때문입니다. 원어민들이 자주 사용한다는 건 어떤 의미라고 했었죠? 맞아요. 쉬우니까 자주 사용하는 거죠.
원어민들이 말하는 걸 들어보면 사전에 없는 표현도 자연스럽게 사용하잖아요. 그게 다 competence에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가능한겁니다. 바꾸어 말하면, 여러분이 competence를 제대로 알고 나면 비문법적인 표현까지도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 되죠. 익숙해질 때까지 여러 문장을 접하면서 적용해보시기 바랍니다.
우선은 편지를 반복해서 읽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 이번 편지의 내용을 확실히 알겠다고 생각되기 전까지는 다음 편지로 넘어가지 마세요.


[스무 번째 편지] 어느 날 조동사가 내게로 다가왔다



자, 깜짝 퀴즈 들어갑니다. 조동사라는 문법용어는 무슨 뜻일까요? 네, 대부분 동사를 도와주는 것, 이라고 답변을 하고 계시군요. 그런데 실제로 영어에서는 말하는 사람의 마음 상태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답니다. 주어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이 느끼고 있는 심적 상태(mood)를 전달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조동사(modal auxiliaries)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따라서 조동사는 주어에 대해 말하는 사람이 이미 어떤 판단을 내린 다음 쓰는 겁니다.
조동사에 대한 소개를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갈게요. would, should, could 를 will, shall, can 의 과거로 보시면 안 됩니다. 하나하나 독특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관점에서 접근해 가면 이해가 더 쉬울 겁니다. 준비가 되셨으면 이제 따라오세요.

would
[w] - 보편적 상식 수준에서 판단한 주어의 상황이
[u] - 그대로 심화되면
[d] - 사회적으로 판단하는 것과 일치한다.

would는 참 재미있습니다. 조동사는 본래 [말하는 사람의 판단]을 넣어서 하는 말이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would는 마치 자신의 판단은 들어가지 않은 것처럼 교묘하게 위장을 하고 있거든요. 바로 [보편적인 상식]을 뜻하는 [w] 사운드 때문에 그런 건데요. would는 [자신이 판단한 것이 일반적인 상식과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는 조동사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판단이나 감정은 감추고 말하게 되는 겁니다.

Would you shut the window, please?
(창문 좀 닫아주시겠어요?)

would 를 사용하게 되면 자신의 감정이나 판단을 감추게 되기 때문에, 뭔가 부탁을 할 때 would 를 쓰면 상당히 공손한 표현이 되는 겁니다. 아무래도 개인적인 감정을 내세워서 부탁하는 것 보다는 감추는게 더 공손한 표현이 되겠죠.

If I were you I would buy this.
(내가 너라면 이걸 살 거야)

이런 경우에 사용되는 would 는 어떨까요? 내 감정이나 판단을 배제한 채, [일반적인 상식에 비추어] 확실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강조를 하는 겁니다.
"나는 이게 더 좋아"라고 자신의 견해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다들 분명히 이걸 살 거야"라는 식으로 말을 하는 겁니다. 자기 감정을 숨기는 거죠.


will 과 be going to

A : It's going to rain tonight.
B : It will rain tonight.

위 두 문장의 차이점이 뭘까요? 아마 will 과 be going to 의 차이를 문법책에서 읽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will 은 [먼 미래와 불확실한 미래]로, 그리고 be going to 는 [가까운 미래와 확실한 미래]로 배우셨죠?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가까운 미래이고 어디까지가 먼 미래인가요? 그리고 대체 몇 퍼센트까지가 확실한 미래이고 몇 퍼센트까지가 불확실한 미래라는 겁니까? 이해하기가 쉽지 않죠?

명쾌하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will
[w] - 주어의 상황에 대해 보편적 상식을
[i] - 깊이 생각해서
[l] - 생활의 경험으로 파악했다
[l] - 다른 사람도 생활 속에서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즉, will 은 말하는 사람의 생각이 상식수준을 넘어서는 엉뚱한 생각만 아니라면 다음과 같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will 이 [말하는 사람의 생각에 따라 달라지는 미래]라면 be going to 는 [주어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미래]입니다. 상황이 심화되어서 발생하는 미래니까요.

A : It's going to rain tonight.

날씨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이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니라 [날씨의 현재 상황이 심화되면 오늘밤 비가 올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구름이 잔뜩 끼었다든지 하는 상황을 강조하는 겁니다.

B : It will rain tonight.

날씨를 말하는 사람이 [상식적으로 판단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날씨에 대해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상황보다는 판단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should
[ ] - 주어의 상황을 척보니 알 수 있고
[u] - 그 상황이 그대로 심화되면
[d] - 사회적으로 판단하는 것과 일치 한다

should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크게 오해하고 있는 조동사입니다. 주로 should를 '당연히 ~해야 한다'라는 의미로 알고 있더라구요. should는 competence로 분석해놓았듯이 [척보고 판단한 의견을 제시]할 때 사용하는 조동사입니다. 척보고 판단한 의견이 사회적인 판단과 일치하기 때문에 자신감이 느껴지는 표현이죠.

You should drive more carefully.

말하는 사람이 You 의 상황에 대해 척보고 판단한 다음 하는 말입니다. 좀더 조심스럽게 운전하라고 말하고 있군요.
should 는 다양한 뜻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어떤 상황에서 누가 말하느냐에 따라 충고가 될 수도 있고, 협박이 될 수도 있는가 하면, 전문적인 식견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가 운전을 하고 있는 손자에게 You should drive more carefully 라고 했다면 어른으로서 할 수 있는 충고가 될 겁니다.

자동차 엔지니어가 차의 상태를 척보고 판단해서 You should drive more carefully 라고 했다면 전문적인 식견이 될 거구요.

총을 든 강도가 버스기사에게 You should drive more carefully 라고 했다면 협박하는 말이 되겠죠.

척보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해서 경솔하거나 가벼운 내용은 아니라는 걸 아시겠죠? should의 본질적인 뜻은 변하지 않지만 누가 어떤 상황에서 말했느냐에 따라 해석은 달라질 수 있는 겁니다.

ought to
[ ] - 상황을 잘 살펴보고 판단하면
[t] - 정확히 무엇인지 분명하다

to
[t] - 그 상황에서 분명히 정해진 것과
[ ] - 관련된 것을 제시하다

보통 ought to는 should와 같은 뜻으로 알려져 있어서 독특한 용법이 없는 걸로 생각하고 있지만 쓰는 상황은 같지 않습니다. competence가 다르니까 당연히 구분해서 사용하겠지요. should가 [척 보고 판단]한 것을 뜻한다면 ought to 는 위에서 분석한 것과 같이 [상황을 잘 살펴보고 판단]을 한 것을 뜻합니다.
should와 ought to를 어떻게 다르게 사용하고 있는지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While you were sleeping)의 한 대목을 보면서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Lucy : You know what?
I think maybe we should take your truck.
(저기. 제 생각엔 당신 트럭으로 가는 게 좋겠어요.)

Jack : Oh, no, we ought to take Peter's car.
(아니, 아니요. Peter의 차로 갑시다)

첫 번째 문장에서 Lucy는 자신이 [척보고 판단한 내용]을 표현하기 위해 말한 겁니다. Jack의 트럭으로 가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거죠. (we should take your truck)

그렇게 말하는 Lucy에게 Jack은 [현 상황을 잘 살펴보고 판단하면] Peter의 차를 타는 게 더 좋겠다고 말한 겁니다.
(we ought to take Peter's car)

영화 속에서 should와 ought to를 분명히 구분해서 사용하고 있죠? 그리고 철저하게 competence에 맞추어서 언어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아시겠죠?

이렇게 해서 간단하게 중요한 조동사를 정리해봤습니다.
그럼 마지막 편지에서 뵙겠습니다.

ps. 조동사를 너무 간단하게 다루어서 아쉽죠? 조동사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앞으로 출간될 단행본 소책자를 기다려주세요.


[마지막 편지] - 못 다한 이야기



[eanc]에서 여러분에게 드리는 마지막 편지입니다. 마지막으로 못 다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지금 여러분의 머리 속에는 엄청난 것을 발견했다는 흥분과 함께 알지 못할 두려움이 교차하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외국인이 발표한 것도 아니고, 기존의 문법과도 너무나 다른 방식을 따른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이미 수차례의 편지를 통해 입증되었듯이 기존의 영문법은 마치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이전의 천동설처럼 수많은 모순을 안고 있습니다. 단지 많은 사람이 믿고 따르고 있을 뿐, 그것이 우리를 진정한 영어의 길로 인도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선택은 여러분에게 달려있습니다. 여러분이 판단해 주십시오. 포기하지 않고 따라와 주신다면 저희가 끝까지 여러분을 이끌어 드리겠습니다.


콜럼부스의 달걀 그리고 영어의 신대륙

저희는 미국에 오랫동안 머물렀던 분들을 포함하여 영어깨나 한다는 분들께 책을 모니터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어, 이거 나도 생각했던 건데." 영어를 자주 접하며 확실한 건 아니지만 어렴풋이 라도 이 책에 있는 내용을 느꼈었다는 거죠. 그런데 왜 지금까지 그 누구도 이 책에 있는 내용을 '발견'하지 못한 걸까요? 그건 마치 콜럼부스의 달걀과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과물을 보고나면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아무도 시도한 적이 없었던 거죠.

지금까지의 소리 중심 학습법은 아기가 모국어를 배워가는 과정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었습니다. 아기가 모국어를 배울 때 문자가 아닌 소리로 의미에 접근해 가듯이 우리가 외국어를 배울 때도 소리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론으로 내세웠죠. 하지만 그들은 아기가 모국어를 익힐 때, 낱낱의 소리에 담겨 있는 의미를 찾아간다는 사실을 간과했습니다.
어른들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단어]는 언어회로가 텅 비어있는 아기에게는 너무나도 복잡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아기는 처음부터 단어를 익히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들으면서 낱낱의 소리에 담겨있는 의미를 하나하나 파악해갑니다. 그것이 바로 언어회로, 즉 competence를 완성해가는 과정인 셈이지요. 그렇게 반복적으로 적용하다가 어느 순간 단어에까지 이해가 미치는 것입니다. 어찌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 아닌가요?

그런 면에서 볼 때 competence는 소리 중심 영어의 완결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학습법은 단어라는 틀을 깨지 못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영어에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competence만 있으면 마치 아기가 모국어의 언어회로를 만들어가듯이 영어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이 책을 통해서 competence가 얼마나 대단한 위력이 있는지는 대충 파악하셨을 겁니다. 영어의 신대륙을 발견한 듯한 기분이 들지 않으셨나요?

competence의 소개를 위한 편지는 여기서 끝을 맺게 되겠지만, 이건 아주 작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해도 해도 끝이 안 보이는 영어, 영어 실력이 아닌 '영어 귀족'만을 양산해내고 있는 기형적인 영어를 바로잡게 될 때까지 저희 [eanc]의 노력은 계속 될 것입니다.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2004년 3월
저자 일동
류성완, 손정민, 조영민




에필로그

우리는 아이처럼 영어의 소리 하나가 내는 깊은 울림에 침잠해갔다. 그 울림소리가 퍼져 나오는 곳을 찾으러 수많은 시간을 뛰어다녔다. 소리가 나오는 통로 앞에는 "영어로 만들어진 세상"이라는 푯말이 서있었다. 그 속을 이제 막 들어가려는데 우리의 세뇌된 지식과 기억이 '그곳은 어둡고 위험해, 바보야'라는 속삭임을 하고 있었다. 우리의 가슴은 두려움과 설렘에 묘한 떨림을 일으켰다. 몸속의 피가 어디로 흐르는지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그 때, 어디선가 아름다운 나비 한 마리가 나타나 그 통로로 날아들어 가고 있었다. 우리도 무의식적으로 나비를 따라 들어갔다. 그곳의 입구는 간신히 맨몸으로 기어서 들어 가야할 만큼 무척 좁았다. 그러나 조금 들어가자 소리의 울림뿐 아니라 꽃향기가 밀려왔다. 그곳에는 우리가 예전에 보지 못한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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