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으로/지혜ⓝ생각

놀이기구 속 과학

로드그래퍼 2006. 2. 20. 21:00
놀이기구 재미‘쏘~옥’ 과학‘쏘~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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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워지면서 놀이동산에 갈 기회가 점점 늘어난다. 놀이시설은 물리학의 세계를 자연과 인공에 잘 섞어놓은 첨단 기구다. 자녀들과 놀이공원을 찾을 때 오금을 저리게 하는 스피드에 함께 소리만 지르지 말고 중력, 원심력, 진자운동 등 놀이기구의 원리를 차분히 설명해주자.

◇롤러코스터 = 놀이동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인 놀이기구. 공중에서 구불구불한 레일 위를 빠르게 달리면서 두세바퀴 회전해 사람들의 정신을 쏙 빼놓는다. 공중높이 올라간 롤러코스터는 중력에 의해 아래로 잡아당겨진다. 레일 위를 미끄러져내려올 때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은 작아진 위치에너지만큼 운동에너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물체의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는 서로 바뀔 수 있으며 그 합은 일정하다’는 에너지 보존법칙이 여기에 적용된다.

그렇다면 열차가 회전하며 사람들이 거꾸로 매달려도 떨어지지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구심력과 원심력 때문이다. 원의 중심으로 열차를 잡아당기는 구심력이 작용해 롤러코스터가 직진하지 않고 원운동을 하는 것이다. 물이 든 양동이를 끈에 매달고 돌리면 물이 쏟아지지 않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롤러코스터에서 처음 출발하는 높이가 너무 낮으면 다음 봉우리에서 롤러코스터의 레일을 이탈할 위험이 있다. 또 처음 출발하는 높이가 너무 높으면 회전지점에서 위로 붕 떠오를 수 있다. 그러므로 물리법칙에 따라 적절한 높이를 계산하는 것이 롤러코스터 설계에 가장 중요하다.

◇바이킹= 바이킹은 배의 모양을 한 일종의 물리 진자. 시계추처럼 양옆으로 흔들리는 진자운동을 하는데 최고점에서 내려오는 순간 가슴이 철렁거리는 재미를 느끼게 된다. 배가 정상에서 내려올 때는 사람들은 ‘무중량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무중량상태란 중력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상태로 사람들은 공중에 붕 떠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이때 몸은 지면에 비해 한참 기울어져있으니 사람들은 이에 공포를 느끼고 비명을 내지르게 된다.

롤러코스터와 바이킹 모두 가속도가 시시각각으로 변하면서 사람들에게 짜릿한 위험을 제공한다. 그러나 롤러코스터는 가속도의 방향을 바꾸면서 어지러움을 제공하지만 바이킹은 가속도의 크기변화가 더 심해 상대적으로 더 오랫동안 짜릿함을 느끼게 된다.

◇번지점프= 줄 하나에 몸을 의지하고 아래로 떨어지는 낙하운동. 길이가 일정한 번지 줄과 함께 떨어진 사람은 중력 퍼텐셜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변환하여 낙하 속도를 갖게 된다. 번지 줄이 늘어날수록 사람의 운동속력은 줄어들고 번지 줄이 최대로 늘어나는 길이에서 정지하게 된다. 이때 번지 줄에 저장된 탄성 퍼텐셜에너지는 중력 퍼텐셜에너지의 합과 같다.

보통 번지점프를 자유낙하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번지점프하는 사람은 자유낙하할 때보다 더 빨리 떨어진다. 번지점프의 줄이 무거울수록 사람이 느끼는 가속도의 크기도 커진다.

◇범퍼카= 롤러코스터, 진자시설, 낙하시설 등은 모두 중력의 산물이다. 중력에 의한 놀이시설은 뚱뚱한 사람이나 날씬한 사람을 차별하지않아 물리적으로 똑같은 변화를 느낀다. 그러나 범퍼카는 범퍼카에 탄 사람의 몸무게에 따라 다양한 물리현상이 일어난다. 자신이 탄 차가 정지해있는 다른 차에 부딪히면 상대방 차에 충격을 주어 움직이게 한다. 자신이 몰던 차도 속도가 줄어드는 이유는 ‘작용, 반작용의 법칙’ 때문이다. 상대방 차와 부딪힌 충격으로 운동하는 방향과 반대방향의 힘을 받게 된다.

범퍼카는 부딪혀도 사고가 나지 않는다. 고무처럼 말랑말랑한 범퍼가 충격을 받는 시간을 길게 해서 힘을 적게 받도록 하는 것이다. 똑같은 높이에서 떨어지더라도 콘크리트 위로 떨어지는 달걀은 깨지지만 이불 위로 떨어지면 깨지지 않는 이유와 같다.

◇급류타기= 롤러코스터와 비슷하지만 레일 대신 물 위를 미끄러져 내려오는 놀이기구이다. 급류타기에서는 ‘운동’과 ‘정지’의 개념을 배울 수 있다. 배 안에서 스릴을 맛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물이 정지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밖에서 보면 물과 배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물이 흐르면서 배가 이동하는 것이다. 버스를 타고 차창 밖의 가로수를 쳐다보면 가로수가 뒤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우리는 보통 ‘정지=힘이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이러한 선입견이 힘과 운동의 개념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방해한다. 관찰자의 움직임에 따라 운동이 정지로, 정지가 운동으로 관찰된다는 것을 기억하도록 하자.


중앙일보 / 이은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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