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노바'재즈를 전세계에 전파시킨 스탄 켓츠는 15살때부터 일류 뮤지션으로 인정받으며, 빅밴드에서 연주했다. 그는 멜로딕한 즉흥연주에 강하며 듣기에 그다지 부담이 없는 연주를 한다. 재즈라는 딱딱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대중들로부터 호감을 획득한 뮤지션, 스탄 겟츠는 정서적으로 상당한 문제를 껴안은 사람이었고, 그 인생 또한 평탄하고 행복하지는 않았다. 스팀 롤러처럼 거대한 에고를 부등켜안고, 대량의 필로폰과 알코올에 혼을 침식당하면서, 철이 들어서부터 숨을 거둘 때까지 거의 모든 시기가 안정되고 평온한 생활과는 인연이 없었다.
주변의 여인들은 상처를 입었고, 친구들은 넌더리를 내며 그의 곁을 떠났다. 그러나 스탄 겟츠라는 한 인간이 아무리 혹독한 환경속에서 생을 보냈다 해도, 그의 음악이 천사의 날개 같은 마술적인 부드러움을 잃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가 일단 악기를 들고 무대에 서면, 그 무대에는 전혀 새로운 차원의 세계가 열렸다. 마치 불행한 마이다스 왕의 손이 그에 닿은 모든 사물을 빛나는 황금으로 바꾸어 놓았던 것처럼. 그렇게 겟츠의 음악의 중심에 있었던 것은 빛나는 황금의 멜로디였다.
열렬한 애드리브를 빠른 템포로 펼칠 때에도 거기에는 자연스럽고 윤택한 노래가 있었다. 그는 테너 섹서폰을 마치 신의 뜻을 전수한 성대처럼 자유자재로 다루었고, 선명하고도 행복감에 가득한 무언의 노래를 자아내었다. 재즈의 역사에는 별들만큼이나 많은 숫자의 색소폰 연주자가 있다. 하지만 스탄 겟츠만큼 격렬하게 노래하고, 그러면서도 안이한 감상주의에 빠지지 않은 인간은 없다.
나는 지금까지 많은 소설을 읽었고 다양한 재즈를 탐닉하였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스코트 피츠제널드야말로 소설(the Novel)이고, 스탄 겟츠야말로 재즈(the Jazz)라고 생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