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마실가기/2010 Vladivostok

동토의 땅 블라디보스톡으로 떠난 3박4일간의 여정 prologue

로드그래퍼 2011. 1. 24.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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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제가 어렸을때는 미국과 함께 냉전시대를 대표하던 소련이라고 불리우던 나라이었지요. 그당시 소련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공포였습니다. 당연히 그 시절에는 일반인이 소련을 여행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1984년으로 기억하는데 정확한지는 모르겠습니다. 탄허스님께서 월간지 "마당"과의 인터뷰에서 10년이내에 소련이 붕괴한다고 예언하셨을때 저는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강력한 국가의 붕괴라니... 그런데 10년이 채 안되서 소련은 10여개의 공화국으로 분리되고, 비자가격이 조금 비싸긴 해도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여행할수 있는 지역이 되었습니다.

 

여행을 좋아해서 여기저기 많은 나라를 다녀봤지만 러시아에 갈 기회는 없었습니다. 그러던중 우연히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러시아에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러시아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가까운 블라디보스톡이지만 가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이미 러시아에 다녀온 분들도 계셨지만 저랑 동행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와 같은 마음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가보지 못한 땅에 대한 동경...

 

저와 동행한 분들입니다. 저는 이 사진을 찍느라 사진속에는 없네요. 동해여객터미널에 모여서 블라디보스톡으로 가는 크루즈를 기다립니다. 그동안의 제가 했었던 모든 해외여행이 항공편을 이용한 여행이었기에 이번 여행은 또 색다른 경험이 될듯합니다. 처음으로 밟게되는 동토의 땅 러시아, 그리고 처음으로 타보는 크루즈...

 

 

 

 

 

 

동해여객터미널의 모습입니다. 러시아는 원화는 전혀 사용할수 없을뿐더러 카드사용조차 안되는 곳이 많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미리 환전을 해 오려고 했으나 뭐가 그리 바빴는지 그냥 왔네요. 와서보니 대부분 저랑 같은 처지였습니다. 다행히 환전수수료가 서울 은행과 큰차이가 없었습니다.

 

 

 

 

 

 

쿨하게 러시아에서 가장 큰 화폐단위인 5000루블 딱 한장 환전했습니다. 20만 5천원... 블라디보스톡에 머물 시간이 한나절에 불과하기 때문에 많은 돈이 필요할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사실은 쿨하게 딱 한장 환전한것은 아니고... 제가 이 여행을 기획한 사람이기에 이것저것 처리할것이 많더라구요. 그런 일들을 다 처리하고 환전하는 곳에 늦게 갔더니 5000루블짜리 지폐밖에 남지 않았더군요.

 

 

 

 

 

 

우리 일행을 러시아로 데려다 줄 DBS 크루즈 이스턴드림호입니다. 13,000톤급으로 여객정원이 530명이라고 합니다. 크루즈를 타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정도가 어느 정도의 규모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패밀리클래스 4인실입니다. 친한 친구 또는 가족여행이 적당한 객실입니다. 럭셔리한 2인실부터 4인실, 8인실, 12인실..... 그리고 단체여행을 위한 80인실까지 다양한 객실이 다양한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이번 여행은 위에서 말씀드린것처럼 제가 기획한 여행으로서 저까지 25명이 함께한 여행이었습니다. 비수기인 이유로 저를 제외한 나머지 24명에게 12인실 4개가 배정되어서 아주 널널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방은 여행의 대표인 제게 배정된 독방이었습니다. 함께 여행한 애인과 이방을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누님들 세분에게 이방을 드리고 전 12인실로 갔습니다. 그 당시 그런 결정을 내리고 많이 아쉬웠는데 지금 생각하면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4인실은 화장실이 딸려있어서 무척 편리합니다.

 

 

 

 

 

 

블라디보스톡까지는 크루즈를 타고 무려 17시간을 가야합니다. 그리고 블라디보스톡에서는 불과 하루만 묵는 짧은 여정이기 때문에 크루즈에서 잘 놀아야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 일행도 나름 놀거리를 준비해서 갔지만 크루즈측에서도 승객들이 즐길수 있는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우리보다 일주일 먼저 다녀온 분들의 경우는 의상과 대학생들의 패션쇼도 있었고 변검공연도 있었다고 하던데 그런것은 상설공연은 아니라서 이번에는 볼수가 없었습니다. 상설공연은 직원들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아래 색소폰을 연주하시는 분은 우리가 타고 있는 크루즈 이스턴드림호의 선장님이십니다.

 

 

 

 

 

 

멋진 고전무용을 보여주신 이분도 역시 크루즈의 승무원입니다. 후막동조를 이용하셔 여러컷을 찍어봤는데 건질만한 사진이 이것밖에 없네요.

 

 

 

 

 

 

공연이 끝나고 과다한 음주의 영향으로 일찍 잠들었습니다. 요 사진은 행복한 사진사 분당꽁지 형님이 찍으신 사진입니다. 제가 잠에 빠져든 동안 이렇게 멋진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네요. 교훈.... 여행중 과다한 음주를 삼가자...ㅡㅜ

 

 

 

 

 

 

파고가 무려 4.5미터에 이르는 험한 날씨였기에 배에 롤링이 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좀 힘들었는데 곧 익숙해지더군요. 아침 일출을 찍고 싶었는데 해뜰무렵에는 날씨가 않좋아서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좋은 사진을 위해서는 사진 실력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날씨또한 무척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실은 동해에서 보는 일몰을 찍고 싶었거든요... 일몰 촬영도 실패하고 일출 촬영도 실패하고...

 

아침식사를 마치고 선상에 나가자 이런 풍경이 이어집니다. 러시아 도착 한두시간 전의 풍경이니까 이곳도 러시아 어딘가이겠지요? 드디어 동토의 땅이 제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블라디보스톡항구의 모습입니다. 우리 조상들의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도시죠. 구한말부터 한인들이 많이 이주해서 1927년에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될때까지 한인촌을 형성하고 있었던 블라디보스톡은 "동방을 지배하라"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드디어 제가 러시아에 발을 디딥니다. 입국수속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간단했습니다.

 

 

 

 

 

 

우리를 태우고 다닐 버스입니다. 러시아에서는 이정도의 관광버스라면 최고급에 속한다고 하네요. 실제로 우리나라에 가지고 와도 손색이 없을듯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버스안에는 담배냄새가 진동... 러시아는 흡연에 대해서 관대한듯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리나라에서도 1980년대 초반까지는 시외버스에는 흡연석이 있었습니다.

 

길거리에서 담배를 물고가는 모습을 너무나 흔하게 볼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볼수 있는 빈도의 3배이상은 족히 되는듯합니다. 우리나라건 러시아건 길거리에서 담배피우는 행동은 없어졌으면 합니다.

 

 

 

 

 

 

세계2차대전 당시 수많은 전공을 세웠다는 C-56잠수함은 러시아 극동함대사령부 바로 옆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독일군함 10대를 침몰시켰다고 하네요. 내부는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다는데 들어가보지는 않았습니다.

 

 

 

 

 

 

러시아 극동함대의 모습입니다. 이 군체에는 전사한 군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영원의 불을 비롯하여 참전용사의 이름을 담고 있는 기념비등 여러 전쟁관련 전시물이 있었습니다.

 

 

 

 

 

 

러시아정교 호람입니다. 호람은 러시아어로 성당 또는 성지라는 의미인데 건물의 규모와 관계없이 성당이면 무조건 호람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이곳은 다른 행사는 할수 없고 기도와 예배만 드릴수 있는 곳이라고 하네요. 안으로 들어가 보고 싶었으나 예배중이라 그럴수가 없었습니다.

 

 

 

 

 

 

개선문이라고 하는데 이 개선문은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스 2세가 블라디보스톡을 방문한것을 기념한 것이라고 합니다. 니콜라스 2세는 황제가 되기전에 러시아 전 지역을 다니면서 이와같은 개선문을 세웠다고 하네요. 특별한 업적을 기리기 위한것이 아니라 그냥 자기가 이곳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 세운것이라고 합니다. 이그~~~ 좀 조용히 다닐것이지...

 

 

 

 

 

 

혁명전사광장의 모습입니다. 중앙광장이라고도 불리우는데 그 이유는 블라디보스톡의 정중앙에 위치해 있기때문이랍니다. 신년축하축제를 비롯하여 전승기념일기념 퍼레이드와 불꽃축제등의 각종 행사가 진행되는  대형 야외공연장의 역할을 하는 장소입니다. 블라디보스톡을 방문한것은 크리스마스 직전이었는데 중앙광장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러시아에서 가장 큰 크리스마스 트리라고 하더군요. 아! 그리고 우리와는 달리 러시아의 크리스마스는 1월중순이라고 하네요.

 

 

 

 

 

 

마치 중앙광장을 지키듯 서있는, 1917년~1922년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구 소련을 위해 싸웠던 병사들의 위한 기념동상입니다.

 

 

 

 

 

 

블라디보스톡에서의 첫식사인 동태해물탕입니다. 한국식당에서 먹었는데 한국음식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는 비주얼과 맛이었습니다. 시원하니 좋긴했는데 블라디보스톡의 살인적인 물가를 몸으로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4인분이 우리돈으로 10만원정도 했습니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블라디보스톡의 살인적인 물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서 "비싸봤자 얼마나 비싸겠어... 일본만 하겠어?"라고 생각했었는데 일본은 쨉이 안되는군요.

 

 

 

 

 

 

7시 30분정도가 되어서 숙소에 체크인했습니다. 밖으로 나가서 시내를 활보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치안상의 문제로 만류하는 가이드님의 말을 듣기로 하고 들어오는 길에 사온 보드카와 맥주로 하루를 마무리 하기로 했습니다. 한잔 생각 나는분 모이라고 했더니 무려 21분이 오시네요. 그래서 좁디좁은 스탠다드 2인실에서 21명이 난민처럼 모여앉아서 이야기 꽃은 피웠습니다. 협소한 장소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공간적으로 심리적으로 한자리에 있었습니다. 여행은... "어디로 가는가"도 중요하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누구와 가는가"라는 생각이 더욱 굳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러시아에서의 첫날밤은 이렇게 아름답게 깊어갑니다.

 

 

 

 

 

호텔 아침식사로 블라디보스톡에서의 아침을 열었습니다. 이른 출발을 위해서 7시에 식사를 했습니다. 릴라는 이렇게 3번을 먹었지요.(4번 먹은것같기도 합니다)  다양한 주류로 심하게 달린 다음날 이른 아침에도 왕성하게 살아있는 릴라의 식욕...ㅋ

 

 

 

 

 

 

블라디보스톡이라하면 제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시베리아 횡단철도(Trans-Siberian Railway, TSR)입니다. 대부분 알고 계시죠? 블라디보스톡에서 모스크바까지의 9288Km의 대장정이 시작되는 블라디보스톡역사의 모습입니다. 한번쯤 타고 싶다는 생각과 너무 지루할것 같다는 생각이 교차됩니다.

 

7박 8일간의 9288Km의 대장정... 기차만 타고 간다면 너무나 지루하겠죠. 언젠가 먼훗날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가면서 볼수있는 러시아의 모습에 대해 완벽하게 연구가 된다면 한달에서 두달정도의 기간동안 여행한다면 정말로 멋질듯합니다. 지금부터 슬슬 연구를 해 볼까요? ^^*

 

 

 

 

 

 

"여기가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시발점이다"라는 비문과 함께 TSR 첫번째 열차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어디선가 닥터지바고의 배경음악 라라의 테마가 들려오는듯 합니다. 그래서 이 포스팅의 배경음악으로 라라의 테마를 깔까 하다가 다음에 시베리아 횡단열차 포스팅에 사용하기 위해서 아껴두었습니다.

 

 

 

 

 

 

젊음의 거리라는 "아르바트 거리"에 갔는데 추운 날씨와 이른시간이란 이유로 우리 일행외에는 사람들의 모모습을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여기는 여름에 와야 멋질듯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사고가 터졌습니다. 일행중 두 분이 길을 잃으신겁니다. "릴라야~ 나 길을 잃었어"라는 짧은 문자가 도착하고는 전화통화가 되지 않습니다. 이 여행에서 대표역할을 맡고 있던 저는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여기는 러시아입니다.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러시아입니다. 다행스럽게 약 20분간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되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신한촌에 가는 길에 잠시 들른 러시아정교 호람입니다. 동화속에 나오는 궁궐처럼 생겼네요. 문을 열고 들어가 계단을 올라가서 예쁜 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가면 공주가 잠들어 있을듯한... 또는 라푼젤이 머리카락을 내려줄것 같은 그런 모습입니다.

 

 

 

 

 

 

신한촌은 1863년 연해주에 한인들의 이주가 시작되면서 만들어져서 19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정책에 의해서 한인들이 중앙아시아로 쫓겨가기 전까지 모여살던 마을입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한인학교가 있었는데 지금은 학생수가 급감하면서 러시아학교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현재 신한촌에는 한국인이 불과 두분밖에 거주하고 계시지 않다고 합니다. 스탈린에 의해서 강제이주되었다가 다시 돌아오신 분이라고 하네요.

 

 

 

 

 

 

블라디보스톡은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 살해하기전에 머물면서 애국단체의 조직과 교육활동을 했던 의거의 전초기지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런 이유로 극동대학 의과대학 캠퍼스안에 안중근 의사기념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기념비가 의과대학캠퍼스에 세워진 이유는 안중근 "의사"가 대한민국에서 아주 유명하고 존경받는 "의사"라서... 쿨럭...-.- 

 

 

 

 

 

 

독수리요새입니다. 요즘은 독수리전망대라고 불리운다고 하는데 원래는 독수리요새라고 불리우던 장소라고 합니다. 블라디보스톡에서 가장 높다는 발음하기도 어려운 오들리노예 그네즈도산에 위치해 있는데 블라디보스톡시내의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 볼수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날은 시계가 불량했고 게다가 찍사의 실력 또한 불량해서 좋은 풍경을 보여드릴수가 없네요...ㅡㅜ

 

 

 

 

 

 

허걱~!!! 2015번 동대문행 버스입니다. 이걸타면 동대문운동장으로 갈수 있을까요???ㅋ

 

 

 

 

 

 

블라디보스톡에서의 마지막 식사입니다. 깔끔하니 좋았는데 한가지 아쉬운것은 러시아에 가서 러시아음식을 먹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네요.

 

 

 

 

 

 

돌아올때는 파고가 낮아서 아주 편안~~~했습니다. 함께한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동료들이 하는 말이 서로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되고, 더 많이 친해졌다고 하네요. 우리의 친분이 더 두터워지고 있을 무렵 동해항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으신가요? 함께 크루즈를 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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